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왕조실록

양현주의 시와 감상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는 블로그 입니다

29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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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마트료시카(Matryoshka) -엄마인형-

마트료시카(Matryoshka) 엄마 인형 양현주 붉은 립스틱을 몰고 다니는 시월의 속내가 궁금해요 붙박이 웃음을 달고 있는 둥근 목각 인형을 돌리면 겹겹이 쌓인 엄마가 열려요 내가 왼쪽으로 웃음을 틀면 같은 항렬의 계절이 똑같은 표정을 달고 나올 테지요 치매 초기인 밖은 떨어진 바닥을 깁는데 하얀 머리를 돌려 뚜껑을 열면 엄마는 젊어집니다 잊고 싶은 것만 잊는 편리는 서쪽으로 보내요 엄마를 보며 내 안의 모든 것이 울었지만 괜찮아요, 고장 난 시간은 자꾸 혼자 돌아요 바람 빠진 홀쭉한 뱃속으로 나를 들여보내 주세요 기억이 차곡하게 들어찬 집 문손잡이 무늬처럼 나를 만져주세요 엄마의 엄마가 튀어나와요 웃고 있는 시월 속에 또 시월이 있어요 2020년 문학과의식 겨울호

댓글 신작시 2020. 12. 29.

14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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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시간이동

시간이동 양현주 밤 열두 시다 두 시를 넘어야 나는 비로소 나에게로 옮겨지는데 머리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아득한 초자아 빛이 없는 물 위에 닿아야 안개가 풀어놓은 프로이트를 이해할 수 있다 계단을 밟고 끝까지 올라간 정점에서 편백나무 베개를 먹고 자란 반성이 말을 걸었다 몸의 피톤치드는 지우개야 상처 많은 시공간(時空間)은 지워줄게 깊이 잠들게 놓아줄게 누구에게도 등을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가 쏟아낸 말이 더부룩해 무의식을 부화하는 그 시각 하루를 되새김질하느라 무거운 귓바퀴는 회전중이다 매번 준비하고 떠나는 여행은 없다 미처 들지 못한 젖은 불면이 있을 뿐 네 꿈엔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공정한시인의사회 2020년11월호

댓글 신작시 2020. 10.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