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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화병항아리 2020. 7. 30. 04:30





백년(百年)
와병 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 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 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이 쌓인 베개들을 올려 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 해 놓은 百年이라는 글씨 저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 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 몸으로도 뜨겁게 껴 안자던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 듬던 그 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 서로 흘러 가자던 百年이라는 말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문태준 시집 - 그늘의 발달 중에서



인생엔 저마다 감당 해야 할 수레바퀴 시계가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들도 결국엔 홀로 떠나고 홀로 남는다. 맑은 날 사랑하는 사람과 햇살 고운 창가에 앉아 죽음을 생각해 보라. 이별을 생각하면 사랑이 더 귀해 진다. 문태준 시인의 詩에 등장하는 사람과 사물들은 낱낱이 귀하고 서럽고 아름답다. 또 한 고독하다. 그의 詩가 갈무리하는 고독과 이별은 고립된 병리가 아니라 애잔하고 따뜻한 삶의 일부로 우리 옆에서 숨 쉰다. 백년을 혼자 살 수는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백년을 살기는 힘드니, 유한한 존재의 안타까운 사랑의 열망이 ‘백년가약(百年佳約)’이라는 말을 만들었을 터. 시인이 가만히 열어 보여 주는 백년의 비밀 속에는 백 겹의 시간이 출렁인다. 사랑하는 사람들아, 당신의 ‘백년’은 어디에 있는가.

- 김선우 시인의 감상에서 발췌 -





백 년 / 이병률
백 년을 만날게요 십 년은 내가 다 줄게요 이십 년은 오로지 가늠 할게요 삼십 년은 당신하고 다닐 래요 사십 년은 당신을 위해 하늘을 살게요 오십 년은 그 하늘에 씨를 뿌릴게요 육십 년은 눈 녹여 술을 담글게요 칠십 년은 당신 이마에 자주 손을 올릴게요 팔십 년은 당신하고 눈이 멀게요 구십 년은 나도 조금 아플게요 백 년 지나고 백 년을 한 번이라 칠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당신을 보낼게요

이병율 시집 - 눈사람 여관 중에서



문태준 시인 출생 1970년 데뷔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9편 당선 학력 고려대학교 국문과 경력 2004년 문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인 수상 2006년 제21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 음악 :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윤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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