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STAGE/CULTURE CITY

    아리스테_artiste 2013. 6. 18. 17:46

    조용한 축제아트쇼 부산 2013



    인류 역사를 흔히 문자로 기록되기 이전의 시대와  후로 나누곤 한다.  그렇다고 문자가 발달하기 시작한 이후의 시간만이 우리 인류가  밟아온 발자취 전부는 아니다인간 최초의 흔적은 고대 동굴의 벽화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기록의 욕구는 시대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인간의본능이라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욕구의 표현 방식은 인류세계가  발전해감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다한편으론 과감해지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단순한 기록으로부터 출발했던 것들은 점차 하나의 예술사조를 형성하기 시작한다예술 작품이 시대의 사상에 영향을받는 것인지 시대의 사상이 작품들에 의해 움직이는 것인지  순서는 모호하지만 말이다 예술사조들은 서로 끊임없는 반동을 이루어 현대 포스트 모더니즘까지 이르렀다이제 우리는 예술을 만드는 주체와 받아들이는 향유자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진 시대에 서있다고   있다.  그만큼 접근이 용이해져 조금만 주위에 손을 뻗으면 예술의 세계에 맞닿을  있는 것이다내가 살고 있는 이곳부산에서도 다양한 예술적 콘텐츠가 제공되는   아트쇼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아트쇼 부산 2013 열린 벡스코는 부산의  문화 중심지라고   있는센텀시티에  위치해 있는데지하철 센텀시티 역에 내려 1 출구로 나가니 바로 찾아   있었다.


      


    아트쇼 부산은 현대 미술의 축제라고 불린다. 축제는 해방을 향한 욕구가 뚜렷하고 비일상적인 성격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여타 요란한 축제와는 달리 아트쇼는 일상의 경계를 넘어 광란의 세계로 인도하지는 않지만 안식처로서 일상을 벗어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아트쇼 부산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를 맞이했는데, 국내외 90여 개의 젊은 갤러리들을 중심으로 하는 참신한 전시 기획을 통해 실험적인 작가의 발굴 및 지원을 현실화하며 새로운 트렌드의 아트 마켓 중심지로 부각되는 현대 미술의 축제를 만들고자 열렸다. ‘Fair’의 이미지와 함께 ‘Show’라는 명칭에 걸맞는 다양한 특별 전시로 일반 대중에게도 예술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신함을 부각시키고자 했던 만큼 전시 형태는 여러 갤러리들이 미로 형태로 위치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인상 깊다.  축제가 열린 벡스코는 워낙 큰 탓에 들어가는 입구가 여러 군데 인데, 특히 본 전시장에서 제 2전시장까지 가는 길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다른 세계에 온 듯한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현실과 다른 세계를 갈망하며 혹은 또 다른 즐거움을 위해 찾아온 사람들의 모습이 한 폭의 시야에 담기기 때문이다.  또한 미술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이 눈에 띄었다. 어린아이 손을 잡고 오는 가족들과 중후한 멋이 돋보이는 노부부 등 세대를 아우르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해 보였다. 


      


    천한 직업으로 무시 받거나 궁중의 화가나 귀족들의 후원이 아니면 그림을 자유롭게 그릴 수 없었던 옛날과는 달리 현대의 작가는 자유를 보장받으며 그들의 세계를 마음껏 구축한다. 그만큼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실험정신이 꽃 피우게 되는 것이다. 뒤샹이 변기를 전시장으로 가져와 ‘샘’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때의 충격을 그 누가 상상이나 해보았겠는가. 진부한 표현 방식은 이제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다. 그러나 예술작품의 수용자들을 비웃으며 그들의 관심을 충족시키려고 하는 듯이 다양하고 과감한 기법과 방식의 작품을 아트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아트쇼 내에서 사진촬영은 사실 금지되어 있었지만 전시장 내의 분위기는 사진 촬영에 구애 받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얼마 전, 미의식과 관련한 교양 수업에서 교수님이 그림 한 점을 이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다. 잠깐 스치듯 보아선 그 작품의 진가를 쉽사리 알 수 없는 말이셨는데,  오래 보아야 묵직한 무엇인가가 다가올 것이라 하셨다. 그것은 비단 그림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그림이든 공예든 모든 예술 작품이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아트쇼에 참가한 700 여 명의 작가들의 2천 5백여 점의 작품을 모두 감상하기에 그 만큼의 진중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못내 아쉽다. 그러나 사진으로 곱씹어 볼 수 있는 행운을 가졌으니 현대 기술의 발달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또한 백남준이나 앤디 워홀 등 누구나 알 법한 대 작가들의 작품을 눈 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되어 있었다. 


