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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형자에게 매달 월급 주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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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0. 7. 13.

“무슨 돈으로 수형자들에게 월급을 줘요?”

“받아.” 박경례 할머니(종교위원)가 집회에 참석한 안동교도소 수형자들에게 봉투를 하나씩 내밀었습니다. 수형자들은 매달 받는 그 봉투를 ‘월급봉투’라고 불렀습니다.

두툼한 봉투를 받은 수형자는 “이번 달에는 보너스도 들어 있어요?” 하며 농담을 건네기도 합니다. 어느 직원은 “무슨 돈으로 수형자들에게 월급을 주세요?” 하고 묻기도 했다고 합니다.

봉투 안에는 정말 수형자들을 위한 월급이 들어있는 걸까요?  

 

봉투 안에는 사실, 돈이 아닌 편지가 들어 있습니다. 수형자들은 마치 연애편지라도 받은 듯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편지에는 박경례 할머니가 수형자 개개인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적혀 있습니다. 할머니는 편지를 통해 수형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하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적고, 걱정을 삭혀주기도 하고, 잘못을 꾸짖기도 합니다.

 

할머니가 쓰는 편지는 한 달에 30여통이나 됩니다.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 수형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교도소 종교집회에 참석하기 며칠 전부터 수형자를 떠올리며 편지를 씁니다. 뿐만 아니라 1995년부터 현재까지 150여명의 수형자와 8,000여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장기수형자들이 보내온 편지를 파일에 보관했다가 그들이 출소할 때 돌려주어 깊은 감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애들이 내게 보낸 편지지만 어쩌면 그것은 자신에게 보내는 자기와의 약속이고 다짐이에요. 사회 생활을 하다가 힘들고 어려울 때 교도소에서 자기가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거지요.”

 

 

출소해서 잘 사는 녀석 보는 것이 삶의 보람!

박경례 할머니는 ‘왜정’때인 1924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서울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간호사와 조산사 면허를 취득한 ‘신여성’입니다. 보건소와 적십자사, 병원 등에서 일했던 할머니는 은퇴 후 1990년 교정참여인사로 수용자들과 인연을 맺었고, 그 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형자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자매결연을 맺은 수형자가 이송을 가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가 진정한 사랑을 전했습니다. 그러한 지극정성이 있어야만 수용자의 인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2005년에 허리수술을 받기 전까지는 그 녀석들이 이송간 곳이 어디든 찾아갔어요. 그 중에는 목회자가 된 형제도 있고, 학사모를 쓴 녀석도 있고, 검정고시 수석을 한 녀석도 있어요. 출소해서 잘 사는 녀석도 많고요. 그런 보람이 있으니 계속 하는 거지요.”

 

박할머니는 가족관계가 단절된 수형자를 위해서 전국 각지의 수형자 가족을 찾아가 설득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봉변을 당하기도 했지만 할머니 덕분에 많은 수형자들의 가족관계가 회복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여든여섯의 노구를 이끌고 매주 1회 이상 안동교도소를 방문하여 자녀들이 주는 용돈을 아꼈다가 수용자를 위해 쓰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덕분에 제28회 교정대상 시상식에서는 ‘박애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정신도 맑고, 귀도 밝은데 못 오게 될까봐 걱정이지요.

“예전에는 나이를 먹었어도 교도소 안에 들어와서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났었는데 요즘엔 10미터만 걸어도 숨이 차요. 오늘 오후 3시에 병원 예약이 되어 있는데 의사가 입원을 하라고 할지, 수술을 하라고 할지 모르지. 정신도 말짱하고, 귀도 밝고, 애들 만나서 말하는 것도 괜찮은데······.”

 

계단을 오르는 박할머니의 움직임이 무척 힘겨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기다리는 수형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는 박할머니의 뒷모습은 그 누구보다도 따뜻함이 묻어났습니다.

박경례 할머니가 앞으로도 오래도록 많은 수형자의 어머니로서, 할머니로서 참사랑을 나눠주고 따뜻한 가슴으로 품어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사진 = 교정, Vol.410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이글은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발간하는 [교정 Vol.410]의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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