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하이 2010. 9. 19. 08:52

사료산업 - ‘달려 온 길, 달려야할 길’

축산업 규모화·선진화 견인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제공

한정희 기자, penergy@chukkyung.co.kr

등록일: 2010-09-10 오후 1:33:10

한국 배합사료 산업은 경제성장과 함께 축산진흥 정책에 힘입어 연 평균 10% 이상의 양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1990년 이후 WTO, FTA 등 개방화 물결 속에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보합 또는 침체의 반복된 과정을 거쳐 질적인 성장단계로 진입했다.
이 시기에 사료 생산설비와 생산구조가 크게 바뀌었다. 배합사료 공정이 완전 자동화되고, 컴퓨터화 됐으며, 가공형태도 가루사료 중심에서 점차 다양화되어 펠렛, 후레이크, 익스트루죤 사료 비중이 늘었다. 사료의 종류도 과거와 달리 양어용, 기타 동물사료 등 특수사료의 비중이 높아졌다.
축산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전문화되면서 농가에 공급하는 사료형태도 포대에서 벌크수송이 급증했다. 반면 사료공장들의 판매 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치열해지면서 이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 또는 합병되는 사례가 늘었다.

■ 2009년 사료 생산량 최고치 기록
국내 배합사료 생산량은 경제성장과 함께 육류 소비가 늘면서 1989년 사상 처음으로 1000만톤을 달성했으며, 7년 후인 1996년에 1500만톤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사료 생산량은 1997년 1584만 9958톤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IMF 사태를 거쳐 보합 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10년이 지난 2007년 사상 처음으로 1600만톤(1648만 1215톤)을 넘겼으며, 2009년에는 1648만 1215톤을 생산해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배합사료 생산실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다.
축종별 생산비율(2009년)을 살펴보면 양돈용이 32.4%로 가장 많고, 양계용 27.1%, 비육용 26.1%, 낙농용 8.0%, 기타가 6.5%를 차지했다. 이는 축산경제 창간해인 1990년(양돈 34%, 양계 31.4%, 낙농 17.2%, 비육 16%, 기타 1.4% 순)과 비교해 많은 차이를 보였다. 낙농사료 생산량이 크게 줄고, 기타사료가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단체별로는 사료협회 회원사가 68.4%, 농협사료가 30.6%, 기타 1.0% 순으로 나타났다.
배합사료 생산량을 2009년과 1990년을 비교하면 20여년 동안 605만 5496톤(58%)의 차이가 발생했다. 축종별로는 그 동안 비육이 158.6%(26만 3025톤)이 증가했으며, 양돈 50.2%(178만 1194톤), 양계가 36.3%(118만 8402톤) 늘었다. 반면 낙농은 26%(47만 8883톤)가 감소했다. 참고로 기타는 538%(92만 1758톤) 증가 했다.

■ 사료업체 구조조정
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축산물 수입개방과 IMF 등으로 양축가들의 사육의지가 하락하면서 국내 사료업체들에게도 구조조정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대기업 간 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인수·합병이 일어났다. 여기에 과거 농후사료 중심으로 공급되던 축우사료가 섬유질사료 중심의 TMR 사료로 전환되면서 기존 배합사료 시장은 점차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배합사료 업체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1995년 건국사료를 시작으로 2004년 신동방의 수원공장과 안산공장이 차례로 문을 닫았다. 1997년 TS공영, 1998년 선일물산, 2002년 한길사료, 2004년 대한제당 광주공장, CJ제일제당 부산공장 등도 폐업 내지는 사료부문을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료산업의 경우 향후 지속적인 성장보다는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또 도시화에 따른 축산업의 감소 또는 지역이동에 의해 배합사료 수요 감소는 현 사료 제조시설 능력을 과잉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령 당분간 양적 성장이 이뤄진다고 해도 타 산업분야와 비교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낮아 신규 투자가 유입되는 건전한 산업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향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축산업 규모에 맞는 적정한 사료 제조시설의 규모화나 전문화, 사료 생산비용 감소 등의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 했다. 현재는 그 동안의 축적된 기술과 자본의 산업적 역량을 투입해 해외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배합사료
한국 내 연간 사료 생산량이 1500만톤에서 1600만톤 대에 머물게 되자 내수 성장에 한계를 느낀 업체들이 축적된 노하우를 갖고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와 터기 등 세계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다국적기업인 (주)카길애그리퓨리나가 가장 먼저 중국에 진출 했으며, 그 후 2000년 대에는 카길과 합병하면서 2010년 8월 현재 24개의 사료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5년에는 (주)대한제당이 중국 텐진과 칭다오에 각각 대단위 배합사료 공장을 건설했다. 올해 텐진, 칭다오, 난징의 3개 공장에서 총 12만톤 규모의 사료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되며 2015년까지 허난과 랴오닝에 공장을 추가로 세워 연간 30만 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1996년 5월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지역에 사료공장을 준공하고, 같은 해 10월 필리핀 불라칸 주, 1997년 10월 인도네시아 세랑에 각각 공장을 준공하며 세계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외에도 베트남, 중국, 터키, 인도 등으로 진출해 현재 총 14개의 해외 생산 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그 후 (주)선진, (주)팜스코, (주)대한사료, (주)한일사료, (주)우성사료 등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과 베트남 등 축산업의 비중이 크고 사료시장의 발달이 활발하지 않은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해외 배합사료 공장 증가세는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업체별 사업 타당성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장단위의 사료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어 몇 년 내에 해외 공장의 연간 사료 생산량이 총 1500만톤을 초과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국내외 사료 생산량이 총 3000만톤을 넘는 명실상부한 사료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게 된다.

