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권익 이야기/2018 청백리포터

국민권익위원회 2011. 2. 23. 09:54

 

새로운 이산가족
 또 다른 우리 이웃, 탈북자 이야기

 

OBS 경인 방송에서 지난 1일에 방영 한 <멜로다큐-가족>에서는 북한에서 남한으로 건너 온 아이들과 이들을 조카 삼아, 자식처럼 돌보는 푸근한 총각 엄마 김태훈씨(36세)의 생활을 보여주었다.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을 제 자식 삼아 진심을 다해 돌보는 태훈씨의 모습과 이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는 탈북 청소년들의 모습이 마음에 큰 변화를 주어 혼자만 간직하기엔 아까워 글로 풀어볼까 한다.

 

 

<총각 엄마 태훈씨와 9형제>

 

진짜 한국인 되기

5년여의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본 태훈씨네 가족은 최근 이진철, 억철 형제가 함께하면서 총 10명의 대가족을 이루게 되었다. 지난 5월 배낭끈 하나로 서로의 몸을 연결해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넌 진철, 억철 형제는 국가정보원과 하나원에서 각각 3개월씩 머문 뒤 지금의 가족과 함께 하게 되었다 한다.

 

이제 막 8개월 정도의 시간을 남한 땅에서 보내게 된 진철, 억철 형제에게 대한민국은 매우 신기하고 어려운 존재였다. 럭셔리, 사이드 메뉴 등 영어가 뒤섞인 남한 말을 새로 공부해야 하는 것은 물론, 북한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생활방식에도 적응해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이들 형제에게는 수학문제처럼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미션인 셈이다.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를 찾아 타는 것에서부터 도착지 안내 방송에 귀 기울이는 모든 과정이 마치 부모님 없이 처음으로 외가댁을 찾아가는 초등학생의 모습이었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 씩은 경험해 본 일을 중고등학생 또래의 녀석들이 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순수하고 순진해 보여 보는 내내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태훈씨의 울타리를 벗어나 더욱 큰 어려움을 헤쳐 나아가야 할 형제 모습을 떠올리니 걱정스럽고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이날 두 형제에게 하달 된 미션은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와 음료, 그리고 사이드 메뉴까지 제대로 주문하여 먹고 오는 것이었는데 햄버거 가게를 찾는 것부터 큰 어려움이었다.

 

해외에 나가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길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이들 형제에게도 햄버거 가게 찾는 일이 보물찾기 마냥 어려워 보였다. ‘모르면 물어보기라도 하지...’ 형제의 방황에 애간장이 녹아 주변에게 부탁이라도 하면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속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형인 진철이의 대답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북한말 특유의 억양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 부터 무시당할까 걱정된다는 것이었다. 다른 지역의 사투리에 익숙해 진 것도 사실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닌데 북쪽의 사투리는 더욱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모양이었나 보다.

 

[ 지난해 5월 북에서 남으로 건너 온 이진철, 이억철 형제 ]

 

탈북자 2만명 시대, 그리고 우리의 시선


최근 언론에 등장한 몇몇 사건을 보더라도 진철이의 고민이 과한 것은 아니다 싶기도 하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 실정에 문외한 탈북자 분들과 중국 동포들의 특성을 악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한다. 도와주겠다는 말 한마디를 철썩 같이 믿고 자신의 개인정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알려준 탈북자 분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은 물론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자들의 꾐에 빠져 범법 행위에 가담한 탈북민이 늘면서 개인의 삶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까지 생겨나고 있다.

 

탈북자들에 대한 수평적이지 못한 관계 형성은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다. 남북 관계가 차갑게 얼어버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한 사정이 자주 언론에 비춰지면서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우리 안에 심어 두기 시작했다. 또한 연변과 북한에서 사용되는 독특한 발음과 억양이 개그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되면서 은연중에 북한주민을 수평적으로 바라보기보다 수직적으로 내려다보는 경향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닌가 싶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나 정치적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옳고 그르다 평하기 어렵지만 여기에만 한정되어 하나의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본다면 이후 통일에 있어 정서적 교류나 통일을 이루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멀리 내다보고 이미 우리 이웃으로 자리 잡은 탈북민을 끌어안기 위해서는 북한과 북한에 살아가는, 그리고 살았던 이들에 대한 시선 역시 조금씩 변화해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탈북자 2만명 시대, 탈선의 유혹에 빠진 탈북민이 늘고 있다.  사진=MBC>

 

처음 맛본 행복, 그리고 소망

 

어찌 되었건 주변에 도움 없이 운 좋게 햄버거 가게를 찾은 진철, 억철 형제는 발음하기도 힘든 버거 이름을 짚어가며 사이드 메뉴까지 주문에 성공한다. 그렇게 조금씩 대한민국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는 형제는 비록 햄버거를 먹은 뒤 백김치를 먹어야 속이 안정이 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은 것 하나 하나를 몸으로 배워나가며 성장하고 있다.

