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랴의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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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부동산 이야기 - 큰아들 입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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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부동산

2020. 1. 11.


 과체중으로 태어났건만 저체중으로 현역 아닌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정받은 큰아들.

 작년에 입대를 해야했건만 신청시기를 놓쳐 일년이 늦어진 군입대.


 올해는 꼭 입대한다는 각오로 경쟁률 높은 구청, 주민센터 말고 힘이 든다는 곳으로

 지원을 했단다.

 부모들은 개업하고 각자 일하느라 아들 군입대 준비를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는데

 휴가나온 친구가 필요한 물품 목록과 마음가짐을 잘 전달하고 귀대했단다.


 아무리 바빠도 아들 군대 가는데 그곳은 가야지.

 논산에 도착하니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

 면종류를 먹고 싶다는데 계절 메뉴라고 하는 곳이 없다.


 불고기와 낙지전골로 점심을 먹고 입영심사대에 들어가니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곳곳을 구경하고 커피 한 캔 사먹자 싶어 들어갔던 마트.

 우왕~~~

 신세계 발견.

 왜 이렇게 물건이 싸.

 군입대로 긴장하는 아들은 밖에 놔두고 정신없이 쇼핑을.


 정신없이 쇼핑을 하는 마누라를 탓하던 남편도

 나중에는 사고 싶은 거 다 사라고.

 

 물건을 담아 계산대로 가면

  내가 발견하지 못한 물품이 다른 사람 장바구니에

 담겨 있어 어디서 찾으셨냐 물어보고

 또 쇼핑을.


 나중에는 기분이 울쩍하셨던 아버지도

 장을 보셨다.


 이젠 자중하고 아들을 배웅해야지.

 모인 장정들이 모두 사회복무요원들이라

 남편이 보기에 현역과는 조금은 다른 분위기라고.


 날씨가 추워 입대식은 생략하고

 2시가 되자 칼같이 아들들은 소집장소로 들어가고

 섭섭하고 애틋한 마음을

 성당이나 교회로 가서 편지로 전하라고 안내방송이 나온다.

 부모나 지인이 쓴 편지는 수요일 종교행사때 읽게 해준다고.


 처음에 몇 자 적을 땐 울컥했는데

 집에서 사무실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정신이 없고

 옆자리의 어머니는 계속 훌쩍이고

 우리나라에 천주교 신자가 이렇게 많았나 싶게

 성당으로 물밀듯이 들어오는 사람들로 인해 넋은 나가 있어서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썼는지도 모르게 한 장을 채웠다.

 

 (어느 부모님은 아들이 종교행사 때 성당에 갈지 교회에 갈지

 몰라 두 군데에서 편지를 써야한다고 바삐 움직이셨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차들이 밀려 나갈 수가 없었다.

 남편이 지금은 가는게 불가능하니 그동안 쇼핑이라도 하라고.

 마트에 가니 인산인해.

 아들들 보내놓고 시원한 마음인지 섭섭한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계산대는 북적북적.

    

(( 참,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남편 전화번호 적힌 것부터 옮겨 놓았다.

 전화번호를 수집해서 보이스피싱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이곳에 온 차들은 거의 아들 군대 보내는 사람들이니

 사기 당하기 쉽다고.))


 아들 군대를 보내면서 울지 말라고.

 통지서를 받아들고 살짝 울컥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신신당부를 했는데...

 이건 뭐 코미디 수준으로 입대를 시켰으니.


 아들한테 살짝 미안하기도 하고.

 추운 겨울 훈련할 아들.

 한 달 뒤에 집에 오면 잘 해줄게.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리 동네 돈까스 집.

 큰 아들은 치킨 까스를.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니 쓰고 있던 모자도 벗어던진 큰아들.

 나를 가장 많이 닮아 가장 이해되고 가장 안쓰러운 아들.

 건강하게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