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랴의 오늘 그리고 내일

오늘을 열심히 살아 내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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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빵과 과자 기타

2010. 5. 5.

삼합, 삼합.....

홍어, 홍어, 홍어,....

지금도 홍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입안에 군침이 돋는다.

 

어릴 적 옆집에 살던 전라도 아주머니의 잔칫상에 오르던 홍어 무침은 정말 끝내줬었다.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었던 그 맛이란....

간혹 결혼식에 밑반찬으로 등장하던 그 홍어가 어느 때부터인가 사라지고 그 맛을 못 본지 오래되었다.

 

서점을 하던 처녀시절,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가려는데 옆 가게 아주머니가 살짝 부른다.

"김양, 이런 거 먹어 봤어?"

다들 암모니아 냄새라느니 뚜껑 열리고 코가 뻥 뚫리는 맛이라느니 하지만 직접 맛보는 것 밖에는 그 맛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 날 먹었던 삭힌 홍어와 막걸리 한 잔.

어떻게 전철을 타고 집에 까지 왔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정식 좋아하는 울 남편.

한참 잘 나갈 때 매달 한 번씩 내게 맛깔난 밥상을 선물하곤 했다.

그 집에서 맛본 삼합.

딱 두 점씩 밖에 나오질 않아 너무나 아쉽던, 그래서 홍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남편이라 너무 다행이었다.

 

마트에서 삭힌 홍어를 발견하곤 그게 칠레산인지 아르헨티나산인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냉큼 집어 집으로 왔다. 신김치에 싸먹었던 그 맛이란.

 

좀 무모한듯 용감한 나.

그리 맛있다는 삼합을 해보기로 한다.

 

1. 삭힌 홍어를 구입한다.

  색깔이 희미할수록 잘 발효된 거다. 빨간 빛이 도는 건 얼마 안 된 것.

2. 돼지고기를 삶는다.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다. 삼겹살 부분은 기름기가 많아 부드럽지만 가격이 만만찮고, 사태살은 퍽퍽한 맛이 있으나 저렴한 편이다.

  돼지고기 덩어리를 압력솥에 넣고 파, 양파,마늘,고추,생강, 된장, 집간장,술을 넣고 삶는다.

삶은 돼지고기를 건져 오븐에 살짝 구우면 표면이 노릇하게 구워지면서 더 담백한 맛이 나면서 모양도 잘 산다.

3. 맛있게 익은 김치를 적당한 크기로 썬다.

4. 김치,돼지고기,홍어 조각을 얹어 한 입에 넣어 먹는다.

5. 맛있는 막걸리를 한 모금 마신다.

 최근 유행인 막걸리는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는데 장수 막걸리와 국순당 생 막걸리가 맛있었다.

그렇게 먹으면 취기가 쉽게 오르면서 아주 기분이 좋아진다.

 

*홍어 삭힌 것은 소화가 잘 되어 장이 편안하다는 주위 평을 들었다.

 

베이커리 수업을 다닐 때 흑산도에서 온 덩어리 홍어를 선생님께서 내주셔서 맛보았었다.

덜 삭았고 김치도 생김치라 제맛은 아니었지만 국산 홍어의 생생한 살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던지.... 한동안 홍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