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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씀 2008. 6. 16. 01:01

 경차에 한해 환급되는 연간 10만원의 유류세를 30만원으로 늘린다면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들 수 있을까요? 더불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줄어들까요?


 이 문제에 관해 중학생들의 생각은 ‘30만원은 적다, 더 늘려야 한다’와 ‘30만원으로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로 엇갈렸습니다. 물론 정답은 없지만 문제를 수학적, 그리고 논리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은 정책 입안자 수준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지난 주말(2008년 6월14일) 인천 송도에 있는 신송중학교에선 매우 의미 있는 토론회가 하나 열렸습니다. 인천 동부교육청이 중학생들의 수리탐구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분석을 하게 한 뒤 나름의 경차 유류세 환급액을 지금의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을 때 에너지소비량과의 상관관계, 그리고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 지 스스로 찾아본 뒤 이를 발표하는 대회가 열린 것이죠. 물론 인천의 한 교육청에서 주관한 작은 토론회지만 자동차 전문기자로 활동하는 지라 대체 어떤 내용이 발표될 지 궁금하기도 해서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학생들이 진지하게 직접 조사한 통계 자료를 근거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시간상 여러 팀으로 나뉘어 발표가 이어졌는데, 그 가운데 인천 논현중학교와 만수여자중학교, 신송중학교, 만수북중학교 등 4개팀이 본선을 치루는 교실에 앉아 토론회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만수여자중학교 학생들이더군요. ‘현재 경차 유류세 환급액을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렸을 때 에너지가 줄어들 것인가’에 대해선 ‘유류세 환급액을 늘리면 경차가 약 2만대 가량 증가하지만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발표팀이 발표를 마치면 반론팀이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더군요. 반론과 이에 대한 반박이 치열했습니다.

 

 만수여중팀은 그에 대한 근거로 직접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경차 유류세 환급액을 늘려도 경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죠. 게다가 경차의 연간 주행거리와 현재 운행대수, 그리고 가계소득 중 자동차 연료비로 지출하는 내용 등의 각종 통계자료를 동원해 유류세 30만원은 가계 지출의 1%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만수여중팀은 에너지절감 방안으로 유류포인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일본 교토에서 시행중인 이산화탄소 은행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연비 1등급 차종에 유류 마일리지를 도입해서 혜택을 받게 하자는 것이죠. 이미 탄소세 등으로 검토가 되는 정책이지만 나름대로 해외 사례까지 조사해서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한 부분에서 저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중학생이지만 수준이 대단했기 때문이죠. 제가 평소 생각(?)한 중학생이 아니더군요.

 

 

 발표팀과 반론팀의 표정이 매우 진지합니다. ㅎㅎ

 

 두 번째 발표자는 논현중학교였습니다. 논현중학교팀은 연간 소요 기름량과 유류부담액, 2009년 평균 기름값 예상치 등을 종합해 30만원은 부족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나 30만원으로 늘리면 에너지절감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경차 보급 확대에는 부족한 금액이지만 에너지절감 효과는 있다는 얘기지요.

 

 더불어 에너지절감 대안으로는 연료전지자동차, 태양열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모노레일 등으로 수송수단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현중학교 발표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경차와 소형차, 중형차의 각각 에너지소비량을 계산해 평균 소모량을 계산해 낸 것이지요. 제가 수학자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논리가 두터워 보였습니다.


 세 번째는 만수북중학교였습니다. 역시 설문조사를 활용했는데, 110명을 했더군요. 표본으로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중학생들이 직접 거리로 나가 설문을 벌인 것이어서 기특했습니다. 30만원으로 유류세 환급을 늘려주면 경차를 구입하겠다는 답은 41%였고, 그냥 중소형차 타겠다는 답은 49%, 기타가 10%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만수북중학교팀은 설문을 근거로 30만원으로 경차 유류세 환급액을 늘리면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발표를 위해 각종 자료를 수입한 열의가 돋보입니다

 

 더불어 에너지절감 대안으로 일본의 ‘차고지증명제’와 같은 중대형차 증가의 제재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너지절감의 생활화’를 위한 교육이 많아져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를 줄이겠다는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죠. 어찌 보면 별다른 결론이 없는 것 같지만 가장 시급한 과제이기도 해서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송중학교팀이 발표대에 올랐습니다. 일단 파워포인트의 비주얼부터 화려하더군요. 신송중학교팀은 자동차 이용 행태를 조사했습니다. 경차 이용자의 주 이용거리, 또한 자동차이용자의 평균 출퇴근 이용거리를 계산에 도입했더군요. 꽤 정교한 근거였습니다. 이를 통해 유류세를 30만원으로 늘릴 경우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국내 승용차의 소비패턴도 조사했는데, 그 가운데 승용차를 살 때 외부의 시선을 고려한다는 점도 결론 도출과정에 넣었다는 점입니다. 매우 현실감 있는 내용이었죠. 그리고 최근 경차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유류세 환급이 아니라 기존 경차에 주어지는 혜택이 더 커진 것이고, 경차 선택폭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현 경차 증가 상황을 제대로 분석한 것이죠. 그래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실제 에너지소비량이 감소할 것인가에 대해선 ‘효과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신송중학교팀은 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해선 ‘구간속도규제’가 많아져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카메라로 순간 속도를 규제하는 것보다 평균속도를 규제해야 과속이 사라지게 되고, 그만큼 에너지소비도 줄어든다는 얘기였지요. 네덜란드와 영국의 사례도 제시하더군요. 이외 자동차에서 연비를 악화시키는 요인을 찾아 제거하자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발표와 반론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발표 및 토론회는 끝이 났습니다. 사실 제가 주목한 것은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차 유류세 환급 정책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중학생(물론 토론 참가자들에 한해서겠지만)들은 지금의 경차 유류세 10만원 환급은 별 효과도 없고, 에너지소비 감소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진 듯 합니다. 물론 제 생각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30만원으로 늘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탐구해 본 것인데, 결론적으로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기대보다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과 국내에서의 체면문화가 지극히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어쨌든 이번 토론회를 통해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현재 국내 고유가 시대를 대처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선 중학생들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과제물로 수행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 토론회를 통해 에너지절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조금이라도 깨달았다면 그것도 좋은 교육이 됐을 겁니다.


 경차 유류세 환급액을 1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늘린다면 에너지소비량이 정말 줄어들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ㅎㅎ

출처 : 오토타임즈
글쓴이 : 권용주 기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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