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과 참여정부/노무현 대통령

linenbreeze 2013. 5. 9. 20:00


“정보화 관심에 독학으로 프로그램 기획서 만들어”

노무현 대통령 2001년 자전구술 육성③ 노하우 프로그램 개발


노무현 대통령은 늘 한 발 앞을 내다보는 정치인이었습니다. 정보화가 시대 조류가 되자 ‘노하우2000’이라는 업무 표준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 후 ‘e-지원(知園)’이라는 청와대 업무관리 시스템으로 발전했습니다. 참여정부는 노 대통령의 의지로 전자정부 시대를 열었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2001년 자전구술 육성 음원 

                                                                                    ▶수동으로 재생하기◀

연구소를 하면서 세미나 같은 걸 이렇게 조직하고 하게 되면 많은 자료들이 축적됩니다. 자료들 중에서 의원에 관한 자료, 그 다음에 세미나 같은 데 와서 발표를 해줄 전문가들에 관한 자료, 실제로 관련된 지식, 결과, 비용, 이런 등등에 관한 자료들이 쭉 있는데, 이걸 명부라든지 이런 자료 파일로 관리를 하게 되면 결국 나중에 또 새로운 비슷한 일을 할 때 재활용이 참 잘 안 됩니다. 축적된 자료가 재활용이 잘 되질 않고, 전부 새로 또 만들어야 되고. 그러면서 기존의 인명자료에 관한 것은 주소가 바뀌고, 전화번호도 바뀌고,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항상 축적하고 일상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재활용할 때 즉시 재활용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 라는 그런 것이 필요가 있었고.

그 다음에 일의 진행과정에 관해서 몇 사람이 함께 일을 분담했을 때 각기 진행되고 있는 일들이 순간순간, 그 매 시기마다 보고가 되서 점검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한 일의 진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가 있어서 매 시기, 그 즉시즉시 그야말로 온라인으로 정보가 집중되고 그래서 일일이 또 확인하지 않더라도 일의 진도를 쭉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같은 것이 필요하다 해갖고, 그래서 그걸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자. 그래 가지고 시작을 했어요.

150만원에서 시작한 개발비용 2억원으로 늘어

처음에 아주 간단한 건 줄 알고 예산 백오십(150)만 원 가지고 시작을, 만들었는데 그게 그렇죠, 백오십(150)만 원 갖고 시작했다가 나중에 작업을 하면서 칠백(700)만 원으로 불었다가 그 뒤에 육천(6,000)만 원짜리 프로젝트가 됐다가 결국 그 뒤에 다 걷어치우고 새롭게 이(2)억 원 정도, 개발비가 이(2)억 원을 새로 투자해 가지고 프로그램을 완성해 쓰고 있지요. 그걸 개발해가는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에 관해서 책을 사가지고, 처음부터 책을 사가지고 원리에 대해서 공부를 다 하고. 컴퓨터 프로그램의 원리, 프로그램의 종류와 원리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데이터베이스의 구조에 대해서 (공부)하고, 그 다음 우리 프로그래밍 기술로서 구현할 수 있는 것과 구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정보도 여러 가지 수집하면서 주문서를 다 썼지요.

1997년 9월 25일자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노무현 대통령의 '우리들' 프로그램 소개 기사. 노 대통령의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은 '뉴리더'에서 '우리들', '노하우'로 이어졌다.


주문서를 쓰는 과정에서 내가 다루고 있는 정치 업무 그리고 연구소 업무 전반에 관해서 직무를 전부 다 분석해가지고, 직무처리 과정을, 처리과정과 축적과 재활용의 시스템, 그래서 정보처리 과정에 대한 것을 전부 새로 분석해가지고 프로그램 기획안을 내 손으로 직접 짰지요. 짜가지고 세 번에 걸쳐서 수정해갖고 지금 거의 완성된 것을 쓰고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일정에 관한 거, 인명정보에 관한 거, 그 다음에 자료, 회계가 전부 통합되고. 그 다음에 인명 부분에 관해서는 정당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위원회라든지, 이런 작은 명부들, 인명을 기초로 해서 작은 명부로 집단을 묶어내는 그런 수만 개의 명부를 계속 생산해낼 수 있는, 생산하고 축적할 수 있는 그런 강력한 프로그램이 된 셈이고. 

