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STAGE/관객의 시선

    아리스테_artiste 2014. 6. 29. 22:10



    <춤으로써 삶을 이야기하다>

    부산 안무가 시리즈(박은화&신은주)

     6 6()-14(평일 8pm, 주말 및 공휴일 5pm / LIG아트홀 ㆍ부산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비슷하면서도 각자 다른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인생에 정답이란 없는 것이겠지만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같은 철학적인 고민은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예술의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는 학문과 종교와 함께 이러한 삶의 문제들에 접근하고자 함에 있다예술가들은 자신의 미적 전망을 어떤 예술 형식을 통해 드러낸다. LIG 아트홀에서 기획한 ‘부산 안무가 시리즈 이러한 예술의 삶에 대한 반성적 성격을  보여주는 공연들이었다 안무가의 공연은 개인의 이야기이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었다자신을 깊게 파고 들어갔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오히려 세계인 것일까 공연은 각각의 안무가의 개성이 고스란히 배어있어서 외형적인 요소로는 유사함을 발견할  없었지만내용적인 면에서는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느꼈다그것은 삶에대한  안무가의 진지한 고민이었다.

     

     


    ▲ 안무가 박은화의 <Tuning XII-Clay> 공연  

     

     박은화 안무작 <Tuning XII-Clay>

     

     

       내가 <Tuning XII-Clay>에서  것은 영혼과 육체이고 이상과 현실이며, 형상과 질료이다태어나서 대지를 만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그런 고민이 작품 속에 담겨져 있었다공연이 시작될   위를 덮고 있던  천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을 말하는  같았고아무 것도없는 상태혹은 죽음 이전 또는 이후의 상태처럼 느껴졌다아주 구슬프게 울던 여인은 일어나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번,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번 천천히 돌아갔다그것은 죽은 사람이 깨어나 춤을 추는  같은 인상이었다검은 사람들이 몰려와  장막을 제거하고  위에서 사뿐사뿐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마치 영혼이 세상과 만나는  보였다.

     

       무용수들은  몸에 흙을 바르기도 하고  위에서 자유롭게 춤을 췄다자유롭게 춤추는 그들을 막는 것은 없었지만그들은 기뻐 보이지않았다그들의 움직임은 흙을 사랑하면서도 때로는 그것을 거부하는 몸부림처럼 보였다날고 싶어 하는  같았다하늘을 향해 계속해서 도약했지만 중력 때문에 매번  위로 떨어졌다 무엇도 그들이 춤추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지만 스스로가 지닌 한계 때문에 날지 못했다,자유로우면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 안무가 박은화의 <Tuning XII-Clay> 공연  

     

      자신이 가진 한계 속에서도 그들은 춤을 췄다흙이라는 물질은 모양이 없어서 움직인 대로 자국이 남았으며 흔적은 지울 수도 있는 것이었다또는 타인에 의해 흔적이 지워지기도 했다고른  위에서 다시 춤추는 그들의 동작은 이전보다 세련되고 고요했다흙과   친해진것처럼 보이기도 했고자신들이  수는 없음을 깨달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그들은 정말로 흙을 사랑하는  같았다흙을 만지고 느끼는눈빛에 두려움이란 전혀 없었으며도발적이고도 노련한 모습이었다.

     

     그들은 춤을 추고 나서  위에 누워 손으로 자기 주변에 금을 그었다세상에 흔적을 남기려는 듯이하지만 금도  지워지고  것이다위에서는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공연의 마지막에 흙을 향해 과감하게 손을 내리꽂는 동작은 초반에  위를 사뿐거리며 맴돌던 동작과 대조적이었다세상과의 만남 이후에 세상을 사랑하게 되었음을 말하는 것일까.

     

      


    ▲ 안무가 신은주의 <時一撫 시간을 만지다> 공연  

     

     

    신은주 안무작 <時一撫 시간을 만지다>

     

       <時一撫 시간을 만지다>에서는 하나이면서 전체로서의 인간을 느낄  있었다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들 사이에 있는 사람을 의미하듯이인간은 홀몸이지만 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공연 초반 빛을 향해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은 꽃송이들 같았다무리지은 사람들 앞에는  여인이 있었고그녀는 빛을 느끼고 있었다꽃송이 같은 사람들은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같은 동작을 하면서도 약간의 시간차가 있었다시간의 간격을 두고서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은 공연 내내 반복되었는데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고 느꼈다.