      


    아래의 페트릭 휴즈의 작품은  있는 곳에 따라 소실점이 변화되어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그림이 돌출된 형태로 착시현상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작품의 배경은 구겐하임 미술관 내부 풍경이라고 한다여러 가지 효과를 주고 싶었던 것은 서있는 관객들과의 간접적인 소통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을까 작품을 보며 생각해보건대우리네 삶과 닮아있기도 하다우리는 각자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간다때로는  가면이 여러 개가 되기도 하고 무엇이 진짜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다양한 상황 속에서 불쑥 등장하게 되는 우리의 페르소나들이 관점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작품과 연결되는 것은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ART forci  섹션은  foci가 집중하다는 뜻으로 매년 아트쇼 부산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남녀 작가 1명 씩을 선발하여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올해는 안경윤 작가와 장승효 작가의 전시가 마련되었다. 특히 장승효 작가의 작품은 사람들 모두 감탄을 내뱉으며 그 안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사진과 거울을 이용한 꼴라주로 거대한 세계 속에 들어간 느낌이 사람들을 사로잡았음에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 무리 속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으며 공존하는 것은 신선한 쾌감이었다. 


      

     


    수많은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Art Accent ‘Plan B’는 아트쇼 부산 조직위원회에서 기획하는 특별전으로 지역작가 12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간과했던, 혹은 알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 관람객들과 더욱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참여 작가들은 사회와 개인의 불안한 단면/이면을 포착하여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예술 작품이 시대를 반영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처럼 지극히 당연하다. 미적인 감각 속에서 사회 풍자가 드러나는 것인데 Plan B전시에서는 특히 플라스틱 소재의 느낌이 나는 투명한 손 모양이 자판을 두드리거나 전화기에 손을 대고 있는 데 바쁜 현대인을 형상화 하고 있는 듯 했다.


     

     


    또한 정체 모를 무엇인가에 상처 입은 듯한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내는 작품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상처 입은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분노에 차있다. 좋은 것만 담겼으면 하는 예술 작품에서 상처 입은 아이와 분노한 여자를 대면하는 것은 그리 달가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저게 나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고 다시 되새겨 본다면 쉽게 지나칠 수 만은 없었다. 우리는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서로에게 상처 주며, 그리고 상처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우리 사회에 스며든 지 오래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일상은 병든 것으로 치부된다고 볼 수 있다. 경쟁 사회와 자본의 굴레 속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있는 우리는 무엇인가와 ‘소통’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는 제대로 된 치유를 맛보기도 힘들다. 안식처를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힐링’이라는 이름은 또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떻게 쉬어야 할 지 생각하는 것 마저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우리의 선택만이 남아있을 뿐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 열린 아트쇼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예술 작품을 향유하는 것은 작가와의 소통이자 곧 자신과의 소통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 한 사람에게 지친 생활 속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모른다. 다만 우리는 이 전의 시대와는 달리 예술을 소비하고 맘껏 향유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소로는 자신의 참모습을 알기 위해 월든 호수가로 향했다. 한번쯤 예술적 감성을 두드리며 예술 작품 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 될 것이다. 


     


    “ People buy, shares in it. Art for everyone.”


    위 글은 LIG 아트홀 컬처리포터 '정지윤님의 글입니다. LIG 아트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