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권익 이야기/2018 청백리포터

국민권익위원회 2009. 5. 7. 17:32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불경기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임대차를 포함한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겼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특히 예전 같으면 가을을 맞아 다른 집으로 이사하거나 결혼해 새롭게 가정을 꾸미는 사람들로 부동산 시장이 시끌벅적했을 텐데, 새로 들어올 임차인을 구할 수가 없어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내주지 않다보니 다른 집으로 이사를 나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며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임대차기간이 만료된 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임대인은‘거래의 관행’이라고 말하면서 다음 임차인이 들어와 보증금을 지급할 때까지 일방적인 기다림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과연 법적으로도 그러한 행위가 정당할까?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숙지하라

 주택에 대한 임대차와 관련해서는‘주택임대차보호법’
을 통해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임차한 건물을 실제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주거용’으로 사용하는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데,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했더라도 임차인은 2년의 임차기간을 주장할 수 있다.
주택임차계약을 체결한 후 목적물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이전하면 그 다음날부터‘대항력’이라는 법적인 효과가 생긴다. 대항력이라는 것은 임대차관계를 집주인뿐만 아니라 제3자에 대해서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원래 임대차관계는 집주인과 임차인 사이의 계약관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집을 제3자에게 팔아버린 경우,
임차인은 새로운 집주인에 대해서 임대차관계를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새로운 집주인은 그 집에 대한‘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데, 채권에 불과한‘임차권’만으로는 소유권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주택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에게 소유권에 대항할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인정해 준 것이다. 다만 이러한 대항력을 얻기 위해서는 실제 동 표시와 주민등록상의 표시가 일치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확정일자로 보증금 보호막 가동

한편 주택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쳐 대항력을 얻은 임차인이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에 가서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그 집에 대한 저당권을 가진 사람과 비슷한 권리를 인정해준다.

즉 임차해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확정일자보다 늦게 설정된 저당권자나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해서 자신의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형편이 어려운 소액임차인비교적 적은 금액의 임차보증금을 주고 임대차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그 요건은 법령에서 따로 정하고 있다의 경우에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등기와 확정일자의 선후에 관계없이 최우선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근거가 되는 마지막 재산을 일정부분이나마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해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다. 다만 자신의 보증금 전액을 최우선적으로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우선 보호받는다. 계약기간이 다 돼 임차관계를 종료하고 싶으면, 임대인은 기간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임차인은 1개월 이전에 계약갱신 거절의 표시를 해야 한다. 이를 하지 않으면 암대차계약은 같은 조건으로 연장되지만, 임차인은 그 후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 

 

최후의 수단, ‘임차권등기명령제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의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은 임차인이 법에서 요구하는 요건들, 즉 주택인도와 주민등록 그리고 확정일자를 모두 갖추고 있을 때에만 효력을 유지하며, 그 중 어느 하
나라도 빠지게 되면 더 이상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계약기간이 종료한 후 이사를 나가고 싶어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
려주지 않아‘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그 집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했다. 그리고 이러한 행태가 마치 당연한 관행인 것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어디에도 다음 임차인이 들어와야 임차보증금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률조항은 없다. 단지 임대인의 편의를 위해 임차인이 부
당하게 양보를 강요당해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임대인이 임차보증금을 내주지 않는 경우 사실상 이를 강제하는 방법은 그
리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임차인은 비록 임차보증금을 임대인으로부터 강제로 뺏을 수는 없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거나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옮길 방법은 있다. 바로‘주택임차권등기명령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임차권등기명령제도란, 법원을 통해서 강제로 임차권을 등기함으로써 혹시 그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임차보증금을 보장받는 것을 말한다. 즉, 임대계약일자와 보증금, 주민등록일자, 점유개시일 등
필요한 사항을 적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해 등기명령을 받으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그대로 보존된다. 그 전에 그러한 권리가 없었다면 그 때부터 새롭게 권리가 발생한다.

임차권등기명령제도가 임차인들의‘이사할 자유’를 어느 정도 보장하는 것은 맞지만, 임대인이 임차보증금을 내주지 않으면 사실상 이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임차인의 보호를 위해
향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운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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