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랴의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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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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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사진집)/사물 그리고 나

2019. 6. 20.

 오늘 저녁 첫영성체 부모 모임 수업 때문에

 아이라인 그리고 립스틱 바르고 나서니

 남편이 불러세운다.


 너무 빨갛다고.

 휴지로 한번 쓱 닦고나니 괜찮다면서

 그 색깔 밖에 없냐고 타박이다.


 오랜 세월 화장을 하지 않았었고

 몇 년 전부터는 립스틱을 바르지 않으면 아파보여서

 수업 있을 때는 살짝 바르고 나선다.


 지금 사용하는 건 친정엄마가 쓰지 않는다고 주신 것.

 색 자체는 좋은데 내가 바르면 좀 튀는 건 사실.


 웬일로 남편이 하나 사주겠단다.

 살다보니 화장품을 다 사준다고 한다.

 신혼 때 화장하는 걸 보더니 이상하다고 안 하는 게 낫겠다고 했었다.


 원래 화장도 잘 못 하고 안 하다보니 그냥 그렇게 이십 년이 흘러버렸다.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칙칙해진 낯에 그래도 살짝 화장을 해야 생기가 돌아보이니...


 수업 끝나고 와보니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립스틱.

 딸래미랑 사러 갔는데 무난한 색 같아 샀다고 한다.

 절대 가격이 싸서 산 거 아니라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한다.


 그럼 지금 내가 쓰는 건 사준 거 보다 몇 배는 비싼 건데.

 그래도 고마웠다. 이십 년 넘게 살면서 처음 사준 립스틱이라.


 (막내 아들은 화장한 나를 보더니 왜 화장을 하냐고

 

 엄마가 화장을 안 하면 아파보여.

 

 엄마, 화장한 게 더 아파보이는데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