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STAGE/관객의 시선

    아리스테_artiste 2014. 7. 1. 17:06


    자유로움 속에서 깨닫는 성찰의 시간

    [김오키의 음악 대작전

    작전명 #3. 오키나와 위령의 날 <사랑과 평화> with 아야 이세키(Aya Iseki)

    2014 6 23일(월) 8PM / LIG아트홀ㆍ합정

     


     ▲김오키(색소폰), 준 킴(기타)

     

    김오키는 호기심을 자극한다비보이 출신이라는 그의 배경이나 색소폰을 연주하는 그의 음악 모두가 그렇다김오키를 인터뷰 등을 통해 먼저 접한 이들은 그가 연주하는 ‘프리재즈에 대해서혹은 그가 종종 인터뷰를 통해 말하는 ‘나는 재즈 연주자가 아니다라는 문장에 먼저 반응할 것이다이 간극이 그를 흥미롭게 만든다그보다 더 흥미로운 건 그의 세계관이다그는 ‘미국 본토의 음악인 재즈를 한국 사람이 지닌 개성으로 연주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팀 이름을 ‘동양청년이라고 짓고, 2005년경 우연히 오키나와로 여행을 갔다가 그 지역 음악가들과 어울리면서 오키나와가 겪은 번잡한 역사와 그에 굴하지 않는 지역민들의 자존감에 감명받아 이름을 김오키로 지었다그에게는 ‘독립성 ‘자존감이 중요한 키워드라고 짐작할 수 있고, (프리)재즈는 바로 이런 세계관을 풀어내는 방법이라고 여길 만하다.


     ▲동양청년 & 아야 이세키(Aya Iseki)

     

    6 23일에 열린 [김오키의 음악 대작전]의 세 번째 공연 <오키나와 위령의 날사랑과 평화>는 오키나와 전통 악기인 산신을 연주하는 아야 이세키(Aya Iseki)와의 협연으로 진행되었다. 6 23일은 오키나와에서 지정한 ‘위령의 날이란 이름의 공휴일이다태평양 전쟁 말기의 격전지였던 오키나와에서 사망한 희생자를 위한 날그래서 이날 공연에도 같은 이름이 붙었다. ‘위령의 날이라는 부제 덕분에 공연 전에는 왠지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가 예상되었지만정작 공연이 시작된 후에는 시종일관 즐겁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되었다루프 머신을 통해 반복되는 김윤철의 베이스 라인 위에 준 킴의 기타와 서경수의 드럼이 합을 보태는 구성을 취했다그렇게 조성된 배경 위에 김오키의 색소폰과 아야 이세키의 산신 연주가 자유롭게 겹치거나 엇갈리며 흩뿌려지는 구조의 공연이 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아야 이세키(Aya Iseki), 김윤철(베이스서경수(드럼), 준 킴(기타)


    산신은 일본의 전통 악기인 샤미센의 원형이기도 하다샤미센은 중국으로부터 일본에 전파되었는데 그 연결지점이 오키나와였다보통 알려진 샤미센보다 작은 형태로 휴대가 쉽고 샤미센보다 조금 더 정겨운 소리를 낸다그래서 민요나 동요와도 잘 어울리고 팝에도 종종 쓰인다.전쟁 중에는 깡통으로 산신을 만들어 연주를 했다고 할 정도로 오키나와에서는 일상적으로 연주되는 악기이자 오키나와의 역사와 분리될 수 없는 악기이기도 하다그 점에서 아야 이세키가 연주하는 산신의 음색이 이 공연을 거의 주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실제로 공연에서 색소폰은 산신 연주에 맞춰 뒤로 물러나기도 하고 앞서 가는가 싶다가 금새 사라지곤 했다무대 중심에 서 있는 아야 이세키와 객석에서 볼 때 왼편 끝에 서 있는 김오키의 구도 역시 산신을 가운데 두고 음악적 구조가 전개되는 과정을 강조하는 듯 했다.


     ▲동양청년 & 아야 이세키(Aya Iseki)

     

    공연은 중간중간 김오키의 서툴러서 정감 있는 진행과 아야 이세키의 귀여운 멘트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유지했다아쉬움이라면 이 공연의 맥락, ‘위령의 날이라는 부제가 붙은 배경오키나와 역사와 아야 이세키가 마련한 민요나 동요를 포함한 음악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추가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오키나와의 역사가 한국의 제주도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 역시 이 공연을 통해 감지되는 부분이기도 하다일본과 한국을 대표하는 휴양지가 사실은 본토에 의해 끊임없이 개발지이자 관광지로 대상화되는 맥락은우리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입장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공연의 모든 곡이 그런 주제로 일관되게 흐른 건 아니다오히려 ‘오키나와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대중적인 접근성을 높이는 스토리를 구성하는 방식을 취했다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알려진 오키나와 정령 ‘키지무나에 관한 노래 “チョンチョンキジムナー(온다 온다 키지무나가)”를 비롯해오키나와 밴드 비긴의 곡에 가수 모리야마 요코가 자전적인 가사를 붙여 2002년부터 4년 동안 일본의 레코드대상과 같은 각종 상을 휩쓴 히트곡 “涙そうそう(눈물이 주룩주룩)”, 95 1 17일에 발생한 한신-아와이 대지진 추모곡으로 만들어져 최근 후쿠시마 사태에서도 많이 언급된 “満月(만월의 저녁)”, 김오키가 아야 이세키를 만난 곳이기도 한 오키나와의 게스트하우스 ‘오리온 스타 하우스를 모티브로 삼은 “Orion star house” 등이 흘렀다.


     동양청년 & 아야 이세키(Aya Iseki)

     

    사실 공연을 보는 중에는 약간의 설명과 관객들에게 조금 더 친절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공연이 끝난 뒤에는 생각을 바꿨다김오키나 아야 이세키의 음악에서 중요한 건 멜로디나 음율이 아니다즉흥성 위에서 김오키라는 특정 연주자만 낼 수 있는 소리와 산신이란 악기가 만드는 음색이 중요하다기존의 음악적인 틀과 다른 음악관습적인 맥락에서 배제된 소리의 요소가 중요해지는 것은 음악을 청취하는 사람들이 좀 더 적극적이고 창의적이 되기를 요구한다이때 설명은 오히려 관객의 감상의 폭을 제한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그 점에서 이번 공연이 이해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무난하고 감상적인 공연은 아니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공연이었다더불어 우리는 어쩌면 지나친 친절함 속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요컨대 우리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정확한 언어로 전환될 수 없는 어떤 감각에 집중하는 대신 에어컨 사용법이나 직장생활 가이드 같은 매뉴얼에 익숙해진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김오키와 아야 이세키의 협연은 언뜻 가벼워 보일 정도로 편안하고 느긋했지만 거기서 건진 ‘질문은 가볍지 않다그 점에서 서울에서 치러진 오키나와 위령의 날은 이곳에 있는 우리가 저쪽에 있는 자들을 위로하기보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로 전환되어야 한다.

     



    위 글은 LIG아트홀 컬처리포터 '차우진'님의 글입니다.

    LIG아트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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