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구석구석

릴리 2016. 6. 3. 16:30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떠나보는 시간여행/

-경북 영주 안동 예천 문경 힐링여행-



  설레임 속에 떠났다가 아쉬움을 안고 돌아오는 여행,

  그 아쉬움 때문에 난 또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꾸곤 한다.

  일상에 지치고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LTE급으로 달려가는 시간의 흐름이 버거울 때면

잃어가는 '나'를 찾아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시간이 멈춘 곳, 옛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시원한 솔바람 타고 들려올 것만 같은 곳,

천천히 골목을 걷다가 마당 넓은 고택의 낮으막한 담 안쪽을 흘낏거리는 재미가 있는 곳,

하얀 도포 입은 선비와 마주친다 해도 어색할 것 하나도 없는 마을, 그런 곳엘 다녀왔다.


   월간 포토닷 주관으로 실시한 '포토 챌린지 경상북도' 프로그램에 참가해 3박 4일 일정으로

영주 선비촌과 소수서원, 안동 하회마을, 예천 곤충생태 체험관, 강줄기 따라 시원한 바람을 가로지르며

레일바이크를 달릴 수 있는 문경을 여행했다.

  백종하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특강이 곁들여진 이번 여행에서 돌아올 즈음엔 

그동안 지쳐 있던 몸과 마음에 어느 새 여유로움과 함께 에너지로 듬뿍 채워져 있음을 발견한 힐링 타임이었다.

 






▲영주 무섬 외나무다리

홈페이지 : http://moosum.koreaimg.com/pubwww/moosum/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꼭 가보고 싶었던 영주 무섬마을의 외나무다리가 반가웠다.

마을을 휘감아 도는 내성천이 있는 이 마을은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물섬’으로 불리다가

‘무섬’이 되었다는 곳. 선성 김씨와 반남 박씨의 집성촌으로도 유명한 이곳 가옥들은 모두 강물을

마주보고 있는 구조라는 것도 흥미롭다.

  200년 가까운 고택에서 민박할 수도 있는 아름다운 무섬마을에서 하룻저녁 묵고 오지 못한 게 아쉽다.





▲영주 소수서원

주소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40

홈페이지 : http://www.seonbichon.or.kr


  이번 경북 일대 여행에서 내 나름대로 정한 주제는 ‘소통’이었다. 특히 한옥의 아름다움과 거기에 담겨진

‘만남’ ‘소통’ ‘대화’를 찍고 싶었던 것.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앞뒤로 툭 터진 대청마루가 보이고 거기에

앉아 두런두런 나누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열린 문으로 뒤꼍도 보이고 건너편 산도 보이는, 바람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는 집을

담고 싶었다. 세상인심이 아무리 각박해져도 안에 들어서면 집안 곳곳에서 정이 느껴지고 사람 냄새가 나서

좋은 게 우리의 한옥이다. 낮게 쌓은 담 너머로 살짝 들여다보는 집안의 풍경은 무언가를 그립게 하고 잊고

살았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영주 선비촌

홈페이지 : http://www.seonbichon.or.kr




   옛 선비들이 살았던 실제 공간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선비촌과 한국 선비문화수련원에서는

선비의 멋과 풍류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어 먼 옛날로의

시간여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곳이다.

저잣거리 주막에서 마시는 막걸리 한잔으로 잠시나마 힘든 일상을 잊을 수 있다면

이 또한 피곤한 영혼에 힐링이 되지 않겠는가.




▲안동 병산서원

주소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리 30번지

홈페이지 : http://hahoe2.andong.com/




  속세와 뚝 떨어진 세상에 와 있는 듯 고즈넉함과 편안함을 주는 병산서원은 안동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사방이 트인 2층 누각 만대루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통쾌함이 있다.

 만대루의 만대는 두보의 시 <백제성루>에 나오는 ‘푸른 절벽은 오후 늦게 대할 만하니’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만대루에 올라 석양에 물든 앞산과 그 앞을 흐르는 낙동강 물줄기를 바라보노라면 시 한 수 저절로 읊어질 것 같은

넉넉함이 배어나온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수직 기둥의 배열과 주춧돌에서 과거 유생들의 곧은 심지를 엿보았다면

과장된 표현일까.(요즘은 만대루에 오르는 게 금지되어 있다)








▲안동 <하회별신굿탈놀이>


   안동 하회마을에 가면 꼭 봐야할 공연이 하회별신굿탈놀이다.

국가 중요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하회별신굿 탈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마을 굿의

일환이었던 것이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의 주요 공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분질서가 엄격했던 시대적 배경에서 지배 계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하회라는 양반 마을에서 양반의 묵인하에 탈을 쓰고 해학적으로 풀어내 계층간 갈등을 해소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는 탈놀이다.




                             ▲▼안동 하회마을(홈페이지 : http://www.hahoe.or.kr/)

                         


                          (위 사진은 화천서원-부용대 오르는 입구)

                          (아래 사진은 서애 류성룡종택 충효당)

                 


   열린 문을 통해 보는 고택의 부분적인 모습들은 나를 그 속에 빠져들게 하고 끝없는 상상 속으로

이끄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이마를 맞댄 기와지붕이 참으로 정겹고,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바람을 맞으며 누마루에 올라

바라보는 시골풍경은 마음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마음속을 온통 비워내게 만든다.

