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권익 이야기/2018 청백리포터

국민권익위원회 2009. 5. 6. 11:31

 

 

 "운전자에게 유리한 기준 이 있다면 우선 적용해야"

 

혈액측정치 대신 호흡측정치 적용 면허취소는 위법

 

네온사인 화려한 다운타운의 밤거리는 두 말할 것도 없고 주택가 주변 도로에서도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때 대개의 음주측정은 운전자의 호흡 중 알코올 농도를 재는 호흡측정기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호흡측정에 불복하는 운전자의 경우 동의를 얻어 혈액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운전자의 혈액으로 측정된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치가 있음에도 이보다 불리한 호흡측정치를 적용해 운전면허를 취소한 것은 위법이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채혈측정을 한 이상 ‘채혈측정치를 우선 적용’하는 것이 마땅해

장모 씨는 2008년 9월 11일 밤 11시 21분쯤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었다. 호흡측정기로 측정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운전면허 취소기준치인 0.1%를 넘는 0.106%가 나왔다. 장씨는 측정 직후에는 이의제기를 하지 않다가 이로부터 1시간 반 정도가 지난 12일 새벽 1시쯤 경찰관에게 채혈측정을 요구했다. 경찰관이 이에 응해 적발시점으로부터 149분 뒤인 새벽 1시 50분쯤 장씨의 혈액을 채취해 측정한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운전면허 정지기준치 0.05% 이상 0.1% 미만 사이인 0.077%로 나왔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에 ‘음주측정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시점에서 운전자가 채혈측정을 요구하면 채혈은 하되, 보강증거로 활용한다’는 지침에 따라 호흡측정치를 적용해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장씨는 “경찰관이 채혈측정 요구를 받아들여 혈액채취를 했고, 그 결과 운전자에게 유리한 수치가 나왔음에도 호흡측정치에 근거해서 면허를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경찰청의 교통단속처리지침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기준에 불과할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침에 따른 처분이 반드시 적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도로교통법에서 채혈측정에 관한 규정을 둔 취지는 경찰공무원에 의한 음주측정 및 측정결과에 대해 불신이나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경찰관이 운전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채혈측정을 한 이상 ‘채혈측정치를 우선 적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호흡측정치를 근거로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위법·부당

그렇다면 채혈측정이 호흡측정과 갖는 차이점은 무엇일까. 운전시점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채취한 혈액측정치로 운전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정할 때는 ‘위드마크공식(호흡측정, 채혈측정, 채뇨측정 등과 함께 음주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로 주로 최종 운전시점부터 측정(호흡 또는 채혈 등) 시점 사이에 시간차가 있을 때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 알코올 자연 감소치를 추정하는 데에 이용되는 보완적인 방법임)’을 이용한다.

즉 운전시점부터 채혈시점까지의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소되는 혈중알코올 농도 감소치를 계산해 당초의 혈액측정치와 합산하는 것이다. 위드마크공식에 따르면 대체로 시간당 혈중 알코올 감소치는 신체적 상황에 따라 0.03~0.008%이다. 이 때 경찰은 특별한 사정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운전자에게 가장 유리한 0.008%를 적용해 운전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산정해야 한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는 장씨 사건의 경우, 혈액측정치가 0.077%에다 단속 당시부터 채혈 시까지 149분의 시간경과에 따른 혈중 알코올 농도의 자연 감소치를 더하면 장씨의 음주운전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96%로서 운전면허 취소기준치인 0.100%에 미달해 면허취소 대상이 아닌데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호흡측정치를 근거로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위법·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씨는 운전면허취소만큼은 면했을지 몰라도 100일간의 운전면허정지와 그에 상당하는 벌금 등의 처분은 피할 수 없었다.

 

 

 

Tip 주취상태에서의 운전금지에 관하여 도로교통법 제44조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건설기계관리법」제26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의한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경찰공무원(자치경찰공무원을 제외한다.)은 교통의 안전과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호흡조사에 의하여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③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술에 취하였는지의 여부를 측정한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하여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얻어 혈액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④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퍼센트 이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