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를 일으켜 세우다 경사진 감나무 아래 노인회장이 벌렁 누워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운 좋게 작은 가지가 살려 줬다 감나무에서 떨어지면 약도 없다는데 약이 먼저 풀썩 주저앉았다. 죽은 껍질 벗어 던지고 나면 다시 움이 트는 감나무 아래서 백 년의 가부좌로 새로운 생을 굽어 봐야 할 텐데 한 마을에 수장으로 건장할 수 있을까? 조금만 위험하다 싶으면 헛디딘 발보다 잽싸게 떨어진 붉은 살점으로 가득하다. 오래전 약속인 듯 감나무 묵은 가지를 쳐 내는 것은 새 가지에만 싹이 꽃이 만발하기 때문이다 슬쩍, 굵은 몸통에 원기 불어 준다
27 202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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