     

       우리는 각자 주어진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는 모두 같은 존재들인 것이다비슷한 종류의 감정을 느끼지만 각자의 시간 속에서 고유의 감정을 갖는다춤추는 이들은 자신만의 춤을 추다가  사람과 함께 무리를 이루기 시작했고함께 춤을 추자 각각의 꽃송이들이 전체로서 하나의  되는  했다무리는 고정되지 않고 변형을 계속해나갔다전체를 가로지르는 사람도 보였고, 무리를 벗어난 사람도 있었다.

     

       무리지은 사람들 속에 홀로 있던 여인은 무리를 이끄는 것처럼 보였다아니 이끈다기보다 무리가 그녀에게 이끌리는 것처럼 보였다여인은 외로워 보였다그녀는 스쳐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며 괴로워하기도 하고음악이 멎었을  멈춰버린 시간을 의식적으로 보내기라도 하는 춤을 추었다그러다  남자가 등장하여 여인에게 시선을 보내면서 서로를 의식하고 사람 사이에 말은 없었지만 서로 사랑에 빠진 했다.

     

       공연 구성 자체가 독립된 이야기들(여인과 춤추는 사람들) 구성되어 있으면서도  사건이 서로 만나 영향을 주곤 하였다여인이 사라지고 무용수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붉은 네모 속에서 홀로 춤을 췄다그들의 춤에는 불안과 고통고뇌가 담겨 있어서 춤이라기보다 삶처럼 보였다각각의 동작은 모두 달랐지만 전체적으로는 같은 모습과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같았다그들은 각자의 춤을 혹은 삶을 견디고 있었고,각자의 고통에 갇혀서 주변을 바라보지는 못했지만 결국 함께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저마다의 고통을 느낀 이후에 타인의 고통 또한 이해한 듯이 보였다독립적이던 붉은 네모들이 만나고 겹쳐지면서 함께 춤을 췄다그런데 공유된 네모 속에서 무리를 이루다가도 다시 분리되어 각자가 되기도 하는 등흩어지고 모이고를 반복하였다함께 모여 춤을  혼자일 때보다  크고 강한 동작을   있었다함께함으로써 힘을 가질  있었다그러나 함께 이후에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각자의 몫으로 남았다무리 중 하나로 존재하지만 결코 자기를 벗어나 타인이 되지도, 타인이 자신이  수도 없기 때문에 외로움은 벗어날  없는 숙명처럼 느껴졌다이러한 슬픔을 토로하듯 그들은 답답한 가슴을 묶고 있던  끈을 풀어 헤쳤다한을 푸는 듯이 가슴을 풀어헤치고서 서로에게 가슴을 드러낸 모습은 한결 후련해 보이기도 했다.

     

     


    ▲ 안무가 신은주의 <時一撫 시간을 만지다> 공연  

     

        무용수들이 모두 퇴장한 마지막 장면에서 천장에서 비가 내렸 때의 먹먹한 감정을 지울 수가 없다그들은 춤을 추고 사라졌지만 춤을  시간은 고스란히 기억으로 남아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끼게  감정은 결코 허무하지 않은 것이었다

     

     공연을 너무 심각하게 보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안무가는 자신의  속에 인생을 담고자   같았다 개인의 인생은 심각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산 안무가 시리즈  공연은 독창성이 돋보인다스스로 느낀 삶을 자신만의 색으로 풀어내었기 때문이다동시에 창작물 속에는 개인이 마주쳤었던 세계가 담겨 있어서 개인을 넘어선 보편적인 요소도 느낄  있었다무용 공연이었지만 마치   권을읽은  같았다그렇지만 책이 아닌 무용이 가져다  삶에 대한 사유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느낌까지 담겨져서보다 강렬하고 짙은 파장으로 다가왔다.





    위 글은 LIG 아트홀 컬처리포터 '백규원'님의 글입니다.

    LIG 아트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자주 들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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