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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특집] 수국이 핀다, 여름이 저만치 왔다 도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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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6.

[신안특집] 수국이 핀다, 여름이 저만치 왔다
글 이재진 편집장  사진 신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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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13 10:18 
 

도초도 수국공원에 핀 탐스런 수국. 6월이면 200만 송이가 장관을 이룬다. 

수국이 피면 여름이 지척이다. ‘진심’이라는 꽃말을 가진 이 꽃은 막 피기 시작할 때엔 녹색이 어스름히 비치는 흰색이었다가 점점 밝은 청색으로 변하며, 나중엔 붉은 기운이 도는 자색으로 바뀐다. 

 

산성 토양에서는 청색, 알칼리 토양에서는 붉은색을 띠는 특성을 갖고 있다. 꽃과 잎, 뿌리 모두 약재로 쓰이는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한 열이 날 때 심장을 강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수국과 기와집 담장이 그림같은 조화를 이룬 수국공원.

수국 200만 송이의 ‘합창’

신안군 도초도 지남리에는 3만7,000여 평에 달하는 수국 테마공원이 있다. 산수국, 나무수국, 제주수국 등 이국적인 분위기의 수국들이 자태를 뽐내는 이 공원은 다양한 14만여 주의 수국에서 피어난 알록달록한 꽃 200만 송이가 여름이면 장관을 이룬다. 

 

도초도 지남리 수국공원은 지난 2005년 폐교된 한 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버려진 학교 땅에 신안군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수국을 심고 부지를 조성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열린 수국축제는 외지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한 해 1만2,000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다녀간 성공적인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전국에서 기증받은 미끈한 팽나무가 명품 숲길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국축제’는 열리지 못한다. 도초도의 여름을 상징하는 축제는 아쉽게도 또다시 제동이 걸렸지만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명품섬 도초도를 찾는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축제는 취소됐지만 수국공원은 입장이 가능하다.

도초도 지남리 지북마을에는 집집마다 담장이 수국과 새들로 채색돼 있다. 

팽나무와 수국의 ‘환상 꽃길’

신안 도초도에는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팽나무 숲길이 있다. 수령 70년이 넘은 팽나무 명품 숲길이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팽나무는 물과 공기가 잘 통하는 모래자갈땅을 좋아해 바닷바람을 쐴 수 있는 곳을 골라 자라는 나무. 도초 팽나무 숲길은 모두 3.2km로 지난 연말 전 구간이 조성 완료됐다.

컬러마케팅으로 주목받는 신안. 도초도의 집 지붕들이 섬의 상징색인 코발트블루로 칠해져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지난 2018년 숲길 조성 계획을 세운 신안군은 잘생긴 팽나무를 구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으로 발품을 팔았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 제주도까지 찾아가 한두 그루씩 흩어져 있던 70년 이상 된 팽나무를 기증받았다.

덩치 큰 팽나무들을 도초도에 옮기는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기증받은 팽나무들을 육지에서 섬으로 옮기는 과정은 마치 군사 작전 같았다. 화물차 한 대에 한 주의 팽나무만 실어 옮겼으며, 차량이나 선박 이동이 뜸한 야간을 이용해야만 했다. 야생에서 자생한 근원 직경(나무 밑둥 직경)이 40cm에서 100cm까지 잘 자란 팽나무만 운반하고 심었다.

팽나무 숲길로 어우러진 수국. 

팽나무 명품 숲길은 박우량 신안군수가 1004섬 곳곳을 바다 위 정원으로 만드는 ‘늘 푸른 생태환경의 아름다운 신안’ 프로젝트 중 하나다. 미끈하게 뻗은 팽나무 숲길과 그 아래에 핀 알록달록한 수국은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팽나무 숲길로 어우러진 수국. 

 

산토리니섬 같은 ‘신안 컬러마케팅’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에게해 바다색을 닮은 그리스 산토리니섬처럼, 신안군은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토로 섬의 지붕 색깔을 주변 환경에 맞추는 컬러마케팅을 펼쳐서 찬사를 받고 있다.

팽나무 숲길로 어우러진 수국. 

도초도의 상징은 수국을 닮은 코발트블루. 오랜 세월 해풍을 맞아 낡은 집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데서 시작된 이 컬러마케팅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관광자원화에도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도초도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50분, 차도선으로 2시간 20분 정도 소요, 목포 북항선착장에서는 1시간 50분 정도 걸린다. 암태도 남강항에서 비금도행 철부선을 이용, 비금도에서는 서남문대교로 연결돼 있어 자동차로 갈 수 있다. 

도초도의 아름다움 담은 영화 ‘자산어보’

실학자 정약용의 형 정약전(1760~1816)은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보내던 와중에 근해의 수산 생물을 조사하고 채집한 기록물인 <자산어보>를 남겼다(순조 15년, 1814년 간행). 직접 취재하고 채집해서 쓴 어류학서인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정약전은 섬 청년 창대와 학문적 교류를 지속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개봉한 ‘자산어보’는 양반 정약전과 상민 창대의 신분과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그린 영화다. 촬영 장소를 물색하던 제작진은 도초도 발매리의 풍광에 이끌려 이곳에 초가집 세트장을 만들었다. 초가집과 다도해의 멋진 풍광이 어우러진 이곳은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져 인증샷 명소로 떠올랐다.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바다 풍광을 바라보면 세속의 번잡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초가집 왼쪽에는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작은 길도 있어 시원한 바다를 끼고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 명당이다. 

본 기사는 월간산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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