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일기

blues 2012. 12. 3. 13:10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등을 제작한 이란의 영화감독 마흐센 마흐말바프의 손바닥 브론즈.

부산 남포동 PIPF광장에 다른 유명배우들과 함께 거리의 화강암 사이에 박혀있다.

영화를 지긋하게 못보는 별로 문화적이지 않은 내가 그나마 감명 깊게 본 영화, 그 작품의 감독인 마흐말바프...

지난 주 화요일, 광주항쟁과 유족의 자녀들이 펼치는 복수극을 그린 만화 26년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 26년의 시사회를 다녀왔다.

기대했던 여배우 한혜진은 오질 않았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보였던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등 감독과 함께 왔었다.

이 영화는 다수 노조에서 좋은 내용으로 인해 지원하였고, 내가 다니는 직장의 노조에서도 적잖은 액수를 투자하였다.

개인적으로 군생활 중 광주출신 선후배를 많이 겪었다.

광주와 전두환을 말할 때 그들의 복잡한 눈빛을 기억한다.

그 중 하나는 서로 제대 후 부산을 찾았고, 내 방에서 하룻밤 같이 자기도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군에서 보았던 그들과 최루탄이 난무하였던 80~90년대 망월동, 광주 금남로가 아련거렸다.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 수련

 

지난 주 수련컨셉은 대충, 게을리였던가 보다.

월, 수, 목요일 수련 각각 그 내용은 부실하고 내세울 바가 없다.

그저 몸풀고 단권, 권법 조금 한 것이 다일 뿐이다.

중간 중간 본국검, 조선세법, 협도나 조금 하였을 뿐....

한결같은 템포의 수련.... 끌...

 

 

금요일 울산수련

 

울산에서 하는  수련은 그래도 부산에서 수련보다는 훨씬 집중력을 보인다.

20시부터 수련을 시작하였고, 병장기는 일체 하질 않고 권법수련과 대련을 중심으로 수련했다.

관장님은 반뢰, 포가권에서는 별 지적은 없었지만 현각권에서 도기룡세(倒騎龍勢)를 할 때 허리를 돌려야 자세가 나옴을 강조한다.

 

실제 내 동작을 보니 허리를 과도하게 돌리려 팔을 돌리고, 좌반식의 자세를 너무 내려 앉는 방식으로 도기룡세를 풀고 있었다.

도기룡세... 후방에서 공격하는 적을 상대하는 방어 및 공격법이다.

다리의 모양은 마치 용을 올라탄 듯 좌반식으로 꽉 죄우고, 허리는 온전히 돌리면서 동시에 좌우 벽권을 내려쳐야 한다.

이 때 관건은 허리가 돌아가야 이 초식이 뜻하고 있는 바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라 하겠다.

 

한 쪽에서 최00 선생이 장봉 1, 2, 3로를 하는데 관장님이 호된 질책을 한다.

가만 보니 길은 제대로 이해하고 계시는데 동작들이 조금 난삽했다.

그 결과로 빚어낸 질책인데...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옳고 바르다.

그것은 나에게도 뜻하는 바가 있었는데 각 동작에 대한 지적들과 장봉의 움직임까지... 보면서 배운다는 것이 이런 것이다.

 

현각권과 포가권을 반복연습하고 대련을 시작했다.

먼저 최00선생과 1차, 2차에 걸쳐 대련을 하는데 내 동작이 마뜩치가 않은지 관장님은 직접 몸으로 보여준다.

역시 깔끔하고 명쾌한 동작들이다.

 

약속대련이긴 하지만 그 대련을 하게되면 서로가 안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보강해야 하는지... 서로 어떻게 하는 것이 상대와 나의 무예를 높이는 것인지...

대련을 자주할 수 없는 나로선 언제나 아쉬운 부분이고, 울산에 오면 꼭 해야하는 부분이다.

 

이것을 하다가 추수, 약간의 기격까지 연결된다. 물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밤이 늦어 맛좋은 보이차와 치킨프라이드로 저녁을 대체한다.

얘기꽃을 피우다가 0시를 넘어서야 도장문을 나선다.

가는 길에 여00 사범 집에 데려주며 무예에 대한 얘기를 더 나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이 길은 구도의 길인지 수련의 길인지....

아마 내가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중도에 쓰러질 길이라 짐작된다.

그래도 가는 길 갈 수 있는 곳까지라도 가보자.

그게 내가 무예를 접하는 태도이다.

