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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화병항아리 2018. 4. 29. 09:00











배한봉, 「 자연 도서관」





자연 도서관
배 한 봉(낭송:고은주)

부들과 창포가 뙤약볕 아래서
목하 독서중이다,

바람 불 때마다
책 장 넘기는 소 리 들리고
더러는 시집을 읽는지 목소리가 창랑滄浪 같 다

물방개나 소금쟁이가 철없이 장난 걸어올 때에도
어깨 몇 번 출렁거려 다 받아 주는
싱싱한 오후, 멀리 갯버들도 목하 독서중이다

바람이 풀어놓은 수만 권 책 으로
설렁설렁 더위 식히는 도서관,

그 한켠에선
백로나 물닭 가족이 춤과 노래 마당 펼치기도 한다

그렇 게 하루가 깊어가고
나는 수시로 그 초록 이야기 듣는다

그러다가
스스로 창랑滄浪의 책 이 되는 늪에는
수 만 갈래 길이 태어나고

아득한 옛날의 공룡들 이 살아 나 오고
무수한 언어들이 적막 속에서 첨벙거린다

이 때부터는 신의 독서 시간이다
내일 새벽에는 매우 신선 한 바람이 불 것이다

자연 도서관에 들기 위해서는
날마다 샛별에 마음 씻어야 한다

– 배 한봉 시집 『우포늪 왁새』(시와 시학사, 2002)

오늘은 환경의 날입니다.
우포늪의 부 들과 창포 사이로 바람이 불 때마다 화자는 책장 넘기는 소리 가 들리는 것처럼 느낍니다.
창랑, 즉 푸른 물결 소리 때문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도 여름 늪이 전해주는 초록 이야 기를 들어보셨는지요?

아름다운 자연이 책보 다 더 많은 것을 주는 자연 도서관이라고 느껴보신 적이 있는지요?

문학집배원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