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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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기】/▦ 좋은 시 ▦

2011. 1. 23.

 

버드나무여

                            김태웅

 

버드나무 가지가 물에 베이는구나 물이 칼로 흘러 저 버드나무가지 베이는구나

그렇게 물은 흘러가는구나 네 살도 저 칼에 베이는구나

내 영혼도 저 칼에 베어

어차피 베일 몸이면 육신이여 저렇게 시원하게 아슬아슬하게 베이고 가고 싶구나

하루 하루가 그렇구나

이 버드나무는 정녕 오랫동안 세월을 베이고 있구나 그러나 피는 나지않아

피로 얼룩진 범벅이 된 세월이라고 쓴 적이 있구나 그렇구나

그랬어 그러나 버드나무

피나지 않아 저 버드나무 베이고 베여도 천 년을 베였어도 청아한 물살 밀어

 

내며 곤두박질 치는구나

지금.

내 앞을 벼히고 벼혀도 버드나무 참물 뱉어내어 그렇게 뻑뻑하게 흘려보내고 있어

그렇구나 벼히고 벼혀도

춤추는구나 하늘하늘 물칼에 베이고도 피나지 않아 순정의

힘으로 밀어내어 맑고 차가운 춤을 밀어내어 목 벼히고도 저렇게 맑은 음악을 연주하는니 나.

오랫동안 피의 강물을 보았구나

 

버드나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