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옥의 시와 사진 이야기

사진은 詩를 쓰고 詩는 사진을 찍고

김영빈 사진시집 『세상의 모든 B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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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2.

 

 

살아있는 것들
죽어있는 것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언제부턴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귀와 눈에 들어왔다

 

찰칵, 찰칵
나는 통역사가 되어
그 소리를 번역하고
하나둘씩 모으다 보니
마음이 잔잔해지는
이야기책이 되었다

 

 

 

김영빈 사진시집 『세상의 모든 B에게』

 

 

 

 

 

도서출판 놀북 / 런닝북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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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찍은 모든 것들은 시가 되었다.


사진을 보면서 섬세함에 놀라다가 시를 읽게 되고
짧은 시에서 긴 감동을 받게 된다.


책 읽는 즐거움은 감정의 휴식이기도 하다.
그가 한 모든 작업들이 바쁜 마음들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휴식이 될거라 믿는다.

 

 

 

 

 

 

 

 

사색 당신의 사색 속에 스며들고 싶어서 지긋이 눈을 감고 빗물이 되었습니다.

 

 

 

 

 

 

 

 

소통

마음엔 담장을 쌓아도
귀는 열어 두어야지요

 

 

영빈 시인의 시선은 색다르다

 

 

욕심 없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이 우리를 더 따뜻하게 한다.

오랜 망설임 끝에 첫 시집을 사진시집으로 내기로 한 것은 세상과 교감하는

시인만의 눈빛과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뜻이 컸다.

크고 값진 사진기가 아니라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라 순간 포착한 것들이 많고 아기자기하다.

쑥부쟁이, 구절초가 다 어디 갔나 했더니 꽃사슴 잔등에 흐드러지게 피었다.(p78)

 

 

올여름 비싼 체리나무 한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막 나온 새순을
오도독오도독 씹고 있었다고 했다.

 

 

 

 

 

 

 

 

작가 소개

 

           김영빈 작가                     

 

 

 

작가 소개를 해달라고했더니 ‘시를 쓰고 사진을 찍습니다. 가르치는 일도 합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사슴과는 앙숙입니다.’라고만 소개해달라고 합니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고 싶은 작가가 있을까요?

화려한 경력이 많은 작가들 틈에서 사소한 약력을 내어놓는 것에 동감한 것은

작가의 삶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사진시집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진에는 순간포착만 있는 게 아닙니다.

같은 장소에서 시간을 달리해 찍은 사진도 있고 노을을 찾아서 먼 여행을 한 사진도 있습니다.

철학적 사유가 담긴 사진도 있고 위트가 넘치는 글도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기록해두고 싶었나 봅니다.

사실 그의 수수한 이력 뒤에는 화려한 경력도 있습니다.

2017년 제3회 이병주 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17년 제1회 황순원 문학제 디카시 공모전에서는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런 경력을 내보이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였고,

그저 사진을 찍고 시를 쓰는 일이 마냥 즐겁다고 합니다.

책의 어느 페이지에서 당신을 붙들고 말을 걸어오면 이야기 나눠 주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신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붓글씨


청학동 서당의 풍월을 오래 들어왔을 테니

지리산이 붓글씨를 쓴 대도 이상할 게 없다

머리 위 하늘에 힘주어 쓴 '뫼 산' 한 글자

제 이름 석 자를 쓸 날도 멀지 않아 보였다

 

 

 

 

 

 

 

삼보일배

 

좀처럼 보기 힘든

구름의 오체투지

왜, 죄는 사람이 짓고

속죄는 하늘이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