26년...아픈 영화죠? 잊지 말아야 할 5.18항쟁과 유가족...민주주의 회복의 열망!
5일치를 한꺼번에 올리니 바쁜가 봅니다. 장봉 수련도 다양하군요^^
광주항쟁의 유가족과 그 자식들의 복수극인데... 되씹혀지는 게 많습니다.
점차 형해화되어가는 광주엔 여전히 아픔과 상처가 깔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처지를 바꾸어 놓고 생각해도 그 상처가 쉽사리 아물 것이라고는 저도 생각이 들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 왜그런지 조금 바쁘고 그렇습니다. ^^
어찌할거나! 영화도 무예도 아는 것 없어 정독만 하고 갑니다
이웃 김해에는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내일 아침 출근길에 빙판이 두려워 산 밑에다 차를 두고 걸어서 집에 왔다는 걸로 해서 존재를 알리고 갑니다^^
날씨가 대단히 춥습니다.
오늘은 해가 났지만 낼은 또 비, 눈이 내릴 것이라 합니다.
아마... 낼 눈이 온다면 부산-경남지역은 난장판이 될 것입니다.
운전에 조심하시길... ^^
영화는 역시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인데 게으른 촌놈인지라 접히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마흐말바프라는 이름만은 오래 전에 새겨두었습니다.

보통의 전라도 사람들은 5.18 얘기 웬만해선 안꺼냅니다. 저도 군에서 경험한 일인데, 부산고참이 묻길래 내 주변사람들이 겪었던 실화를 들려줬더니 한숨을 푹 쉬면서 그러더이다.
광주에 직접 가보고 싶은데 짱돌 맞을까 두렵다고.
왜 그리 생각하냐니까, 그렇게 배워왔다더군요.
그때의 씁쓸한 기분이란... 이게 현실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설마 제가 도깨비로 보이는 건 아니시죠? 한마디 던지고 자릴 떴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별난 세상 별난 종자들 사는 곳에 난데없는 짱돌이 날아들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실제 경험담이 퍼졌을지라도 아무튼 씁쓸한 이야깁니다.

그건 그렇고,
생각이 많으면 발경은 언제 이룹니까? ^^
26년이란 영화... 제작 중에 자금줄이 외압에 의해 똑 끊겼지요.
그래서... 민주노총 산하 조금 덩치있는 노조에서 지원하기로 했답니다.
제가 근무하는 직장 노조에서도 거액을 투자하여 영화를 상영할 수가 있었고, 지금 극장 예매율도 괜찮답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압니다. ^^

우리집에 자고간 군후배는 김성한(야구선수)을 닮은 녀석인데 실제 광주항쟁 때 중3으로 얼떨결에 카빈소총을 받고
며칠 형들이랑 같이 지내다가 진압군이 몰려온다길레 광주천에 던졌다고 하더군요.
대남방송이 쩌렁쩌렁한 전방...야간 보초설 때 녀석에게 난 "잘했다."고, "그래서 살아 있는 것"이라고만 했습니다.
'아는 형들이 많이 죽고'라며 울먹이는 녀석을 안아주고 토닥여 준다고, 내 눈에 흐르는 눈물도 닦질 못했습니다.
제가 독일비디오, 일본특파원 비디오를 보기 전에 벌써 광주의 참상을 군생활 중에 알았던 겝니다.
그때 제가 녀석에게 하지 못했던 말이 뭔지 압니까. "나였어도 총을 들었을 게다."

마흐센 마흐말바프... 그의 영화는 인간적이라 제가 좋아한 것 같습니다.
가난하지만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는 영화에 가슴이 따듯해지기에...^^
길이 끝이 없다는 것은 걸을 날이 많아서 좋습니다.
한발 한발 걷다가 보면 그 자체가 행복이고 즐거움이 아닐까 싶네요.
끝이 빤히 보이는 길은 별로 재미 없을 것 같다는...ㅎㅎㅎ
마치 26년이란 영화가 주는 메세지처럼...
난 그 시절 군에 있었습니다.
그 시절 나와 함께 입대해서 공수특전사에 들어간 친구 녀석의 눈에는 언제나 슬픔이 가득합니다. 그 친구 그 때 광주에 있었거든요.
그 친구의 눈빛에는 눈물 뿐만이 아니고 생명에 대한 허탈함과 권력에 대한 공포와 비인간의 인간에 대한 횡포와 애증과 갈등과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 대한 불안과 삶이란 것의 가벼움과 무거움...다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랬겠지요. 그 시절의 상황을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다 본 사람이라면...
끝이 보이는 길보다 보이지 않는 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요즘에서야 느꼈습니다.
아마도... 제가 많은 것들을 내려놓지 않고 있기에 그런 것이라 짐작됩니다.

제대 후 광주를 몇 번 가보았습니다.
물론 집회를 하러 갔었지요.
최루탄과 꽃병(화염병을 그리 불렀습니다.)이 난무하는 그 당시...
망월동, 금남로(도청 앞)가 어찌 그리도 슬퍼던지,
마치 내 형제와 이웃이 죽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슴 속 깊숙한 분노가 이글거렸고요.
광주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이 나라 모든 民들이 안고가야할 채무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정신, 채무의식을 지녀야 민주주의와 자유, 사회적 연대, 평등이 함께 지켜진다고 생각합니다.
광주의 5월을 광주의 것으로만 여기면 안되는 것이기에...

흐... 물처럼님도 공수출신입니까? ㅎㅎ 친구분의 고뇌와 슬픔도 알만합니다.
어찌보면 그 분도 희생자입니다.
전두환 등 신군부가 저지런 권력불장난의....
오늘 새삼스레 전두환 놈이 미워집니다. 징글징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