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놓은 걸 본 언니가 어떻게 하는 거냐며 하고 싶다고 하길래
생일 선물로 준 프랑스 자수 기본 도구 세트
그리고 천가게에서 구입한 프랑스 자수 패키지 중에 하나를
더불어 선물함.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동네 깊숙한 길에서 십자수 가게가 문을 닫는다며
싸게 판다는 프랑스 자수실을 마구잡이로 구입했던 게 생각 남.
이 실들이 비닐봉지에 담긴 채 몇 년을 묵고 있었다.
정리를 해두어야 없는 색실이 뭔지 알수 있고 심심해서 수놓을 때 수놓기도 쉬울 것 같아
정리하기로 결심.
보빈 세트가 25개에 1천원인데 그냥 만들자 싶어 딱딱한 종이를 찾아보니
두유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3.5센티미터 세로 4센티미터
실을 보관해두면 다 쓰고 다시 실을 감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싶어
그냥 종이로 만들기로.
다음 만들 때는 미리 선들을 한꺼번에 다 그려놓고 만들어야지.
네 귀퉁이가 너무 약해보이지만 약하면 테이프로 고정하기.
자수실 넘버를 오래내어 보빈에 붙이기.
실을 마감해서 끼울 수 있게 가위집 내기.
종이 박스의 가루가 살짝 날리며 실에 묻는 것 같아
아이들 문제집 표지로 다시 재단.
0.5센티미터씩 여분 주고 실 감을 부분 잘라내고
네 귀퉁이는 둥글게 자르기.
보관함은 임시로 투명 과자박스 이용하기.
실은 18개씩 한 칸에 들어갔다.
칸막이는 양면으로 높이 4센티미터가 되게
바닥에 고정시킬 여분은 0.5센티미터로 잘랐다.
비어 있는 부분은 잡다한 것 넣기.
이렇게 정리해놓고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빨강머리 앤의 집 수놓기.
집에 가서 <빨강머리 앤> 프랑스 자수책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