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빠진詩

    소다 2018. 11. 23. 18:40

     

     

     

     

    마음이 가난한 과부를 찬양함


    공광규



    집에서

    회사에서 버려진 남자가

    도심 길거리 나무의자에서

    포장마차에서 울고 있었다네


    남자는

    태풍이

    고양이가 할퀴고 간 둥지 아래 떨어져

    오들오들 떨고 있는 작은 새


    비에 젖은 남자를

    빗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는 울음소리를

    지나가던 과부는 들었다네

    마음이 가난한 과부의 큰 귀


    과부는 젖은 새를

    상처 난 짐승을 침대로 데려가

    젖은 깃털을

    상처를 닦아주고 체온으로 덮어주었다네


    어느 아침

    아름다운 새로

    순하고 순한 짐승으로 부활한

    남자


    남자는

    푸른 하늘 흰 구름 위로

    초록의 숲 속으로

    질주하였다네


    이 땅에

    하느님이 보낸 천사 하나 있다면

    바로 이

    마음이 가난한 과부





    ㅡ 『한국동서문학』(2018,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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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광규 : 서울 출생. 1986년《동서문학》등단. 시집『소주병』『담장을 허물다』등. 산문집『맑은 슬픔』등. 윤동주문학대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