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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명소 국제성지 충남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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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2022. 1. 10.

교황청이 지정한 30대 국제聖地… 걷기 여행 명소로
충남 서산

김석모 기자/ 입력 2022.01.10 04:13

 

해미읍성 -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 하얗게 눈이 내려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충청권 서해안 방어를 위해 조선 시대 세워진 해미읍성은 600년간 서산의 역사를 지켜봤다. 군관으로 부임해 병사들을 훈련하던 이순신 장군의 용맹함과 ‘천주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끌려와 옥고를 치르던 천주교인들의 아픔이 깃든 곳이다. 서산시는 해미읍성과 해미성지 등을 둘러볼 수 있는 해미국제성지 순례길(10㎞) 등 여행길 5개를 만들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현종 기자

지난 5일 오전 충남 서산시 해미면 해미성지. ‘진둠벙’이라 불리는 둘레 90m의 자그마한 연못에는 한복을 입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형상의 여성 석상이 물에 반쯤 잠겨 있었다. 

죄인 둠벙(웅덩이)이라는 의미의 이 연못은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당시 교인들을 빠뜨려 죽게 한 아픔이 깃든 곳이다. 

한광석 해미성당 신부는 “당시 교인들 1000여 명이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정식 재판도 없이 처형을 당했고, 묘지도 없이 이곳 해미성지에 묻혔다”고 했다.

교황청은 지난달 15일 이곳 해미성지를 국제성지로 인정하는 교령(敎令·교황청의 공식 결정 문서)을 전달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국제성지로 지정된 이후 국내에선 두 번째 사례다. 

천주교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성지가 ‘국제성지’로 인정받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국제성지는 30여 곳에 불과하다.

◊교황이 찾았던 해미성지 세계 명소화 추진

조선 천주교의 아픔을 간직한 서산시가 세계적인 역사 문화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해미성지가 국제성지로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해미성지 세계 명소화 사업에 나선다. 

시는 올해 7억원을 들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기로 했다. 앞으로 순례길 정비, 상징물 제작, 주변 시설 정비, 콘텐츠 개발 등을 할 예정이다.

3만여㎡ 부지의 해미성지에는 진둠벙 등 역사적 현장과 함께 무명 순교자의 묘, 성지기념관, 성당 등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시대 천주교인들의 처형은 해미지역을 관할하던 관아가 있던 해미읍성에서 이뤄졌다. 

해미성지는 해미읍성에서 서쪽으로 700m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2014년 해미성지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둠벙 앞에서 순교 역사를 듣고는 이탈리아어로 “센자노메(senza nome·이름 없이), 센자노메…”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교황 방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해미성지는 방문객이 2013년 4만5403명에서 2019년 6만2945명으로 크게 늘었다.

 

해미읍성서 700m 떨어진 해미성지 - 해미읍성에서 서쪽으로 7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해미성지. 조선시대 박해를 받은 천주교 교인 1000여 명이 묻힌 곳이다. 교황청은 지난달 15일 이곳을 국제성지로 지정하는 교령을 전달했다. /신현종 기자

서산시는 해미성지와 해미읍성 등 지역의 역사, 문화, 경관을 즐길 수 있는 5개의 여행길을 조성했다. 

바다(아라)와 산(메)이 어우러진 길이라는 의미로 ‘아라메길’이라 불린다. 

이 중 첫 번째 길이 해미국제성지 순례길(10km)이다. 해미성지에서 해미읍성, 산수저수지, 한티고개로 이어지는 이 길은 천주교 박해의 아픈 역사를 돌아볼 수 있다.

◊산과 바다 어우러진 5개 여행길

서산 5개 여행길의 두 번째는 마애여래삼존상(국보 84호)을 만날 수 있는 천년미소길(18km)이다. 

불교 문화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서산 운산면 용현리에 위치한 마애여래삼존상은 ‘백제의 미소’로 불린다. 산 중턱 바위를 깎아 만든 것으로 높이 2.8m에 달한다. 중앙의 석가여래입상, 왼쪽 제화갈라보살입상, 오른쪽 미륵반가사유상의 표정이 모두 미소를 짓고 있다. 

태양이 비추는 각도에 따라 미소의 느낌도 달라져 신비로움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조정환(41)씨는 “백제시대에 거대한 바위를 정교하게 다듬어 미소를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며 “가만히 바라보면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나머지 3개의 여행길은 서산이 지닌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조성됐다. 

삼길포와 대호방조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삼길나루길(8km), 가로림만의 풍광을 보고 걸을 수 있는 구도 범머리길(22km), 도비산(해발 352m)에 올라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도비마루길(7km) 등이다.

서산시는 또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로림만은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위치한 159㎢ 면적의 만(灣)이다. 멸종위기 해양 보호 생물인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이 목격되는 등 해양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은 오는 2026년까지 2448억원을 들여 해양정원센터와 전시홍보관, 생태탐방로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서산시는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공항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시에 있는 공군비행장에 2026년까지 민간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서산공항 건설 사업은 지난해 11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해미국제성지가 지닌 화해와 치유, 평화와 생명의 정신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면서 “가로림만 해양정원, 여행길 조성 등을 통해 방문객들이 치유받는 관광지가 되도록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김석모 기자
사회부 충청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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