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옥의 시와 사진 이야기

사진은 詩를 쓰고 詩는 사진을 찍고

디카시집 『 기억의 그늘 』 - 2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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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1.

 

 

 

 

 

 

봄의 소생법

 

가벼우면 서고

무거워지면 힘이 난다

비우면 멈추고 채워지면 돌아간다

 

누군가 내 등 뒤에

자꾸만 새로운 시간을 쏟아붓는다

 

 

 

 

멸치 털이

 

떼 지어 유영하다

그물에 갇히는 순간

물빛 하늘빛 몸부림은

깊이 잠들고 말았지

항구는 온통 은빛 비늘이다

 

 

 

 

 


밤에 피어나다

얼마나 많은 굴곡을 헤맸을까

얼마나 많은 메마름을 견뎠을까

 

별빛 쏟아지고

황금달이 떠오르면

또 다른 역사가 피어 오른다

 

 

 
시공에 갇히다
 
시간을 따라온 길은
때로는 비워가는 것
하나하나 빛살처럼 사라진다
걸어 온 길은 점점 멀어져가고
깊은 골도 투명해진다
 
 
전부를 보여줄 수 없다는 면에서
또한 리듬을 타야한다는 점에서 사진은 시에 가깝다.
 
주어와 서술어를 몽땅 다 넣고 나면 사진이라 할 수 없다
행간을 읽을 수 있어야 사진이다.  
정서적으로 호소하고 가슴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 사진이다
강미옥의 디카시는 시상이 떠오를 때 사진으로 잡아채고
잡아챈 사진 속 시상을 다시 시어로 풀어냈다.  
디카시를 통해 강미옥은 새로운 지평을 넓혔다.
 
[곽윤섭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사진마을 촌장]
 
 
 
시는 최초에 하나의 에스프리로 시작된다.
영감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잘 닦여진
시인의 감수성에 의해 낚여진다.
 
시인은 세상을 향해 세워놓은 안테나를 통해
지나가는 영감을 건져 올려야 한다.   
디카시는 시인이 건져 올린 에스프리의 정수다.
 
시가 되기 이전에 정서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작용된다.
디카시는 그러기에 군더더기 없는 엑기스 그대로인 것이다.  
    
강미옥의 디카시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우리네 일상 속에서 번뜩이는
지혜의 칼날로 베어내 놓은 영감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 가까이 있는 정서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크다 할 것이다.
그래서 강미옥의 시는 난해하지 않고
무릎을 탁 친다든가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선문답을 듣고 귀가 뚫리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 마디로 삶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접근이 돋보이는
영감의 푸른 잔치라 할 수 있다.
 
[강영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