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암의 PHOTO & STORY

구름하나 바람소리

10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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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희양산 봉암사

지난 주말 고향에서 1박 2일 부모님과 함께했다. 올해는 어버이날과 부처님 오신날이 겹쳐 문경시 가은읍에 있는 봉암사를 다녀왔다. 고향(상주 이안) 인근에 있는 봉암사는 조계종 '특별수도원'으로 지정(1982. 7)되어 스님들이 수행만 하는 곳이다. 일 년에 한 번 부처님오신날만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봉암사 3층 석탑(보물)은 오래전 특별한 추억이 있다. 1979년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오게 되었는데 마침 해병대에 지원 입대한 동생도 휴가를 나와서 같이 이곳 봉암사 인근으로 시집간 고모를 뵙고 봉암사를 찾았다. 당시 봉암사도 여느 사찰처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군복을 입고 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3층 석탑에서 사진을 찍으며 철제로 둘러친 울타리(지금은 없음)를 넘어갔는데 마침 그 모습을 본 어느 ..

29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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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우포늪 왕버드나무

봄비 끝에 우포늪 왕버들이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올해는 늦추위와 겨울 가뭄으로 굼뜬 봄이다. 한때 ‘우포늪 열병’을 앓으며 주말이면 이곳으로 내달리던 때도 있었다. 들녘과 제방에 봄이 차오르고 푸른 바람에 산과 들이 초록으로 일렁일 때, 시나브로 물안개가 선경을 그려 주는 아침 풍경에 골몰했었다. 물안개가 걷히자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을 견뎌낸 왕버드나무가 오롯이 다가왔다. 세월의 더께를 간직한 왕버드나무 사이로 청량한 바람이 일었다. 왕버드나무의 힘찬 기상에 경외감이 느껴졌다.

22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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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雜記 데자뷰

이 사진 어디서 많이 본 듯 낯익지 않나요.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합니다. 21세기 문명은 최고조로 발달했지만 삶은 오히려 더 불안합니다. 급변하는 지구환경과 불안한 사람들의 얼굴이 겹쳐 떠오릅니다. 코로나 펜데믹에 지친 우리 삶은 황폐해지고 우울합니다. 내일에 대한 걱정은 눈덩이처럼 커져서 절망과 공포로 다가옵니다. '벚꽃엔딩', 산벚꽃이 눈처럼 흩날리는 날이었습니다. 말라버린 계곡의 작은 웅덩이에 꽃잎이 모여 있습니다. 겨울, 봄 가뭄에 물흐름이 없어 꽃잎의 움직임이 둔했습니다. 렌즈에 ND 필터를 물렸으나 별로 효과가 없었습니다. 다중노출로 여러 장을 겹쳐 찍었더니 꽃잎이 ‘절규’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네 삶에 절망과 공포가 쌓이면 마음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2022. 4...

19 2022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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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雜記 백월산에서 붉은 달을 보다

어린 시절 집 뒤 솔밭의 산소는 놀이터나 다름없었는데 밤이나 낮이나 이곳에서 자주 놀았다. 공기가 싸늘한 밤이면 낮에 데워진 상석(床石)은 의자처럼 앉아서 놀기가 참 좋았다. 보름달이 머리 위로 드리우는 날이면 내 그림자 가장자리가 유난히 빛나는 걸 보고 신기해하곤 했었다. 풀잎에 이슬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그 모습이 더욱 선명해서 마치 후광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구름 없이 하늘은 창백했지만 달은 희고 맑고 고요했다. 달은 온전히 나 하나만을 위해 하늘에 떠 있었고, 머리 뒤로 깍지를 끼고 상석에 누워 하늘의 별 만큼 많은 생각을 하곤 했었다. 피를 토할 듯 이어지는 소쩍새 소리는 교교(皎皎)함을 넘어 무섬증을 낳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날이 밝자면 아직 세 시간여가 남은 깊은 새벽..

30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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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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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雜記 봄의 기지개

옥결빙심(玉潔氷心-구슬처럼 깨끗하고 얼음처럼 맑은 마음/고결한 인품)이 간절한 지금. 작은 폭포의 물보라에 얼음 구슬이 열렸다. 밤새 물 알갱이가 날아와 위대한 시간을 만들었다. 낙엽 같았던 이끼가 영롱한 구슬 속에서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얼음 구슬은 시간의 노래와 색의 향연, 피아노 건반의 영롱한 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이 짧은 절정은 겨울임에도 한나절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다. 서두르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언제나 제때 오는 봄의 기지개가 저 안에 담겨 있다. 2022. 2. 25. 부산진구신문 게재

26 2022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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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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