예를 들면 지금 중앙당과 지구당 조직 전체를 연결해서 사용자 수백 명, 수백 개 이상의 일정 화면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이렇게 만들어 놨어요. 서로, 상호 이렇게 확인할 수 있는 이런 시스템. 그렇게 해서 지금 나는 쓰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쓰고 있는데, 이 부분은 결국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런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사용하면서 상품화 하든지 해가지고 비용을 회수하면서 다시 재투자 해나가고 이렇게 해나가야 되는데 제가 해놓은 업무의 분석이나 표준화가 너무 상세, 세밀해가지고 사람들이 일상에 있어 필요로 느끼는 것보다 좀 더 복잡해요. 그래서 여러 사람하고 상의를 해보니까 상품화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상품화의 가능성이 없으니까 지금 내 혼자 여력으로서는 이상 더 발전시키는 것이 어렵지요. 어려워서 지금은 우리만 쓰고 있는 수준, 우리만 그 기능에 일부분만 쓰고 있는 수준입니다.

지금 현재로선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으로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러나 어쨌든 이 와중에 소위 지금 흔히 이야기하고 있는 지식 공유 시스템, 날리지 쉐어(Knowledge Share) 이렇게 얘기하기도 하고, 날리지 매니지먼트 시스템(Knowledge Management System) 이렇게도 이야기하고, 그런 데 대해서 기본 개념을 가지고 있지요. 컴퓨터나 인터넷에 대해서는 앞선 개념을 갖게 된 건 사실이죠. 이 과정에 상당한 전문가들의 얘기, 말귀를 잘 알아듣는 수준은 돼있지요. 개념도 가지고 있게 되고, 내가 만들어 놓은 것이 우리 조직에서 활발하게 쓰면 바로 그것이 그렇게 응용될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있을 때 이 개념을 가지고 해양수산부에서 지식경영시스템을 하자고 해서 전산팀들 하고 여기에 대해서 디스커스(discuss)를 하고 시스템으로 개발 계획을 서로 의논하다가 내가 그만두고 말았죠, 그 뒤에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프로그램 개발, 새로운 정치 도전의 다른 버전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한다면 이 작업을 하면서 그 전체의 구조에 관해서, 구조와 요구사항에 관해서 처음에는 종
이 에다 일일이 다 적었어요. 구조와 요구사항을 쭉 적었는데. 두툼한 바인더 노트 하나에 가득될 만한 내용을 주문서로 만들게 됐는데, 그 주문서 만드는 동안에 한 열 권 정도의 종이를 소모해서 수정하고 수정하고 해갖고 완결해낸 것이 페이지 수로 아마 에이포(A4)용지 한 삼백(300)페이지. (웃음) 그래 빽빽하게 만들어서 지금 어디 가버렸는지 없어요. 그게 두 번째 주문할 때, 두 번째 버전을 만들 때(이고), 세 번째 버전 만들 때는 그것도 없이 프로그래머들한테 주욱 설명을 하고. 두 번째 걸 그래 가지고 없어져버렸기 때문에, 설명을 하고 받아 적고 이렇게 하는데 순서도 안 틀리고 한 다섯 시간 주욱 그렇게 설명을 하고 그렇게 했어요. 프로그래머들이 지쳐가지고 학질 떼고. (웃음) 그렇게 하고 다음 프로그램 중간하면 그걸 그대로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다시 주욱 그걸 해나가고 해서 아예 이 친구들이 날 만나길 질려버렸다는 소릴 들었어요.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으로 있던 2002년 1월 '노하우' 홈페이지가 보이는 모니터에 팔을 얹고 활짝 웃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대체로 정보화라는 것이 원체 넓은 영역에 응용되고 있고, 우리 삶의 형태랄까 이걸 전체적으로 바꾸어나가는 아주 엄청난 혁명적인 것이라서, 원체 넓고 해서 대체로 이 일을 통해서 상당히 그 부분에 지식을 넓게 갖게 된 건 사실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뭘 좀 많이 알게 됐다는 것보다 ‘노하우’ 이런 뭐라 그럴까, 새로운 지식이나 현상을 개혁·개선한다든지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한다든지 정치에 있어도 항상 해왔던 그런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라는 성격의 한 표현 아닌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그 다음에 그런 성격이 실천된 것이고, 프로그램에 도전해봤다는 것은 그런 성격을 상징하는 것이고(요).

