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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언덕 2013. 2. 10. 10:12

설 연휴는 잘 보내고 계신가요?

새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났지만 우리민족에겐 음력 설이 되어야 비로소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계사년 올 한 해는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찾아오게 될까요? 한편으로는 기대도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만 바라기는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의미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얼굴 가득 함박웃음 지을 수 있도록 행복한 일들이 우리 모두에게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올 한해 소망하시는 일들이 두루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아침에도 새벽에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관련 기사들을 쭈욱 눈으로 훑어 봅니다. 설 명절과 관련된 기사들이 눈에 띕니다. 그 중에서 유독 시선을 끄는 기사가 있어 오늘은 이 주제를 가지고 글을 이어가려 합니다. 오마이 뉴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설 명절 선물이 차이가 있음을 기사화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명절 선물에서 조차 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을 꼬집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정규직은 과일, 곶감, 굴비, 홍삼 엑기스 세트 등을 설 선물로 받았는데 반해 비정규직은 식용류 세트, 치약 비누 세트 등을 지급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정규직은 선물을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는데, 비정규직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합니다. (기사 원문보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총액, 출처 : 통계청>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흔히들 하늘과 땅 차이에 비견되곤 합니다. 업무의 차이도 별로 없는데 실제 급여수준이나 복지혜택에서 너무도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와 함께 일상적인 사내활동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들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납니다. 비정규직의 설움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당하기도 하고, 언제나 고용에 대한 불안을 느끼며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 속에서 온갖 차별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현실


2012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자료를 통계청이 발표한 이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는 약 591만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체 노동장의 약 33.3%가 비정규직 노동자에 해당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산출하는 통계와 실제 노동계에서 산출하는 통계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임시직과 일용직 노동자들 중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들은 통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이를 통계에 포함시킨다면 2012년 8월 비정규직의 규모는 무려 848만, 전체 임금노동자의 47.8%에 이릅니다. 절반에 가까운 임금노동자가 비정규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고용불안, 저임금, 보험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늘 고용불안과 저임금 상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통계청의 2012년 8월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137만 7천원으로 정규직의 277만원에 비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회보험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보험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사실입니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이 각각 98.9%와 97.5%를 직장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데 반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겨우 38.4%와 32.7%만이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용보험 역시 36.6%만이 지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회보험지원에서 조차 제대로 된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는 정규직, 비정규직 사이의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유럽의 경우는 어떨까요? 유럽에서도 1990년대 이후 비정규직이 크게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80년 대 중반만 해도 4.5%에 불과하던 비정규직 비율이 2009년 13.5%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독일의 경우 역시 2009~2010년 신규 일자리의 75%가량이 비정규직입니다. 다른 나라들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사회보험, 상여금 등이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원칙이 사회 전반에 걸쳐 명확하게 정착되어 있고, 이것을 법으로 강력하게 제도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적용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에 임금과 사회보험지원에 차별을 두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부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을 줄여야 경제가 성장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난색을 표명하며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바로 고용 유연성의 어려움과 기업의 부담입니다. 그런데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양극화와 인구고령화의 위험에서 벗어나고,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보육 및 직업교육과 함께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줄여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이 없어지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10년간 매년 평균 1.1%씩 늘어나 13조~20조까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들의 주장했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분석입니다. IMF는 비정규직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제현실이 오히려 경제성장과 고용확대를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간 갈등 뿐만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 및 사회적 갈등까지 야기시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따라서 고용 유연성과 기업의 부담만을 내세워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정부와 기업, 정치권은 IMF의 보고서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민들 역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어쩌면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일지도


<'정규직은 홍삼, 비정규직은 치약 너무하네' 기사에 달린 댓글들, 기사캡쳐>


오늘 오마이 뉴스의 기사에 달린 댓글의 대부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비난과 성토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명절선물을 받았으면 감지덕지해야 할 판에 정규직과 똑같은 처우와 대접을 받길 원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심지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패배자'로 규정하며 노력이 부족한 사람들로 인식하기까지 했습니다. 정규직은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이고 이에 반해 비정규직은 별다른 노력없이 취업한 사람들이라는 대목에선 할 말을 잃게 됩니다. 비정규직인 것도 서러운데 이제 이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까지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기사의 의미하는 것이 명절선물의 차별에 대한 비정규직의 불만과 불평에 있는 것이 아님을 정녕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외면하는 것인지 필자 역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옛말에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렵고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밤낮으로 노력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보아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이같은 이야기는 쉽게 볼 수 없는 먼 일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한번 둘러 보십시오. 모두 내노라하는 집안의 자식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들에게는 어려서부터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자신들이 가진 배경과 조건을 활용해서 사회의 각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 이제는 부모의 배경에 따라, 집안의 환경에 따라 직업의 질도 달라지는 시대인 것입니다. 이것은 또한 자본주의, 특히 가진자를 더욱 배부르게 하고 없는 자는 갈수록 궁핍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가 만들어 놓은 폐단속에서

점점 더 고착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자유주의의 무한경쟁 체제 안에서 대부분의 약자들인 99%들은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달라지지 않는 삶의 냉엄한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99%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도무지 희망이 없다..."고 말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99%에 속해있는 사회적 약자일 뿐입니다.  

 

 

정치권과 기업, 사회가 함께 비정규직 문제 풀어야

 

말씀드린 바와 같이 사회적 양극화의 골은 점점 심해져만 가고 이런 가운데 사회공동체의 갈등과 분열은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둘러싼 문제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이며 미래에 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청년실업이 판을 치고 취업자의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며 88만원으로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젊은이들이 과연 어떤 희망을 품고 꿈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비정규직인 가장의 어깨에 드리워진 삶의 무게를 어느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요? 노동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구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이루어진 사회에서, 절망과 한숨 속에 근근히 하루를 살아가는 기막힌 노동구조를 가진 사회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희망의 씨앗을 볼 수 있을까요?

 

비정규직 문제는 더는 미루어 둘 수 없는, 방치해 둘 수 없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우리사회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개개인의 사회 구성원들로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 개개의 사회구성원들의 삶이 건강할 때에야만 비로서 그 사회도 건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회 구성원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삶이 파괴되면 그 사회 역시 파괴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늦기 전에 정치권, 기업, 국민들이 함께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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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비정규직의 문제는 하루 이틀된 문제라고 하기에 너무 길을 많이 가 버린 느낌입니다.
지금이라도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면 참 좋은데, 이미 기업들은 이를 가지고 재미를 봤기에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는 슬픈 현실이...
그렇지요?
원래 없던 것을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만들어 버렸네요. 1%들이 장악하고 있는 사회시스템 속에서 국민들은 저들이 제공하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본질을 꽤뚫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되풀이 되고 있네요...
글쎄요. 저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할 지 모르겠네요. ㅜㅜ
세상이 한번 뒤집어 져야 바뀔려나?
참 답답한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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