 

얼굴도 다르고 성격도 모두 제각각인 태훈씨네 아이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것 외에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바로 첫 경험이다. 생일 파티는 물론 생일을 맞은 식구의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함께 여행을 가는 것 모두가 처음인 아이들은 태훈씨와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어린 시절 모두 겪어봤을 일들을 지금에서야 누리고 있음에도 그 어떤 아이 보다 맑고 건강하게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 따뜻해지도록 하였다. 경상도 남자처럼 속마음을 표현하는데 절제의 미가 있는 아이들이지만 여행지에서 갑작스런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얼굴과 깜짝 파티에 당황해 하면서도 행복해 하는 아이의 미소는 정말 깨끗하고 진심이 담겨 있었다.

 

중국 국경지대에 살았던 진철이는 한국 드라마 덕분에 탈북을 감행했다고 한다. TV 속 높은 건물과 화려한 도시 모습에 한국 사람들은 정말 저렇게 사는 것인가 놀라워했다는 진철이는 배고픔과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벅찬 삶 앞에서 생을 접고자 중국산 약을 입에 털어 넣기도 했다 한다. 다행히 약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한 덕분에 진철이와 억철이는 TV로만 보던 한국 땅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좋은 옷, 맛있는 음식, 그리고 자유로운 삶까지 처음 접하는 모든 것 앞에 어찌 가족 생각이 없을까. 새해 소망을 말해 보라는 카메라맨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며 북에 남겨진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태훈씨네 모든 아이들의 소망은 한결 같았다.

 

 이성친구나 외모, 진로 등의 문제로 고민하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북에 두고 온 가족 걱정과 슬픔을 가슴 깊이 품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매우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항상 곁에 있어 가족의 소중함을 잠시 잊고 있던 우리와 달리 그들이 느끼는 가족의 의미는 분명 다를 것이다. 아버지 세대까지의 이야기로 생각했던 이산가족의 슬픔이 이들 탈북자들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점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 덕수와 원혁이, 그리고 진철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태훈씨 >


아이들의 소망을 이뤄주는 것은 당장 어렵겠지만 태훈씨네 가정처럼 탈북자들이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가족을 만들어 주는 일은 우리 안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반에서 꼴등이었던 덕수와 원혁이가 태훈씨의 정성으로 한 달 새 10등이나 등수를 올렸던 것을 보면 사랑의 힘, 가족의 힘이라는 것이 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개성에 맞게 양말, 속옷, 티셔츠 모두 다르게 사다 입혀요. 여기는 시설이 아니고, 가정집이잖아요”라고 이야기 한 태훈씨의 마음처럼 우리의 또 다른 이웃, 그리고 가족, 탈북민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지속적인 사랑이 멀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사진 출처 : 멜로 다큐 <가족> 공식 카페)

 

 

총각엄마 태훈씨 정말 대단하시네요...저런일 하기 쉽지도 않지만, 어떻게 9명씩이나...
저들이 우리 문화에 제대로 적응을 해서 빨리 자립 할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이 프로그램을 보고 감동 받았어요(~)(~) (ㅎㅎ)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총각엄마 김태훈입니다. *^^* 너무 멋지게 글을 써주셔서 쑥스럽기까지 하네요! 아이들과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앗! 글 퍼갈께요!
감사합니다!!
40대 크리스챤 주부입니다. 태훈씨 하시는 일 저도 하고 싶습니다. 메일로 안내해 주십시요
어 진범이오빠도 있네 ! 나 유지니 ㅋㅋ
대박이당~ 진짜로 이렇게 힘듥 오다니 수고많으셧어요 그리고 진범이오빠 나 수연이야 기억하지?
나 김태훈 선생님 한테 미술배웠는데 완전 진짜로 좋고 즐겁고 재미있어 근데 좀 어렵긴하지마 좋았어 다음에도 하고싶어요 선생님 다음에도 미술 가리켜주시면 안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