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둑에 서서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 약점처럼 뒤척이는 시간
귓가엔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렸지
절반의 몸은 새의 울음으로 무너지고
딱딱한 머리는 불안이 숨 쉬지만,
자주 찾아보지 못한 죄책감이 이불 되어 휘감겼지!
백약이 무효라는 진단을 받고
시리고 얼어붙은 감정이 모여 속을 채우고
그때부터 외롭고 춥다는 이유로 한여름에도 긴소매를 입었지만
더 살고 싶다는 마음에 서서히 깔리는 어둠을 보았지
봄꽃들이 아지랑이를 타고 철둑 밑에 있는 집으로 사라지는 날
철길 따라 이어지는 고통도 끝이 났다고
언니는
늘
왜 거기 있잖니
그 시끄러운 철둑 밑을 말했을까?
검은 옷을 입고 흔드는 손짓은 흔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