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섬

임현철 2007. 6. 22. 13:42

어디 성한 데 없는 섬 사람들

 [알콩달콩 섬 이야기 22] 섬, 의료서비스 개선 토론회

 

섬에 다니다 보면 노인층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긴지 오래다. 그래서 활력 자체가 없이 침체된 기운을 느낀다. 간혹 한두 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집에 다니러 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자식들 키우느라 바다에서 갯일과 어장일에 시달리고, 밭에선 김매랴 고추심으랴, 콩 따랴 고생이다. 그래 어디 하나 성한데가 없다. 손은 찌그러지고, 발은 꼬부라져 걷기조차 힘들다. 허리는 욱신욱신, 머리는 찌끈찌끈, 눈은 침침하지, 몸이 아파 편할 날이 없다.

 

여기에 다늙어 자식들에게 신세 안진다고 아직도 갯일이며, 밭일로 시간을 보낸다. 가만 앉아 쉬면 더 아프다는 핑게로. 자식들은 이제 좀 쉬라 힘주어 말하지만 뻔한 형편에 용돈 많이 부쳐달라 소리도 못한다. 그래 아픈 몸을 움직일 수밖에...

 

이런 차에 섬 지역의 의료서비스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섬 사람들을 위해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이에 토론회장을 찾아 중계한다.

 

지난 21일 여수시민협에서 열린 도서 의료 개선 토론회.

 

섬 의료 서비스 강화… ‘장비 선진화’ 절실
여수시민협, ‘도서지역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 개최


노인 인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섬 지역의 보건의료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배치 못지않게 의료장비의 선진화와 더불어 질병 예방과 응급의료 및 운동을 통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여수시민협이 지난 21일 협회 사무실에서 개최한 ‘도서지역 보건의료 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표됐다.

 

이날 토론회는 나백주 교수(건양대 의대)의 ‘도서지역의 효율적인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 주제발제에 이어 강석득 과장(여수시 보건위생과)ㆍ송재향 의원(여수시의회)ㆍ최현숙 간호사(여수시 화정면 개도보건지소)ㆍ김용철 이장(여수시 화정면 여자도)의 지정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 “도서지역 의료 평등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나백주 교수는 주제발제에서 “도서지역의 입체적 체계적 보건은 아주 미약한 실정이다. 사람 몇 안사는 섬에 의료시설 투자를 하기보다 많이 사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소개하고. “이는 경제 효율성 차원보다 평등권 차원에서 도서벽지도 도시처럼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특히 “섬은 교통 접근성, 응급의료와 전문의 진료, 예방사업 및 일차 진료 서비스, 인력의 문제 등이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질병 예방과 응급의료 및 운동을 통한 재활치료 프로그램 확보, 보건의료원 설립, 도서지역 보건지소의 기능강화, 민간의료시설의 순회 서비스 연계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나백주 교수는 아울러 “TV 프로그램에서 도서지역 노인들을 위한 치료 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고 의사로서 부끄러웠다”면서 “의사들이 도서벽지에 대한 애정을 갖게끔 섬의 의료 체험 등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보건사업비, 용역비 48억원 보다 못한 ‘14억원’

 

지정토론에서 강성득 과장은 “도서지역에 만연된 만성퇴행성 질환자 관리를 위해 한의사를 배치하고, 운동ㆍ영양ㆍ금연ㆍ절주 실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방문보건사업의 강화를 통해 도서지역의 서비스 질 제고를 강화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송재향 의원은 “올해 여수시 일반회계 8천여억 원 중 국ㆍ도비를 제외한 시 자체 예산 1424억원 가운데 보건사업비가 14억 원으로, 낭비성 성격이 짙은 용역비 48억 원 보다 못한 현실이다”면서 “의료장비와 거동불편 노인들을 위한 차량 배치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섬 노인들, 뼈 부러져도 파스 바르고 넘겨…X-RAY 등 필요

 

최현숙 간호사는 “지난 해 섬으로 발령받아 서운한 마음을 갖고 부임했지만, 어디 한군데 성한 데가 없는 노인들을 대하다 보니 사명감을 갖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노인들이 바다 일을 하다보면 부러지는 데가 많은데도 파스 바르고 넘기는 실정으로 X-RAY 장비 등 의료 장비의 선진화가 절실했다”는 체험담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용철 이장은 “정부가 시행하는 의료사업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면서 “인구 고령화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물리치료기 등 장비 확보로 도서지역의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 모색”을 제안했다.

 

한편, 질의응답에서 한창진 전남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여수 인근의 여러 섬을 방문해 보니 보건소와 출장소가 따로 있어 차량, 사무실의 운영ㆍ관리 효율화를 이룰 수 없었다”면서 “행정 효율성을 위해 통합 운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함을 주문했다.

 

이렇게 토론회를 해도 해결책을 찾기 위한 관계기관의 노력이 없으면 그저 공염불이다. 공염불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요구들이 필요하다.

 

- 운송수단도 아쉽다고 한다. 그리고...

 

섬 사람들 갯일, 어장일에 넘어져 팔, 다리가 부려져도 파스 바르고 넘어간다는 최현숙 간호사의 사례가 가슴 아프다. 육지 같으면 있을 수 없는일. 섬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부하기엔 너무 아니다.

 

우리 부모들이 그랬다면 아마 난리났을 것이다. X-RAY 등 장비 현대화가 필요하겠다. 최 간호사 또 다른 요구, 섬에는 의료 장비나 전기선 등이 바다물로 인한 부식이 심해 새것으로 교체가 필요하단다. 금방 낡아 사용하질 못한단다.

 

그리고 또 하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늙어 퇴행성 관절, 치매 등으로 힘을 쓰지 못해 보건소에 오기가 쉽지 않단다. 이들을 태워 옮길 운반수단인 차량지원이 필요하단다. 현재는 오토바이 등으로 옮기지만 언제 떨어질지 아슬아슬하다는 말.

 

많은 숨은 사연들이 줄줄이 나온다. 여태 이런 애로사항 말 안하고 뭣했을까?

정부는 이런사항 알고 있을까?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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