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의 소생법
가벼우면 서고
무거워지면 힘이 난다
비우면 멈추고 채워지면 돌아간다
누군가 내 등 뒤에
자꾸만 새로운 시간을 쏟아붓는다

멸치 털이
떼 지어 유영하다
그물에 갇히는 순간
물빛 하늘빛 몸부림은
깊이 잠들고 말았지
항구는 온통 은빛 비늘이다

밤에 피어나다
얼마나 많은 굴곡을 헤맸을까
얼마나 많은 메마름을 견뎠을까
별빛 쏟아지고
황금달이 떠오르면
또 다른 역사가 피어 오른다

[곽윤섭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사진마을 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