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랴의 오늘 그리고 내일

오늘을 열심히 살아 내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미대생 딸래미와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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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리고(사진집)/사물 그리고 나

2021. 3. 19.

남편과 단둘이 저녁식사를 계획 한 날.

 

요즘 통 입맛도 밥맛도 없다는 남편.

같이 늙어가는 입장에서 안타까워  모처럼 맛난 걸 사주겠다고 

불러냈다.

 

남편이 집밖에 있는 딸도 함께 가자고.

딸래미에게 선택권을 주니 아웃백을 선택.

셋이 늦은 저녁 먹으러 애경백화점 아웃백으로.

메뉴는 패밀리세트로.

 

패밀리 세트를 시켰다. 양송이 스프.

아마도 수능날 셋이 와서 저녁 먹은 이후로 처음인듯.

이미 수시로 두 군데 대학에 합격한 딸은

친구들 등급 깔아주려 간다며 굳이 시험을 보러 갔다.

결과는 8등급,9등급이 수두룩한 성적으로 

목표한 대로 친구들에게 보탬이 되었다.

딸래미가 먹은 콘스프. 달큰해서 우리 부부 입맛에는 별로인데 딸래미는 취향이라고.

작년 수시에 4군데 대학에 시험을 봤는데

동국대, 경기대는 보기 좋게 떨어지거나 예비 50번을 받았었다.

 

그래서 정시를 준비해야겠구나 하는 차에

수능 이후에 발표한다던 단국대와 중앙대가 바로 발표를 해주었다.

단국대 서양화과와 중앙대 애니메이션 게임 콘텐츠학과에 동시 합격을 했다.

 

둘 중 어디를 가야할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여유를 얻는 딸.

부모로서는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고3 4월에 입시미술학원에 등록하고 그때부터 다녔으니

7개월만에 합격을 한 것이다.

입시미술은 말 그대로 시간이 학원비이다.

수업시간이 늘면 느는 대로 날수가 늘면 느는 대로

학원비가 올라간다.

 

백만원이 훌쩍 넘는 학원비가 매달 들어가니

눈이 돌아갔다.

만약 수시에 붙지 않으면 2~3개월 학원비가 더 들어가고

재수라도 하면 비예체능 수험생보다 몇 배는 더 들어간다.

 

딸래미가 합격을 하자 다니던 학원에서는 수험생들이 술렁였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본인들은 몇 년씩 학원에서 갈고 닦고 수시가 안 되어서

계속 정시 준비 중인데

몇 달 다닌 신입이 덜컥 합격을 했다고.

 

선생님께서 그 학생들에게 우리 딸이 이 학원에 온 지는 몇 달 안 되지만

나름 동네 교습소에서 계속 그림을 그렸기에 입시를 준비 안 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씀하셨단다. 

딸은 나름대로 처음 입시학원에 가서 기초가 부족하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는 걸 다 흡수하려고

이 악물고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몇 달 지나 입학할 학교와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데

미술학원 선생님은 중앙대에 가서 전과를 하든 복수전공을 하든

하고 싶은 서양화를 공부하라고 하셨다.

파스타 싫어하는 남편도 너무 좋아하는 투움바 파스타

나도 최신의 기술이나 콘텐츠를 배울 수 있는

중앙대에 진학하는 게 어떻겠냐고 슬며서 떠밀어 봤는데

딸래미는 복수전공이나 전과나 너무 부담스럽다고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것이 서양화과 과목에 다 들어있다고 했다.

그럼 왜 애니메이션 게임콘텐츠 학과에 지원했냐고 했더니

안전하게 하나 보험을 들은 것이라고 한다.

 

결국 딸래미는 단국대 서양화과를 선택하고

신입생이 되었다. 

 천안까지 다니기가 어려울듯하여 기숙사를 신청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는 까닭에

 입사도 안 하고 기숙사비만 내고 있다.

 (일단 입사를 하면 집에 올 때 1주일에 한 번씩 외출서류를 써 내야 한대서

  대면 강의가 시작되면 그 때 기숙사로 가기로 했다.)

 

 아직 자기 일을 스스로 챙기기 어려워서

 기숙사 준비 서류를 내일내일로 미루는 딸래미.

 

 주변에 미대에 진학하고 싶어하는 딸을 둔 분이

 미대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시는데

 그 딸은 디자인을 하고 싶어해서 우리 딸과는 다른 경우이고

 나 또한 특별한 정보가 없어서

 그냥 입시미술 학원에 가셔서 상담 받아보시는게 제일 빠르다는 대답만 해드렸다.

 

자신의 내신 등급에 갈만한 미대가 어디인지

얼마나 준비를 해야하는지 무얼 준비해야하는지 

오리무중인 미대입시 준비.

 

예술고 아니고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선생님들도 정보가 

부족하시니 되도록 빨리 학원에 가서 입시상담을 받아보시길.

그나마 입시에 관련된 정보가 많고 다양한 학생들의 경우에서

길을 찾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나같은 학부모들은 적당한 시기를 

놓치기 쉽다. 그냥 일반 학원 상담 가듯이 많이 알아보시기를. 

 

나라고 인서울의 미대에 왜 안 보내고 싶었을까.

입시미술을 좀 더 오래했으면 가능했을까.

남들이 말하는 홍대앞 미술학원에 보냈으면 가능했을까.

내신 좀 챙기라고 닥달을 했을면 가능했을까.

아이더러 재수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해볼까.

하고 후회도 해보았지만 일단 벌어진 일은 받아들이는게 정신건강에 좋으니.

 

서울이건 수도권이건 지방이건

딸래미가 지금 배우고 싶은 걸 

온라인 강의 듣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걸.

그것으로만으로 됐다 싶다.

 

 

그렇게 셋이서 배부른 저녁을 먹고

남은 음식 싸들고 집에 돌아온 날.

 

집에 남아 있는 세 아들들과

늙으신 부모님에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 다음 기회에 아들들과 부모님은 따로 함께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