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

임현철 2008. 8. 2. 20:03

보기 드문 ‘효자’, 그는 누구일까?


새로운 길을 색다른 만남을 안겨줍니다!
여수시 고락산 산행 중에 만난 ‘효자’

 

평상시 오르던 길 초입에 자리한 묘.

 

산행 중, 사람들의 이런저런 일상과 접하게 됩니다. 거의 매일 같은 코스로 산행하다 보니 아들 녀석 지겨웠나 봅니다.

 

“아빠, 왜 우리는 매일 이쪽으로만 와요? 오늘은 반대쪽으로 가요!”

“엄마 생각에는 이 코스가 쉬엄쉬엄 오르다, 산에 적응 될 쯤 본격적으로 오르는 맛이 난다는구나. 아빠도 같은 생각인데. 왜, 싫어?”
“날마다 같은 코스로 오르니까 싫증나잖아요. 새로운 길도 가봐야죠.”

 

아들은 입이 튀어 나왔습니다. 저도 며칠 전, 아내에게 똑같은 말을 했는데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아들의 불만에 찬 얼굴을 보더니, 드디어 아내가 입을 열였습니다.

 

“오늘은 그냥 이리 오르고, 다음에 반대쪽으로 오르자~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자식에겐 마음이 흔들렸나 봅니다. 어제는 가족이 서울 간 틈을 타 반대쪽으로 산행 길에 올랐습니다.

 

해가 진 자리의 흔적.

 

중년의 남자, 터벅터벅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뉘엿뉘엿 서산으로 떨어지는 저녁노을. 가지가지 색깔 참 곱더군요. 자연의 색을 어찌 따라 갈까 싶게 예쁘더라구요.

 

그러던 중, 중년 남자가 혼자 터벅터벅 올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막연히 ‘시원해지길 기다려 산행 길에 나섰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산에 오르지 않고, 옆으로 새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잘 단장된 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묘 앞에 서더니 무슨 말인가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넙죽 절을 올리더군요. 그 후, 망자에게 말을 걸며 주위를 한 바퀴 돌더니 허리 숙여 삐져나온 잡초를 손으로 뜯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에 진심이 담겨있더군요.

 

중년의 남자는 망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묘 주위를 한바퀴 돌았습니다.

 

끝없는 효를 실천하는 보기 드문 효자?

 

추석은 아직 두어 달이나 남았는데 말쑥하게 벌초된 묘며, 그의 행동으로 봐서 “참 대단한 효자구나!” 여겼지요. 궁금증이 일더군요. 저기 누워 있는 사람이 아버지일까? 어머니일까? 혹은 아내일까? 혹은 자식일까?

 

망자가 부모라면 끝없는 효를 실천하는 보기 드문 효자겠지요. 아내라면 애닮은 사랑의 그리움을 간직한 애틋한 사랑의 주인공이겠구요. 자식이라면 ‘죽은 자식 불알만지’ 듯 다하지 못한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는 애끓는 아버지겠지요.

 

애틋한 마음이 중요한 거죠. 그래, 다가가 묻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지켜봐도 내려갈 기색이 없었습니다. 하여, 제가 먼저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아마, 보기 드문 효자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길은 색다른 만남을 가져다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날도 같은 길로 올랐다면 이런 효자는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암튼, 효를 생각하게 하는 날이었습니다.

삐져 나온 잡초를 뜯는 효자(?). 진심이 담겼죠?

 

 

잡초를 뜯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군요. 님도 효자일거라 생각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요..^^
피오나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