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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마녀 2016. 1. 20. 19:04

시한편 외우기-1월 2월 편)

여행자를 위한 서시 ----류시화

날이 밝았으니 이제 길을 떠나야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사라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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