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g cup collection/심장을 뛰게하는 여행

미소 2011. 11. 17. 10:29

 

3. 메테오라(Meteora)

공중에 매달려 있는 현공사(懸空寺)는 중국 산서성에 있고 구례의 사성암(四聖庵)도 아슬아슬한 바위 끝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는 뜻하지 않은 보물을 발견했다. 처음 들어보았던 곳, 수도원 메테오라였다. 난 메테오라를 보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큰 쇼크에 내 정신이 뒤집어졌다. 수도원하면 머 쪼끔 고립되고, 깨끗하고, 청정하고, 검소하고 이 정도로 생각하고 우습게 갔었다가 완전 KO 당하고 말았다. 절벽 끝, 공포증을 느끼는 높이 바위 끝선에 맞추어 20여년에 걸쳐 도르래로 올려 쌓은 수도원. 접근이 불가능한 곳으로 가서 살던 수도사들. 굶어 죽고, 떨어져 죽고 앙상한 그들의 해골들이 살아있는 성지임을 알려주었다.

24개의 수도원들은 메테오라 즉 공중에 떠 있다.’ ? 그 높디높은 곳에? 신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는 곳이라서? 피난처로써? 하늘과 가까워서? 세속과 멀리 떨어져 기도 발이 잘 들어서? 궁금증이 많아지는 수도원.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빗물을 받아 사용하는 수도원의 뜨개질하는 수녀에게서 난 알았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선 늘 삶은 버릴 듯한 날카로운 각오만이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걸. 그리고 검은 얼굴가리개에 반사되는 창백한 수녀의 얼굴에선 아슬아슬함이나 불안이 아무 소용없었고 그저 너희들은 서두르거나 날뛰며 살지 말라는 경계가 신비로 있었다.

내가 가본 루오사노(Ruossanou) 수도원. 단칸방만한 예배처에 들어가 보았는데 겁보인 나는 영 불안해서 프레스코화도 성모마리아도 건성으로 존대했다. 그저 내려오다가 혹시 기적이라도 생길까 해서 성스러운 물(聖水) 한모금마시고 나왔는데 오금저리는 벼랑 끝에선, 특히 보기만 해도 아찔한 트리니티(Trinity) 수도원에선 사진도 흐리게 나왔어. 내 손이 겁먹고 떨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같이 겁먹은 자들이 꼭 가서 회개해야 하는 곳 그곳에선 인성과 신성을 겸비한 예수가 세상을 향하여 메시지를 던져주는 성스러운 기운이 가득했다. 그래서 더 낮게, 더 살갑게 너희들은 살아야 한다는 말을 보기만 해도 알아차리게끔 만들어 놓은 위대한 작품, 그곳은 공중 하늘 성지.

난 건방지게 왜 그런 아찔한 곳에 가봐야만 신의 존재를 느끼는 겸손과 최소한의 자책하는 양심이 생기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낮아지지 않고 높아지려는 욕심 때문임을 난 안다.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면 세상에 젖어드는 얄팍한 나임을 알기 때문이다. 경계가 분명한 신들의 나라에 자주 가서 치유받고 와야 할 나, 껍데기의 나는 해가 지고 나서도 그곳을 배회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