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STAGE/관객의 시선

    아리스테_artiste 2012. 10. 23. 16:22

     

    영화와 음악이 동시에 말을 거는 특별한 경험.

    <LIG 아트홀 기획공연-영화음악음악영화>

     

    LIG아트홀

    2012.10.18 – 2012.10.20

     

     

     

     

    영화와 음악, 그들의 조우는 영화라는 장르가 등장 할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최초의 영화 속, 움직이는 기차를 본 사람들이 카페에서 혼비백산이 되었을 때도,

    카페 한 켠에서는 영화의 내용과는 무관하긴 해도, 클래식이 연주되는 것이 당연했고,

    이후 무성영화에서는 적절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음악이 BGM으로 활용되는 등,

    음악과 영화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오랜 기간을 상호작용해 왔습니다.

     

    그러고 보면<영화음악음악영화>라는 공연명은 참 적절한 것 같아 보입니다. 

    사실 음악도, 영화도, 각각의 장르로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훌륭하지만,

    그 둘의 조화와 융합을 통한 상호작용이 일으키는 시너지효과는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개인적으로는 들거든요.

     

    그래서 얼른 오감을 통해, 그 무한대의 매력을 느끼고 싶었던 저는,

    <영화음악음악영화>기획공연의 서울 공연 날짜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LIG아트홀 앞에서는 <영화음악음악영화>포스터가 관객들을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미 부산에서 있었던 <영화음악음악영화>소식을 듣고 오신 건지,

    제가 간 날이 공연 첫날 이었는데, 공연장이 관객들로 북적북적 하더라구요.^^

     

    여기서 이 기획 공연에 대해 조금 소개해 드려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 데요~

    2010 LIG문화재단의 장기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1기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던

    작곡가 장영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이 <영화음악음악영화>프로젝트입니다.

     

    2011년에는 영화감독 홍상수, 이송희일, 박찬경과 음악감독 정용진, 조브라웅, 이태원의

    협업을 이루어내며 영상과 음악’, ‘영화와 공연이라는 장르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 <영화음악음악영화>는 첫 신고식을 무사히 치뤄냈었는데요.

     

    올해도 작년의 첫 공연에 이어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6인의 영화, 음악 감독들의 참여로

    또 다른 매력의 <영화음악음악영화>기획공연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총 세편의 단편영화와 영화 속 음악이 공연되는 형태로 공연은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이광국영화감독 + ‘연리목음악감독의 <말로는 힘들어>를 시작으로

    정재은영화감독 + ‘최태현음악감독의 <고양이를 돌려줘> 그리고,

    김수현영화감독 + ‘차효선음악감독의 <연소, 석방, 폭발, 대적할 이가 없는>

    순서대로 상영되고, 음악 공연 무대가 관객들에게 선보여졌습니다.

     

     

    <말로는 힘들어> http://bit.ly/Pfe6v8

    [출처] [초대이벤트 l 서울] 영화음악∞음악영화 보고, 듣고, 즐겨보세요! |작성자 아리스테

     

    <말로는 힘들어>는 풋풋한 사랑을 담은 단편영화였습니다.

    영화상연 전에 먼저 음악이 관객들에게 선보여 졌는데요,

    뭐랄까, 개인적으로 <말로는 힘들어>의 음악을 듣고 나서 들은 느낌은

    전반적으로는 보컬에서 오는 느낌이 굉장히 권태롭기도 하고 온화하기도 하며,,

    규칙적인 방울 소리가 뭔가 주술적으로 느껴지는 오묘함도 있었습니다.

     

    제가 공연장이 아닌 나른한 휴일 낮의 순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영화의 내용도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그리고 풋풋한 사랑의 기운을 담아내는

    그런 내용이었던 터라, 음악과 영화가 훨씬 더 조화롭게 와 닿는 느낌이었습니다.

     

    말로 하기 어려워서 그래, 저런 마음이야.”라며

    손끝으로 바람에 팔랑거리는 나뭇잎을 가리키는 소녀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데요,

     

    말로 하기 어려워서 그래, 이 음악을 듣고 있는 내 마음도 저런 마음이야.”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공연을 보셨던 분들은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해하시려나요?^^;;

     

     

    <고양이를 돌려줘> http://bit.ly/Pfe7z4

     

    <고양이를 돌려줘>는 제목 그대로 고양이를 돌려받기 위한 쟁탈전’(?)을 담은 영화입니다.

