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재님의 뜨락

동사모 2010. 12. 16. 03:54

미술대학 학생들은 늘 전통적인 기법을 추구해야 하는지,

새롭고 현대적인 기법을 추구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그 고민의 언저리에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경제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어떤 주제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보다는 어떤 재료를 어떻게 쓸 것인가의 문제가 더 심각하게 대두되는 현실이다.

 

현대 미술시장의 작품을 보면 저 작품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을까라는 의문이 날 정도로

새로운 재료와 방법으로 가득 차 있다.

그 과정에서 보존이 불가능한 재료가 함께 사용되면서 고가의 작품 가격에 비해 작품의 보존성에 문제가 있는 작품도 많다.

몇몇 세계적인 현대작가의 경우 전통재료의 기법을 사용하였지만 그 해석과 방법을 달리해 전혀 새로운 현대작품을

만들어내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예로 옛 나전기법을 떠올리면 오래된 산수무늬의 자개 붙인 장롱을 떠올리지만,

기하학적으로 구성된 대형 크기의 현대작품 앞에서는 전통과는전혀 다른 현대성을 보게 된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려진 '미쏘니'제품의 문양도 서구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이집트에서 발굴된 도자기 문양에서 나온 것이다.

결국 전통의 기법과 문양이 현대에서도 유효한 것이다.

 

그 이유는 전통에는 우리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인자가 있기 때문이다.

음식도 500년 이상 유지되어온 것을 전통음식이라고 말한다.

그 기간동안 우리의 몸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익혔기 때문에 전통은 오랜 시간을 거듭되어온 '몸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의 기법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전통의 기법은 우리 몸의 구심점과 같은 것이어서 그것이 단단할수록 더욱 더 큰 원을 그리면서

멀리 날아갈 수 있는 현대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추구해서 답습으로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전통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익혀서 쌓아갈 수 있는 주춧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전통이다.

 단단할수록 더 큰 주춧돌이 될 것이다.

 

이경숙(동재민화연구소장) 2010-10-06

 

 
 
 

동재님의 뜨락

동사모 2010. 12. 16. 03:49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 되었다.

추석장을 보러 나갔다가 가득 쌓인 계란 앞에서 옛 기억이 떠올라 잠시 머뭇거렸다.

 

시집 온 첫해부터 계란을 집안에 돌리는 일은 새 며느리의 몫이 되었다.

마루에 가득 쌓인 계란을 두 판씩 보자기에 싸서 추석 이틀 전부터 가까운 집안에 돌리는 일로 추석은 시작되었다.

깨끗한 보자기에 정성스럽게 고르고 닦은 계란을 보내는 일은 시어머니의 특별한 마음의 정으로 보였다.

깨어지기 쉬워서 만지기도 어려운 선물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막연하게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말았다.

 

요즘은 계란의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그때만 해도 계란 값은 그리 비싸게 생각되지 않았고,

흔한 것이 계란이어서 그 선물을 보내는 정성과 마음을 받는 사람이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기도 했다.

그 때를 돌이켜 보면 제수를 장만하기에도 바쁜 며느리는 한복까지 차려입고 계란보자기를 들고 여기저기 밀리는

도로를 빠져 나가며, 한 집 한 집 갖다드리는 일이 어쩌면 가장 큰 불만이었는지도모른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부터 추석에 계란선물하는 일부터 하지 않았다.

편하고 조용해진 가운데 뭔가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선물(膳物)이라는 한자를 살펴보면,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과 음을 나타내는 善(선)이 합하여 이루어져,

고기와 고기로 만든 음식 등과 관련된 뜻을 나타낸다.

그래서 선물은 먹는 음식을 주고받는 것에 본래의 의미가 있다.

 

새삼 그 때에는 사소해 보이던 계란선물에도 시어머니의 깊은 뜻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드릴 때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했고, 받을 때도 퍽이나 조심스럽게 받아야 했던 계란은 경제적인 가치를 떠나서

변변찮거나 성의없어 보이지는 않았던 선물이었다.

 

작고 큰 선물이 오고갔던 추석이었다.

선물을 주고받는 따뜻하고 가까운 사이임을 서로에게 확인하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둥근 보름달에 동그란 계란과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모습이 함께 추억되던 추석이었다.

 

이경숙(동재민화연구소장) 2010-09-29 

 
 
 

동재님의 뜨락

동사모 2010. 12. 16. 03:45

'그 누군가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지켜야 합니다. 지켜줄수록 아름답습니다.'

 

 

감미로운 목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인 노래의 제목은 뜻밖에 '저작권 노래'였다.

한국저작권 위원회에서 저작권 교육용으로 제작한 노래다. 그리고 매월 26일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저작권 보호의 날'로 정해두었다고 한다.

 

예술과 문화의 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저작권에 대한 분쟁 중, 잘 알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행하게 되는 경우부터

사전에 막자는 취지에서 저작권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저작권에 대한 기구는 1987년 7월 저작권심의 조정위원회가 설치되었고,

 2009년 7월 저작권 위원회와 컴퓨터프로그램 보호위원회를 통합하여 한국 저작권 위원회로 되었다.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고 명시하고

저작물에 대해 인격권과 재산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권리를 어떻게 획득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저작권의 권리 자체는 창작한 때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방식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특별한절차를 가질 필요는 없다.

이런 점에서 특허청에 출원하여 등록이 되지 않으면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 산업재산권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과는 다르다.

 

 

하지만 예술작품을 사진을 찍는 경우 사진가의 저작권은 없을까? 작품 그 자체를 표현한 사진에는 저작권이 없지만

특별한 경우 촬영각도와 조명, 배경처리 등의 독특한 창의성이 있을 경우 사진가의 저작권이 인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때에는 서로 간에 '저작권 포기'에 대해 분명히 밝히는 것이 좋다.

 

 

저작권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구두로라도 정확하게 서로의 권리에 대해 명시할 것을 권하고 있다.

'Fun Fun 저작권 UCC공모전'에서 '남의 저작물을 내가 만든 것처럼 말도 없이 사용하면 뻔뻔,

남의 작품을 먼저 허락을 받고 감사하며 사용하면 펀펀(FunFun)하다'는 내용을 소재로 한 작품이 대상을 받았다.

지켜줄수록 아름답다는 저작권노래처럼 정당한 가치를 인정하고 상생하는 성숙한 문화의식이 있을 때

문화국가의 경쟁력이 갖추어지는 것이 아닐까?

 

 

 

이경숙(동재민화연구소장) 201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