■ 배합사료 안전성 확보 노력
정부는 축산물의 안전성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사료분야에 HACCP 제도를 도입했다.
2004년 9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을 사료공장 HACCP 인증기관으로 지정했으나 그 후 사단법인 축산물 HACCP 기준원이 정식 인증기관으로 바뀌었다.
사료공장 HACCP 인증은 2005년 첫 시행 이후 같은 해 5월 CJ제일제당 인천공장, 농협사료 부산바이오, 함안공장이 지정을 받았으며, 2010년 7월 현재 84개의 사료공장이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사료업체들은 HACCP 인증과 함께 친환경 안전사료 개발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정부도 국내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2011년 7월 1일부터 모든 사료제품에 의무적으로 항생제를 첨가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 지속가능한 사료산업을 만들자
국내 배합사료업체들은 낙후되어 있던 우리 축산업 초기부터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 전국 농촌을 순회하며 기술 교육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축산업 성공모델과 기술을 보급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많은 환경변화로 인해 임가공 및 OEM 사료 생산량은 더욱 증가될 전망이며, 새로운 사료자원 개발, 항생제 대체용 물질 발굴, 환경오염 저감 사료개발, GMO 안전성 검토, 유기축산용 사료개발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사업종인 식품, 제빵, 제과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이율(2~2.7%)은 사료업체들의 발전에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국내 사료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최우선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대표적인 과제는 첫째, 미래의 축산 및 사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축산·사료산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지식을 갖추고, 비전을 제시하며 과감하고 지속적인 실천의지를 갖춘 인재가 요구된다. 단순히 사료 판매량 증대만을 목표로 한 인력배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원료의 해외 의존도 심화로 인한 수급 및 가격 불안정을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배합사료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75% 수준이다. 그러나 국산 대두박, 소맥피 생산을 위한 원맥 및 원두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실질적으로 국내 원료 수입 의존도는 95% 수준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국내 사료업계는 국제 사료곡물의 수급 및 가격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사료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선물거래 등 적절한 구매기법 개발이 요구된다.
셋째, 사료업체들의 장기적인 비용절감 전략이 절실하다. 오늘과 같은 글로벌 시장경제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경영전략이 수립되고 실행돼야 한다. 사료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양적성장 단계(1970년대~1980년대 말)를 지나 안정성숙 단계(1990년대)를 거쳐 저성장단계(1990년대 후반~현재)에 있는 사료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다.
특히 사료의 경우 연간 3000만톤 이상의 원료 및 제품이 이동하는 산업으로 어느 분야 보다도 물류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사료원료의 경우 미국부터 국내 항구까지의 선임보다 인천에서 부산까지의 육로 유통 비용이 오히려 큰 상황으로 사료산업의 물류비용 절감 문제는 절실할 수밖에 없다.
넷째, 사료산업의 구조 개선을 위한 민간기업의 자구노력과 정부의 제도·정책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 배합사료 원료에 대한 관세부과 및 원료 수입 제한 조치 등을 개선해 경쟁력 저하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한정희 기자의 전체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