다만 이제 내가 이걸 통해서 업무를 표준화하고, (그런 거 하는 데) 치밀하다, 좋게 말해서 아주 치밀한 성격의 일단을 표현한 것이지요. 정치할 땐 이렇게, 정치는 치밀하게 하지 않습니다. 정치는 대게 큼직큼직하게 봐서 정교하게 따지지 않고 큰 흐름을 타고 가고, 정치는 좀 세세하게 잘 따지지 않습니다. 크게 크게 보아서, 큰 흐름을 짚어서 결정을 내린다면 구체적인 업무에 관해선 굉장히 치밀한 성격이랄까. 그런 일단이 프로그램에 나타났다고 말할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좀 스스로를 의문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프로그램을 여러 사람한테 보이니까 ‘이렇게까지 세밀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평을 계속 듣고 있거든요.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업무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느냐’라는 견해를 많이 들었어요. 나는 그게 좀, 그래서 요즘 기가 많이 죽어 있습니다. (웃음)

일상은 세심하고 꼼꼼하게, 정치는 크고 굵게

어떻든 입력이 좀 번거롭다고 생각을 해요.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거지요. 우리는 보통 일정표를 쓰면 일정표만 생각하지 않습니까? 내가 어떤 약속이 정해진 일정만 생각하는데 우리가 일상에 있어서는 초청은 받았지만, 초청장을 수두룩하게 받지 않습니까, 정치하는 사람들. 초청장은 많이 받았지만 참석 여부에 대해서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선순위를 지금 판별하고 있는 동안 그 기록은 따로 관리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 부분을 따로 별도로 관리하고 그리고 또 나아가서는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국회가 진행되고 있는 일정은 또 항상 배경으로 염두에 둬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일정의 계획과 이 삼(3)자를 상시 비교할 수 있도록 입력을 해야 된다고 하면 보통의 일정표론 안 되죠. 단순한 일정표로 안 되는데, 예를 들면 그런 것을 할 수 있게 돼 있고, 그런 것까지를 포함해서 일정을 관리하는 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케이스가 다 분류해서 관리가 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웃음)


그런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보통의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그게 생소하지요. 대게 머릿속에 기억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내 개인이 아니라 연구소라는 조직으로 생각해서 하나의 정보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면서 그 모든 주변 상황들을 고려해서 일정들을 관리해나갈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그런 점에서 차이가 나지요. 심지어는 우리 연구원, 연구소 직원들이 개인 개인이 일일이 무슨 보고서를 쓸 거 없이 자기 일정표 일정을 공개, 비공개로 해서 구분해두면 누구라도 그 일정에 가서 공개된 일정을 확인하면서 그 사람이 현재 있는 위치 같은 이런 것을 다 확인할 수 있게, 조직의 일정이 전부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또 통합해서 관리되고 하는 이런 복잡한 구조가 돼있습니다. (웃음)

