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일기

blues 2013. 3. 18. 13:19

 

 

창녕 부곡면 시골 고샅길을 걷다가 우연하게 담장너머 발견한 홍매화의 자태

순박하지만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는 시골미인의 형상이다.

삐툴하게 놓인 담장기와 너머 바깥세상을 구경하고 있는 시골아낙과도 같은 홍매화.

더구나 저 매화는 오른쪽에 번데기 하나까지 달고있다..

 

 

 

간밤에 비가 내리더니 두보의 오언절구가 떠 오른다.

밤새 창틀과 창을 두드리던 비가 아침이 오자 말끔하게 개었다.

간밤의 비로 인해 세상의 꽃들은 또 한 번 활짝 웃을 것 같다.

반면에 내 수련은 자꾸 지체되니 그것이 문제구나.

 

春夜喜雨(춘야희우 : 봄밤 기쁜비)
                                                                  두보 (杜甫)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 좋은 비는 내려야 할 때를 알고 있어
當春乃發生(당춘내발생) 봄기운 돌면 곧바로 빗방울 머금는다
隨風潛入夜(수풍잠입야) 바람결에 살며시 밤으로 스며드는 봄비
潤物細無聲(윤물세무성) 만물 적시는 가녀린 손 소리조차 없네
野徑雲俱黑(야경운구흑) 들판에 뻗은 오솔길 자욱한 안개로 어둡고
江船火獨明(강선화독명) 강위에 떠있는 조각배 불빛만 홀로 밝구나
曉看紅濕處(효간홍습처) 새벽녘 붉게 물든 촉촉한 대지를 보니
花重錦官城(화중금관성)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비단성이 되었구나.


 

지난 주 수련을 보자면...

수련장의 사정이 좋질 않아 수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금요일 울산수련을 하였는데 역시 요즘 못하고 있는 수련의 결과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수련이었다.

 

수련을 마친 다음 돌아오는 길에 여00 사범을 집에 태우다주며 내 수련을 물으니...

뭔가 끊긴다는 느낌이다고 말해준다.

이전에는 유려한 몸짓이었다는데.... 역시 무릎부상으로 인해 오랜 수련이 좀먹어 갔다.

 

이번 주에는 수련장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지하수련장에서 본격적인 수련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아야 겠다.

그런 다음 이번 봄, 여름, 가혹한 수련을 통해 이전보다 나은 무예로 재정립해야 겠다.

각오의 칼날만 우선 벼르본다.

어디에 쓸데가 있다고 난 무예에 집착하는 것일까.

가끔 그런 생각들이 스친다.

시골길을 지나다 보면 반가운 풍경들이 많지요? 홍매화...두보 시도.
주말 밀양 집에서 수련하면 좋을텐데..무릎도 보살피고..
무예수련은 결국 심신의 조화가 이뤄져야 득이 되겠습니다^^
어제밤 봄비가 밤새 내리더니 아침에는 개이더군요.
지난 주 수련도 부진하고, 봄비는 내리니 그저 이런저런 생각들이 찾아옵니다.
가만 생각하니 두보의 시가 떠 오릅니다.
좋은 비는 그 내려야하는 시기를 아는 것처럼 세상살이들도 그렇게 되었음 합니다.
지난 주말은 밀양엘 가질 않았습니다.
멀리서 18년만에 손님이 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답니다. ^^
격려를 해야함이 옳은 지,
무릎을 생각해서 적당히 수련하시라 함이 옳은지
이날 이태까지 살아도 어려운 것이 말이고 처세인 것 같습니다.
그냥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지금은 운동해야할 시기입니다.
하반기 승단심사도 있고, 기존 알량하게 지닌 무예마저 깎여가는 마당이니...
그런데 무예를 하는 자들의 고약한 습성 중 하나가 늘 하던 곳에서만 논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환경이 바뀌면 한참 적응을 못해 헤맵니다.
요즘 제가 그렇습니다. ㅎㅎ
한시의 맛을 아시나 봅니다.
저는 번역문 아니면 아무 맛을 못느끼겠습니다.

무예로 꼭 무엇을 해야만 할까요?
그 자체를 즐기면 그만 아닐까 싶습니다만 ^^;
好雨知時節(호우지시절)'좋은 비는 내려야 할 때를 알고 있어'
위 절구가 사실 두보의 시 중에서 가장 좋은 시어입니다.
좋은 비는 내려야할 때를 아는 법이라는 것은... 결국
세상의 쓰임새와 필요성이란 것 또한 때가 있는 법이니...
하루하루를 성실하고도 즐겁게 살라는 풀이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 인간관계에서도 같은 이치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즐기면 되겠지만 잘 안되게 되면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찾아서 현실을 모면하려고 합니다.
잘 안되니까 더욱...ㅎㅎㅎ
마지막 말이 꿍하고 뒷머리를 치는군요.
쓸데,,, 집착,,,
어찌보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일이고 삶 자체에 집착하고 싶지 않은 때도 있지요.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던데..
그럴 때 마다 제가 제게 소근거리는게 하나 있습니다.
" 죽어 그럼..." 하하하.
집착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착하고, 그 집착의 끈을 놓을 때 쯤이면...
이미 저승에 간 사람이 되고 마니...
인간은 결국 집착하다가 가고 마는 것인가 봅니다.
아... 무위자연, 상선약수... 노자의 뒷걸음을 좇아가야 하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