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g cup collection/심장을 뛰게하는 여행

미소 2011. 12. 31. 08:50

냉기 서린 데린쿠유(Derin Kuyu)

 

카파도키아(Cappadocia)로 왔다. 도올의 도마복음 3편에서 보았던 곳에 실제로 왔다. 스타워즈의 촬영지, 종교를 지키기 위해 가해자들로부터 도망쳐 온 기독교인들의 터전, 피난처의 도시에 왔다. 지하에 도시를 만들어 피난했고, 석굴을 파서 교회를 만들었던 그리스도인들. 당연 여긴 필수 성지순례코스. 뜨거운 태양이 카파도키아를 건조시킨다. 그래서 카파도키아는 친절하고 사랑스럽다의 뜻이 되었다.

거대한 지하도시로 들어가는 입구는 좁았다. 모두가 허리를 숙여야만 했다. 복잡한 미로였다. 완벽한 방어 시스템이었다. , 공기, 우물, 구유, 학교가 흔적으로 이었다. 인간들의 질긴 삶이었다. 치즈 구멍처럼 파인 곳. 그곳엔 특이하게 화장실이 없었다.

 

데린쿠유는 깊은 우물이다. 믿음을 지킨다는 것은 최소한의 태양만을받아들이는 처절함니다. 입구를 막던 멧돌같은 바위문(Stone door)은 제1 방어선. 침입자들에겐 닫히는 방호벽. 그속에 갇혀서 어둡고 찬 곳에서의 예배와 신에대한 경배. 데린쿠유는 그래서 간절한 곳. 지금 너희들은 넘 편한거 아니냐?는 듯 지하에서 경고하는 도시. 잠들어 있었는데 닭이 도망가다가 발견된 성지. 피난하지 않아도 되는 우리인데도 감사한 줄 모른다.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감사라도 해야 한다. 냉기 서늘한 지하에서 벗어나 있음에 우린 선배들에게 감사해야만 한다. 그리고 깊은 우물은 그곳에만 존재해야 한다고, 세상 유일본으로 남아 있어야만 하다고 기원해야 한다.

 

슬픈 역사를 말하 듯 비어있고 인구교환으로 떠나야 했던 이들의 눈물이 지하로 스며들었으리라 생각하니 말이 없어지는 지하도시, 데린쿠유! 그래도 위로하듯 괴레메 석굴들은 일부 호텔로 변신중인 노력.

 

카파도키아의 열기구처럼 올라갔다 불안하게 착륙하는 역사, 특히 아직 미완인듯한 세상의 종교들은 열기구처럼 올라가는 중이다. 천국을 향해서인지는 몰라도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맘껏 올라 가는 것은 좋으니 제발 요란한 착륙만은 미루어 달라고 했다.

 

석굴들이 잘보이는 곳에선 어쩔 수 없이 신보다도 입맛이 더 먼저 움직였다. 마도(Mado) 아이스크림이 더할나위 없이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사도바울 전도여행 팀들도 예외없이 쫀득한 아이스크림을 핥고 있었다.

피난처의 땅을 내려오는 길 인간들의 종교에도 응회암이 깎여나간 침식이 있었다. 그 역사를 잊지 말라는 캐년같은 석굴들은 늙어만가는 나의 믿음과 순수하지 못한 나의 과거를 똑 닮은 메마르고 건조하고 푸석한 빈 곳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