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필기노트

민아 2010. 5. 2. 23:58

'꿈꾸는 카메라 : 사창가에서 태어나'

감독 자나 브리스키, 로스 카우프만 (2004 / 인도)

 

인도의 홍등가로 여성들의 삶을 찍으러 들어간 사진가의 눈에 담긴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그녀는 사창가에서 태어나고 뛰어다니며 생활하는 아이들을 발견한다. 그 아이들에겐 미래가 없어보인다.

'아이들은 사창가 골목 구석구석을 놀이터 삼아 뛰어다니기도 하고 일터 삼아 물도 기르고 빨래도 하며 하루를 난다. 이렇게 네 살, 일곱 살을 지나 갓 열살이

 넘으면 자연스럽게 몸을 팔기도 하고 몸을 팔게도 하며 마치 다른 즐거움과 행복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고단하게 반복되는 하루를 나고 맞는다.'

  아직 싫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 아이. 하루에 두번 청소를 하고 심부름을 하며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는

그러다 앞으로 몇 년 후에 자신에게 닥칠 일을 알고 있다. 사창가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삶은 태어난 때부터 예비되어있다는 사실을 이미 지각한 것이다.

 

 

 

이 속에서 생활하며 사진가 자나브리스키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고민한다.

그리고 그녀는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주기로 한다.

사진을 가르쳐주고 아이들이 자신만의 순수한 렌즈를 통해 그곳의 모습을 찍어내게끔 하였다. 

그러자 카메라라는 미디어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삶의 변화가 찾아온다.

여기서 얘기하는 삶의 변화가 꼭 사창가를 벗어나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어느 블로거의 말에 공감한다.

결말에서 보듯 홍등가에서 벗어나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카메라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의사가 되고 싶었고, 지금은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제 미래에 희망은 없어요." -avijit

 

'내 눈으로 세상을 보는'게 어떤 일인지 깨닫게 된 아이에게 이미 그 순간부터 세상은 온갖 피사체들로 가득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아비짓이라는 아이는 나에게 큰 감동을 남겨주었다.

아비짓은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이전부터 해오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에 색을 입히고 싶은' 아이에게 난생 처음 카메라를 쥐어주자 그 때부터 억눌려 있던 재능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아이의 집은 술을 팔고 아버지는 해시시에 중독된 사람이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는 자아가 확고했다.

그리고 그냥 찍는 법을 가르쳐주었을 뿐인데 아이의 사진은 다양한 앵글로 빼곡했고 전경과 후경이 뒤섞여 타고난 재능을 뿜어냈다.

인생에 한 사람이 나타나 카메라를 쥐어주지 않았다면, 그를 위해서 여권 만드는 일을 도와주고 암스테르담까지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NYC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비짓이 존재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자나가 아이들에게 사진을 쥐어주지 않았다면. 만약 그랬다면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들과 이들의 삶을 누가 가장 구체적이고도

순수한 눈으로 담아낼 수 있었을까. 누가 찍는다해도 아이들처럼 있는 그대로를 드러낼 수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이 아이들에게 삶이란 잡일과 심부름에 뛰어들어 부모와 생계의 책임을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힘든만큼 사람이 성숙한다지만 아직은 삶을 직시하기에 아이들은 지나치게 어렸다.

아이들의 체념적이며 현실적인 말들은 나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물론 이 다큐멘터리가 불행한 환경속에서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그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부모의 얼굴을 담아내어 나의 감정을 자극하기만 한 것은 아니였다.

 

 

 

'그것이 받아들이기 힘든일 일지라도 우리는 바라봐야 해요. 그것이 진실이니까요.' 라는

아이의 말은 지금껏 내가 지나쳐 왔던 많은 진실들에 대해 질문하게 했다.

 

 

나는 앉아서 성매매 보호법에대해 찬반 토론만 하고 있는 토론자인가,

용산 홍등가에 가서 그들과 소통하고 이해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가인가?

 

나는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기아들을 위한 대책마련에 대한 토의를 하고 있는 이상가인가,

그들을 위해 내가 번 돈을 기부하거나 기부금 마련을 위해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실천가인가?

 

 

"돕지 않으면 아이들의 미래는 없어요"

자나는 국제 앰네스티와 협력해 아이들이 찍은 사진을 팔아 기부금을 마련했다. 그녀는 선생님이 아니었지만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교육은 능력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도와서 미래를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마음가짐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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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ijit, 20, is studying film at NYU and thriving in the program and the city. You can see examples of his recent work here:https://www.youtube.com/watch?v=kxizWmDwqeYhttps://www.youtube.com/watch?v=2FIb2fljhm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