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STAGE/관객의 시선

    아리스테_artiste 2014. 11. 25. 13:03


      

     

    이상민 드럼 솔로 프로젝트 Review


    <BEAT>

    2014년 11월 01일(토) 7pm, LIG아트홀ㆍ강남

     

     

     

    전 세계의 드러머 중, 그룹의 리더로 활동하는 뮤지션이 몇이나 될까? 

    필자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3명의 리더 드러머를 언급해보겠다.

     

    색소폰의 거장 웨인 쇼터 콰르텟의 드러머이며, 조슈아 레드맨, SF 재즈 콜렉티브 등 수많은 뮤지션들의 사이드맨으로 활동한 브라이언 블레이드.

    허비 핸콕의 눈에 띄어 버클리 시절부터 테렌스 블란차드, 커트 로젠윙클, 그레첸 팔라토의 드러머로 활동해 온 켄드릭 스캇.

    본인 이름의 트리오, 콰르텟, 그룹, 펑크밥, 플릭 모우틴 호닉 등 자신이 리더가 되어 다양한 구성으로 연주하며, 사이드맨으로 활발한 활동 중인 아리 호닉.

     

    한국에도 리더로서 활동하는 드러머가 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이런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재즈의 최전선, 첨단과 만나는 경계. 테크닉, 그루브, 음악성을 모두 겸비한 드러머.’ 바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한국인 드러머 이상민이다.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드러머들은 학창시절에 중, 고교 혹은 교회 밴드부 생활을 시작하면서 악기를 치기 시작했을 텐데, 이상민은 남달랐다. 그의 데뷔 나이는 무려 17살이었고 타고난 음악성과 잠재력이 표출되면서 일찍이 필드에 나올 수 있었다. 서울재즈아카데미 1기생 시절, 버클리 유학 1.5세대 혹은 2세대라고 불리 우는 한충완, 한상원, 정원영, 김광민 등 쟁쟁한 연주인들의 눈에 발탁되었고, 당시 MBC의 비주류 음악 프로그램으로 연주인들 사이에서 각광 받던 일요예술무대의 하우스 밴드멤버로 활약하며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로 한국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것도 잠시였다.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한, 음악적 천재라 불리던 드럼 청년은 세션맨으로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기회와 명성을 뒤로하고 보스턴 버클리 음대 유학길에 올랐다. 버클리 재학시절 이상민과 함께 수학했던 한국인 연주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가요 세션과 이적이 보컬로 활동했던 그룹 ‘긱스’의 활동으로 다져진 그의 실력은 유학 시절 버클리 음대 클래스 중 하나인 ‘Tower of Power’(미국을 대표하는 Funk 밴드) 앙상블 클래스를 통해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점차 퍼져나갔다고 한다.

     

    긱스의 드러머, 2002년 버클리 유학, 그 후 2008년 자라섬 국제 재즈콩쿠르 1위. 그간의 수많은 경험과 노력이 묻어난 창작을 통해 발매한 그의 첫 리더작 <Evolution>은 1집이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다소 무리하게 여러 가지 스타일을 한 앨범에 담아 내려 한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앨범 타이틀처럼 진화적이며, 그가 주로 추구하는 테크니컬한 스타일의 드러밍이 주로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11월 1일 LIG아트홀 강남에서 열린 이상민 드럼 솔로 프로젝트 <BEAT>의 전반적인 음악 스타일은 현재 전 세계적 트렌드인 일렉트로닉이 중점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의 1집의 타이틀인 <Evolution>에 이어 2014년 5월, ‘로버트 글레스퍼 익스페리먼트’에서 색소폰과 보코더를 담당하고 있는 자메이카 출신 케이지 벤자민이 참여하여 이슈가 된 공연 <이상민 그룹 : Seoul-New York Junction>의 연장 선상에서 선보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상민 드럼 솔로 프로젝트는 원맨밴드 특성에 맞도록, 기본적인 드럼 셋업과는 조금 다르게 베이스드럼, 스네어, 로우스네어, 심벌, 일렉트릭패드, 랩탑 등으로 구성되었다.

