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들/공연 관람 (2013)

    라티미 2013. 10. 27. 16:38

    공연 제목 : Aida -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개관10주년 자체제작 오페라

    공연 장르 : 오페라

    공연 일시 : 2013년 10월 18일 금요일 19시 30분

    공연 장소 : 대전 예술의 전당 아트홀


    공연 프로그램 :


    Verdi - Aida


    Aida : 한예진

    Ramades : 김중일

    Amneris : 추희명

    Ramfis : 함석헌

    Amonasro : 고성현

    Il Re : 이두영


    Conductor : 최희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인천오페라합창단, 포천시립합창단, 페스티벌무용단



    공연 후기 :

    최근에는 공연장을 드나드지를 않은 탓에 오랜만에 나서는 공연장 나들이가 더 힘들다. 모든 것은 관성이 있는 법. 지난 번 대전에서 본 '일 트로바토레' 공연이 (개인적인 평가기준으로는) 중간 살짝 이하였던지라,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나섰다. '아이다'는 뮤지컬도 있는 까닭에 베르디의 다른 오페라들보다 이름은 더 알려져있겠지만, 사실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오페라이다. 왜냐하면 우선 길고 전개가 느리다.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으로 카이로에서 초연할 목적으로 작곡된 탓에, 보여지는 화려함에 치중했던 점이 많아, 파리 사람들이 죽고 못 사는 발레 장면들이 많이 들어가있고 개선식의 행진부분도 꽤 길다. 후반분의 3막과 4막은 인물들의 극적인 감정 변화를 다루었기 때문에 느린 선율이 계속 된다. 이제껏 '아이다'는 영상으로, 음반으로 여러번 보고 들어왔기 때문에 나는 이 날 공연을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려움들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명작이고 자꾸 보게되는 것은 바로 음악때문이다. 베르디가 보여주는 '아이다' 선율들은 한마디로 아름답다. 아리아 하나하나가 좋다. 


    이 날 공연의 무대는 굉장히 단순하였다. 피라미드 형상을 중심으로 하여, 작은 피라미드 모형을 들고 느릿한 마임연기를 하는 연기자 아이다도 등장하여 무대 한 켠에서 공연 내내 천천히 연기를 하였다. (사실 무대를 보느랴 연기자 아이다는 거의 보지는 못했지만.) '아이다'의 화려한 하이라이트인 개선식 장면에서는 라스칼라나 메트처럼 실제 말이 끄는 전차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하얀 옷들을 입은 연기자들, 합창단들의 수도 상당하여 무대가 좁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쁘지 않았다. 무용수들의 공연도 괜찮았다. 다만 무용수는 조금 더 화려한 의상으로 시각적으로 차별화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노래는... 음.. 솔직히 별로였다. 라메데스의 '청아한 아이다'는 극의 첫번째 아리아로 아름다운 테너의 목소리로 관중을 사로잡으면서 극의 기대감을 끌어오르곤 하는데, 이 날 김중일 씨의 가창은 답답하였다. 힘도 조금 부족하고. '아이다' 역의 한예진 씨는 검색해보니, 한국의 마리아칼라스? 진정한 드라마티코 소프라노?라고 소개하던데, 개인적으로는 완전 실망한 편이었다. 내가 아무리 먼 3층에서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노래가 안 들리다니. 내 느낌이 맞다면 중창이나 합창 부분에서 높이 지르는 아이다의 고음이 중심을 잡아주곤 하는데, 한예진 씨의 고음은 어디론가 묻힌 채 들리지 않더라. 그녀의 아리아들도 감정 전달도, 가사 전달도, 고음도 썩 좋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의 연기도 다들 너무 정적이어서 안그래도 조금 쳐지는 '아이다'의 긴장감을 올려주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별로였다. 다른 연기자들의 가창도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중창이나 합창이야 언제들어도 좋은 음악들인지라.. 들을 만했다. 내가 본 공연들 중에서는 워스트3에 들어오는 공연이다. 그나마 무대 연출이 괜찮은 것이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