    반려 동물이 아닌 어떤 소유물이 되어버려 돌려주네, 마네를 두고 싸우는 대학 동창,

    그 가운데 고양이의 몸짓이나 표정은 누가 뭘 하든 관심 없다는 듯 다 포기한 것과 같고,

    고양이의 전 소유주였던 정우는 현 소유주인 혜선에게서 고양이를 되찾아오기 위해

    정말 별 짓을 다합니다. 소심하지만, 아내를 극진히 사랑하는 남자, 그대 이름은 정우’.

     

    음악은 그런 소심한 정우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마치 심장박동소리처럼 들립니다.

    미칠 뜻 뛰는 심장박동처럼 쿵쾅쿵쾅거림과 비트는 긴장감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무언가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고 전투적인 느낌도 나는 음악은

    정우의 소심한 성격을 효과적으로 대비시켜 보여주는 느낌입니다.

     

     

    <연소, 석방, 폭발, 대적할 이가 없는> http://bit.ly/UogDW9 [출처] [초대이벤트 l 서울] 영화음악∞음악영화 보고, 듣고, 즐겨보세요! |작성자 아리스테

     

    마지막 <연소, 석방, 폭발, 대적할 이가 없는>에서는 굉장히 익숙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성우입니다. 여자이지만 중성적인 목소리로 어필하며 세상을 대변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실제로 내 진실이나 스스로를 이야기 한 적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녀의 주변이나, 꿈꿨던 삶을 영화에서 이야기 하고, 여성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스스로에 대해선 말하지 못하고 침묵하다가, 태평소 한 자락의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두 영화가 귀엽기도 하고, 사랑스럽고, 웃음짓게 하는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조금 내면의 탐구를 필요로 하는, 쉽게 말하면 심오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악도 처음에는 세 명의 뮤지션들이 모두 어떤 말을 중얼거리지만,

    관객들이 그 말들의 중첩됨을 명확히 알아듣기는 힘들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말로 세상을 대변하지만, 말로 스스로를 명확히 정의하기는 힘든,

    그런 모습이 음악의 앞부분을 듣고 있는 관객들에게 겹쳐집니다.

     

    삶을 남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가겠다네.’

    뮤지션들은 이런 메시지를 읊으며, 각자의 몸짓을 통해 또 다른 자신을 표현합니다.

    마치 영화의 마지막에서 침묵한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6명의 영화, 음악 감독님 및 공연을 기획한 장영규 프로듀서와 배우들이 참여한

    무대 인사 시간도 공연이 끝난 후에 마련되었는데, 다들 수줍음들이 많으신 건지,

    간단한 인사와 뜻 깊은 작업이 즐거웠다는 말씀만을 남기시고 무대인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실내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현장 분위기를 전해드리지 못해 아쉽습니다ㅜ.)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도 많은 반면에, ‘단순히 영화OST CD로 듣는 것 같진 않을까?’

    이런 생각도 조금은 가지고 <영화음악음악영화>를 관람하러 갔었는데요,

    정말 보고 나와서는 그런 걱정이 모조리 사라져버렸습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공포영화<>에서 귀신이 우물을 기어 나오는 장면 기억하시나요?

    정말 어릴 때 귀신이 브라운관을 뚫고 나올까 봐, 두 눈을 꼭꼭 가리고 봤었는데,

    이번 <영화음악음악영화>공연은 음악이 스크린을 뚫고 무대위로 나와 흐르니,

    주인공들도 정말 스크린 밖을 나와 더욱 제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상영이 끝나고 음악만이 공연되는 가운데도, 제 속에서 그녀는 춤을 계속 추고,

    고양이 쿠마를 두고 혜선’, ‘정우가 고양이를 돌려달라며 치열한 2차전을 벌이기도 하고,

    귀여운 소년소녀 커플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예쁜 사랑을 그려나가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는데요,

    상상력을 동원하여 좀 더 깊게 몰입하고 대화를 나누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과 이야기라는 면에서 뮤지컬과 비슷하기도 하지만, 또 색다른 맛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2013년의 <영화음악음악영화>공연이 벌써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와 음악이 동시에 말을 거는 특별한 경험, <영화음악음악영화>.

     

    부산과 서울에서 진행된 올해 공연은 이미 끝났지만, 보신 분들, 아쉽게 놓치신 분들 모두!

    신선한 경험을 선사해 줄, <영화음악음악영화>를 내년까지 기다려 보기로 해요^^

     

     

     

    위 글은 LIG 아트홀 컬처리포터 '푸른별기린' 님의 글입니다. LIG 아트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구경왔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