그거(성격)하고 관련해선 제가 어디 식당에 가면 아무렇게나 앉아버리잖아요, 자리를. 앉아버리니까 어떤 테이블에는 두 사람 앉고 어떤 테이블에는 네 사람 앉고 뭐 삐뚤삐뚤 들쑥날쑥 앉아 있거든요. 그럴 때 종업원, 찬을, 식탁을 차리러 온 종업원들 인상을 보면 난감해한단 말이에요.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제가 식당에 가면 꼭 사람 수를 헤아리고 누구누구누구 이렇게 몇 명씩 테이블로 안배해 앉으라고 맨날 지시를 하거든요. 그러면 우리 참모들은 좀 어이없는 표정으로 절 쳐다봐요. 왜 대장이, 자질구레한 이런 일에, 식당에 와가지고 식탁에 앉는 자리, 여기 앉아라, 저기 앉아라, 그런 거 간섭하는가. 이런 좀 어이없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거든요. 쳐다보는데, 저는 그래서 욕먹을까 싶어 안 하려고 하는데 가면 나도 모르게 또 ‘그쪽에 세 사람으로 골라 앉아라’ 자꾸 해요. 그러니까 그래 하면서도, 야 이거 ‘좁쌀대장’이라고 욕먹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요. 그런데 아주 세심합니다. 그래야 서비스하기가 좋잖아요.

아주 세심하고 그런 데가 있는가 하면, 정치하는 사람이 참모들에게 나만큼 일을 많이 맡겨놓고, 말하자면 일을 맡겨놓고 간섭을 적게 하는 사람도 아마 많지 않을 겁니다. 굉장히 권한의 위임을 많이 하는 쪽입니다. 업무를 많이 위임하고 맡기면 거의 간섭하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고 결과만 챙깁니다. 그런 면에선 지금 내 일정도 비서실에서 다 관리하고 거의 내가 일정을 직접, 일정 관리를 비서들이 전부 관리하면서 나도 필요하면 일정을 요청해가지고 일정을 집어넣거든요. 회계처리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은 내부 견제시스템만 만들어 놓고 저는 거의 결재를 하는 일이 없습니다. 변호사 할 때도 그랬었고. 그리고 어떤 정치적 판단을 할 때도 자질구레한 요소들은 변수로서 한번 주욱 점검하곤 다 버리거든요? 다 버리고, 아까 말했다시피 큰 흐름으로 판단하고. 그래서 굵게 판단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지요. 굵게 판단하고 세밀히 따지지 않는 부분이 아직도 많습니다. 꼬치꼬치 세밀히 뭐 따지지 않는 그런 성격이지요. 그래서 자율권이 상당히 높고 남들한테도 무질서하고 자유분방하게 보이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제가 그런 부분, 아주 좀 극단적인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2007년 9월 19일 전자정부 성과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표준화 마인드’ 중요…행정개혁은 끝없는 문제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되면 업무의 방식을 말하자면 지금까지 대강대강 처리하던 것을 전부 표준화하게 돼있거든요? 새롭게 표준화하고, 아이에스오구천삼(ISO9003) 이런 것처럼 표준화하게 돼있습니다, 모든 업무를. 케이에스(KS)할 때도 주욱 과정이 업무 프로세스가 전부 표준화 돼있거든요. 근데 그 부분을, 우리 사무실 일을 그렇게 바꾸어가야 되는데 아직 그걸 우리 사무실에 못 하고 있거든요? 못 하고 있는데, 못 하는 이유는 불가능하거나 사무(원)들이 듣지 않아서라기보다 보따리를 하도 자주 쌌기 때문에 할 수가 없었어요. 완성된 이후 내가 보따리를 하도 자주 쌌기 때문에 이 일을 거기에 적용할 수가 없었어요. 그거 하자면 상당 기간 훈련이 필요하거든요. 이거는 안 되는 거나 무리한 것이 아니고,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 되는 일입니다. 해야 되는 일인데, 하도 보따리를 자주 쌌고, 이거 하기 위해서는 직접 제가 교육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전자정부니 지식경영시스템이니 이런 것들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요.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서 툭 던져주면 저절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표준화 마인드라는 것을 가져야 됩니다. 업무의 프로세스에 대해서 표준화 마인드라든지 이런 것들을 새롭게 해가는 습관의 변화이기 때문에. 습관의 개혁이기 때문에, 행정개혁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데 전자정부라든지 행정개혁이라든지 (웃음) 그 지식경영시스템이라든지 이런 것이 아주 어렵고 끝없는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