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g cup collection/심장을 뛰게하는 여행

미소 2011. 6. 10. 11:22

 

 

로마의 소나무

 

통하는 길 어느 곳이든

그 길바닥엔 고마운 줄 모르는 영혼들이

헤아리지 못할 만큼 왔다 갔다

 

잠깐 공중보건의 시절

지하상가에서 산 테이프로

레스피기를 대면했는데

완전히 하늘거리는 겉모양에 넘어갔었다

그땐

왜 로마의 소나무인줄도 몰랐는데

잊혀지는 것들 중에서

나랑 결혼해 10주년 되면

유럽 데려 갈게 라는 선언도

지각 이행이 되었다가

등살에 가본 길

그곳에 소나무가 줄지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보르게제 별장, 카타콤바, 쟈니콜로와

아피아 가도에도 예수님 탄생 전부터

있었을 그들은 그때부터

그늘이 되어 쉼터가 되었고

숲이 되어 이정표가 되었다

그 길을 키가 작아 깃털 모자를 쓴

개선장군들이 지나갔겠지만

지금 나는

더위를 식히던 피지배계급들의 고단함을

등받이 해 주었을 소나무를 생각했고

눈으로 봐야 믿는

사연을 알아야 더 깊어지는

소나무가 로마에 있었다는 진통을 떠벌리고 다닌다.

 

* 레스피기의 1924년 작 교향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