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山을 꿈꾸며

아름다운 美山으로 향한 내 소중한 꿈을 담는 공간

숨은 남편 찾기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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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 17.

미산에 들어왔다.

 

까만 틀, 액자 속

빙긋이 웃고 있는 사람

 

서로 그리운

사람 둘이

숨바꼭질 한다.

술래는 언제나 내가

 

당신, 꼭꼭 숨어라

찾는다~

 

냉장고 냉동실문

열었다.

먹는 것보다 

얼리는게 많았던 봉지더미 속

지퍼백에 가지런히 담겨있는 옥수수 

당신, 여기 있는 거 알고 있었다.

십년이 가도 백년이 가도

절대로 녹지 않게 

꽁꽁 언 채로

 

다음엔

안방 지나 찜질방,

문 빼꼼 여는 순간

아하, 당신 바로 찾았다.

커다란 유리병 속

돌배주,

머루 효소,

오미자 식초,

취하도록 달콤하고 새콤한 향기

십년이 가고 백년이 가도 

절대로 썪지 않게

향기, 즙, 꽁꽁 재워진 채로

 

거실문 열고

살금살금

신발장 문 열다.

투박한 은범의 신발 아래 칸

크기 다른 상자들

노란 뚜껑 우유병

딸기 살 때 함께 온 빨간 플라스틱 용기들

새까맣고

더러는

갈색, 회색, 줄무늬

동그랗고 길죽하고

납작하고 털 달린

씨앗 씨앗들

찾았다!

당신, 여기도 있었지?

십년이 가도 백년이 가도 

잊혀질 리 없는

고운 약속들과 잠시,

꿈꾸며 잠 든 채로

 

당신을 찾다가 멍하니,

창가에 서서

개울 건너

눈 덮인 앞산을 보노라니 

산 아래 약수 숲길 걷는

당신과 내가 보인다.

 

나는

그냥

시도 때도 없이

당신이

억수로 찾아진다

 

지금도

다아~

 

그러면

이젠

당신이 술래해라!

  

지난 여름 트레킹 중 관중을 머리에 이고 당근맨이 된 개구쟁이 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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