    베이스 드럼 위에는 탐탐 대신 전자패드가 장착되었고, 직접 연주하며 스틱으로 치는 헤드에는 트리거를 달아 드럼모듈과 혼합된 사운드가 나오게 하였다. 보이스가 들어가는 마이크에 랩탑을 이용하여 딜레이와의 하모나이져로 보컬의 사운드 조절 하였고, 또한 패드로 멜로디와 시퀀싱된 코드를 트랙별로 나누어 놓아 순간순간 본인의 리듬을 그 자리에서 녹음하여 틀어놓는, 일명 루프 시스템을 이용하여 본인의 드러밍을 루핑하는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었다. 긱스 시절부터 그의 1집에서도 대중성과 음악성을 함께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듯, 이번 솔로 프로젝트 또한 본인의 목소리를 음악적 사운드의 한 부분으로 사용하였다.

     

    첫 번째 곡 <Beat>에서는 심벌에 장착된 트리거 효과와 패드에 미리 입력한 2개의 코드진행을 컴퓨터 시퀀서 프로그램으로 바로 녹음하여 루핑1시켜놓고 스네어 드럼으로 점차 발전시켜, 본인이 연주한 리듬을 덧붙여 루핑 후 필터링하며 사운드를 발전시키는 약간은 몽환적이며 실험적인 사운드로 문을 열었다.

     

    두 번째 곡 <Freeze Up>은 지난 5월 뉴욕에서 함께 활동 중인 뮤지션들과도 연주했던 곡으로, 색소폰의 멜로디 라인을 랩탑에 미리 시퀀싱 후 심벌을 칠 때마다 그 순서대로 음이 나오게 설정해놓고, 패드에 트랙별로 다른 코드를 시퀀싱 해놓아 파트가 바뀔 때마다 패드를 이용하여 분위기를 전환하였다. 여러 명이 연주할 때보다 스틱이 떨어지면서 모든 소리가 동시 다발적으로 들리니, 의도한 건 아니었겠지만 마치 기계가 정확히 연주하는듯한 느낌이 든 곡이었다.

     

    세 번째 곡 <돌이킬 수 없는> 에서 이상민은 1집 때처럼 본인이 연주하며 노래를 하였는데, 7/8박자 곡으로 노래가 진행되는 동안 딜레이와 리버브를 이용하여 독특한 음색을 연출하였다. 보컬 전문이 아닌 드러머 이상민이 만들어 내는 전자음들은 때로는 부드럽게, 조금은 세심하면서 절제된 사운드로 관객들이 공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네 번째 곡 <Road>에서는 템포 90 정도의 힙합적인 그루브에 전자패드로 멜로디를 연주하는 동시에, 즉석 루핑을 통해 높은 하이음의 보이스로 노래하며 본인이 딜레이와 리버브를 조절하며 톤을 조절하였다. 이 곡 역시 첫 번째 곡과 마찬가지로 몽환적이며 따뜻한 색채가 묻어나고, 때로는 서정적이며 한편으로는 북유럽의 넓은 평야와 초원을 떠오르게 한다.

     

    다섯 번째 곡 ‘어디로 가야 해’는 하프타임셔플 느낌의 곡으로, 4마디 안에 4분음표로 다운비트에 정확하게 떨어지는 곡으로 3개의 코드를 가지고 각각 다른 파트마다 리듬의 변화를 주어 단순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6연음 느낌의 하이햇 그루브로 리듬을 표현해냈을 때는 이상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리듬적인 해석이 돋보였다.

     

    여섯 번째 곡 <31>은 9/4 박자 형식의 곡으로, 베이스 드럼에 트리거를 통해 베이스 패턴을 입혀 정해진 베이스 라인을 가지고 그 위에 솔로를 하는 형태의 곡이다. 여기서 이상민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것은, 한 마디 안에 떨어질 수 있는 베이스 라인을 생각하며 그 위에서 실시간 라이브 솔로를 하는 것이었다. 발은 절제되어 있는 상태에서 손으로만 표현해 낸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드러머로서 가장 고난도 테크닉인 인디펜던트 드러밍(사지 분리)을 한껏 보여 주었다.

     

     

     


     

     

     

    일곱 번째 곡 <빚은>은 이상민이 게스트 래퍼와 함께 즉흥으로 연주한 일종의 잼 형태의 곡이었다. 리허설도 몇 번 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이 함께 그 날의 분위기에 따라 진행한 곡은 전형적인 일렉트로닉 형태로, 패드의 신스 베이스까지 표현하며 댄스클럽이 연상되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장난스러운 래퍼의 멘트는 공연장의 분위기도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여덟 번째 곡 <Hope>는 힙합 스타일의 그루브에 4마디 단위의 트리거 베이스드럼 패턴을 루핑한 후 랩과 함께 이상민의 노래로 즉흥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독특한 악기 구성이 조금씩 팽창되며 긴장감이 감돌고 때로는 음산한 분위기마저 내는 실험적인 듀오의 무대였다. 