   낙동강의 품 안에 놓인 하회마을에서 가장 큰 고택인 양진당이 장엄한 분위기라면

충효당은 우아함과 아기자기함을 두루 갖춘 곳이어서 이곳 또한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장소다. 

이번 여행에서는 건물 전체를 담기보다 열려 있는 문을 통해 보이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즐기는데 집중했다.

그런 마음으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니 전에 보이지 않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통’ ‘대화’ ‘만남’ 그리고 ‘헤어짐’…. 내게 남은 삶 중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것과 만나고 소통하며

나누고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될까.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실수와 후회를 거듭할까.

문득 존재에 대한 슬픔이 밀려오기도 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데 왜 슬픈 생각이 드는 걸까, 참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이것도 여행이 주는 감성이려니 스스로 달래며 느린 걸음으로 다음 장소를 향한다.










▲▼예천 용궁역과 역 앞의 그네 의자

주소 : 경북 예천군 용궁면 읍부리 366

문의 : 1544-7788


   이번엔 ‘토끼간 빵’을 판다는 예천 용궁역으로 가보자.

 많은 여행객들이 용궁역을 찾는 이유는 이 빵을 맛보기 위해서라는데,

이 빵에는 진짜 토끼의 간이 들어갈까? 궁금해서 묻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고 한다.

역장도 역무원도 없는 간이역 용궁역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가

3년 전부터 지역 명물로 급부상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토끼간 빵’ 때문이라고 하니,

작은 아이디어가 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1등 공신인 셈이다.

 

  호기심에 방금 만들어 낸 빵을 한 상자 사보니 모양이 동그랗거나 약간 타원형으로 생긴 것이

토끼의 간 생김새를 짐작케 해준다. 안에 팥소가 들어 달달하고 고소한 맛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역과 선로 사이에 청룡 한 마리가 지키고 있는 그 옆으로 그네 의자가 간이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이 그네에 앉아 에너지를 충전하며 다음 여정을 기다린다. 

 



▲문경 레일바이크(철로자전거)

주소 :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116-7

문의 : 054-553-8300


석탄 열차가 다니던 철로를 이용해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게 만든 곳이 있는데

진남역을 출발해 구랑리역을 돌아 출발역으로 되돌아오는데 1시간 남짓 걸린다.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며 달리는 동안 터널을 지나기도 하고 강 옆을 달리기도 한다.

멀리 산등성이에 걸린 구름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광을 즐기며 가족과 혹은 연인,

친구와 페달을 밟는 내내 즐거운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혼자가 아니어서 행복하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되는 여정이다.


▲예천 곤충생태체험관

주소 : 경북 예천군 효자면 은풍로 1045

문의 : 054-652-5876

홈페이지 : http://www.ycinsect.go.kr/open.content/ko/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으로 나는 오늘도 가방을 꾸린다.

나에게 ‘수고했다’며 스스로를 토닥여줄 수 있는 또다른 여행을 준비한다.

새로운 만남과 소통을 기다리며….





(이 글은 '월간 포토닷 6월호'에 게재한 글입니다)



비밀댓글입니다
이번 연휴에 저도 잠시 쉼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잠시 떠나보려 합니다..
6월의 첫금요일 보람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_^(파이팅)
잘보고 갑니다 (짱)
공감하고 갑니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좀 어떠신지요?
늘 좋은 글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
내 블로그 글좀 찾으러 왔다가 들립니다.
근 일년만에 나들이 포스팅을 하신듯 해요
잘 하셨습니다 지난주말 봉원사에 들렸더니 릴리님 연꽃사진 생각이났어요
자주 나들이 하셔서 좋은 에너지 받으시구요
릴리님 안녕하셨어요?
삶의 쉼표가 필요할때 힐링이 되는
여행은 보약과 같은것 같습니다.
고택이 풍기는 여유로움,운치가 여행의
설레임을 충족시켜 드렸을것 같네요^
사진 기법에서 한층 높아진 변화가 엿보입니다. 멋집니다.
건강하시지요? 잘 다녀 오셨고요.^^
언니 잘지내시죠?
이제 저도 봄시즌 끝나서 한가해졌지만
경상도 여행책 발간하고 맞물러서 또 바빠졌어요
이번 탈고 끝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데
그렇게되면 또 무심한 바라미가 되버릴거같고
얼굴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싶고
이번달 지나고 7월에 전화해서 한번 얼굴봐요..
장마철 건강 지키시고
늘 행복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들러봅니다.
영주 안동 예천, 좋아하는 곳들인데
가본지가 한참입니다
고운 날 되십시오
중복 더위 ..
조금 더 견디면 ...
머쟌아 가을이 옵니다...
파이팅 하시길요^^
더운데 건강히잘지내시지요 릴리님.
경북여행 다녀오셨나봅니다 더운데 건강잘챙기세요.
철도의 날 보람되고 행복하게 보내세요^_^(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