     

    마지막으로 <밖에는>, <Evolution Comes in>, <Indifference> 이렇게 3곡이 메들리로 진행되었다.

    전자패드 사운드로 지정된 멜로디를 연주하였고, 4/4박짜리 곡이지만 리듬분할을 3, 5, 5, 3박자의 형태로 연주되어 듣는 청중으로 하여금 마치 박자를 꼬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중간에 스네어 트리거에 브라스 효과를 덧붙인 솔로 파트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댄스 베이스 패턴으로 루핑 후 실시간으로 필터링과 하모나이져를 통한 사운드 이펙팅으로 3곡의 메들리를 들려주었다.

     

    앵콜곡은 드럼 고유의 어쿠스틱 사운드로, 이상민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십분 발휘한 솔로 곡이었다. 컴비네이션 테크닉과 보여주기라도 하듯 빠른 속도의 싱글스트로크 솔로, 스윙 리듬, 끝으로 힙합 그루브로 전환되며 그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파트마다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드러머로서 리더가 된다는 것, 그것도 솔로로서 하모니, 멜로디까지 표현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마일스 데이비스나 허피 핸콕 역시 메인스트림을 기반으로 했지만, 늘 새로움에 목말라 하며 새로운 음악의 지평을 열었다. 다만 한 가지 말해둘 것은 이와 같은 구성이 새롭다거나 신기해할 거리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90년대 후반, 일본의 대표적인 퓨전재즈밴드 ‘카시오페아’ 출신의 드러머 아키라 짐보가 전자패드와 어쿠스틱 드럼을 결합한 드러밍을 최초로 선보였다. 역시 멜로디, 코드, 베이스패턴을 가진 라이브 연주였다. 이 모든 것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에 당시 모든 드러머들이 감탄했다.

     

    이스라엘 출신 베이시스트 ‘아비샤이 코헨’의 드러머로 유명해진 뉴저지 출신 마크 쥴리아나는 ‘Beat Music’이라는 일렉트로닉 성향의 팀을 결성하여 활동 중이며, 2014년 초 재즈 피아니스트 브레드 멜다우와 함께 둘의 이름을 합친 ‘Meliana’라는 프로젝트를 결성하여 이펙터와 전자패드를 이용한 일렉트로닉 음악을 선보였다. 

     

    분명히 15년 전과 지금의 음악성향은 많이 바뀌었다. 그들의 과거 전적을 봤을 때 이상민은 그들이 개척해놓은 여정의 길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드러머가 혼자 보여 주는, 말 그대로 원맨밴드이다 보니 자신의 곡에서는 안정적인 플레이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사운드 이펙트 접목은 다소 부족한 모습이 보였고 아직은 균형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인으로서, 그 치열한 뉴욕 씬에서 그것도 재즈 뮤지션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음악적 열정을 쏟아가며 살아가고 있는 그가 이 솔로 프로젝트로 국내외적으로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들지만, 어찌 되었건 이상민은 여느 드러머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부분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훌륭히 해냈다. 아직은 서른 중반이 갓 넘은 젊은 청년의 모습이지만, 그는 분명 한국재즈의 존재감에 큰 부분을 차지함은 틀림없다. 앞으로 그의 차기작이 기대되며, 무한한 도전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홍기 Drummer & Composer

     

    )백석대학교 기독교 실용음악과 겸임교수 재직중,

    서울예술대학교,동덕여자대학교,숭실대학교,단국대학교,서경대학교 외래교수

    전)백석예술대학교,한국예술원 출강

     

    국내드러머 해외 첫 리더작 Hong Gie Kim & The European Connection 유럽발매 영국,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독일,한국,일본 발매
    암스텔담.헤이그,로테르담 지역 재즈클럽 연주활동(Bimhuis, Sugar Factory, Old Quarter, Hereen van Amstel, De Kluis, Cafe Alto, Beater Zoet, Panama, KHL, Zaal 100, Dizzy 등)

    마이스페이스 

     

     

     

     

     

    위 글은 김홍기 님의 글로, LIG아트홀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참고 바랍니다.

     

     

     

     



    좋은 블로그 잘보고갑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시고 행복하세요.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