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체벌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디부터 범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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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10. 7. 16.

체벌! 학생 시절의 추억?  

학생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체벌입니다. 어린 시절 아무리 모범생이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한 두 번은 체벌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텐데요.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때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이고 열정적으로 살아왔던 인생이 무너졌다며 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에, 학부모들은 혈우병에 걸린 아이까지 때리는 등 체벌이 상습적이라며 해당교사를 교단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은 것일까요.

 

'때리고 발길질'...초등학교 교사 '체벌' 논란 | YTN 2010.7.15.

http://www.ytn.co.kr/_ln/0103_201007152103550122

 

체벌!

누군가는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고 합니다. 또 누군가는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예쁜 놈 매 한 대 더 때린다.’고 합니다. 과연 어느 것이 정답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행법상으로는 체벌을 허용하고 있을까요. 허용한다면 어디까지 허용하고 있을까요. 허용범위를 넘어선 체벌에 대하여는 어떤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체벌이란 무엇인가?

체벌은 부모나 교사가 아이와 학생 등 관리책임 아래 있는 상대에게 교육적인 목적을 가지고, 육체적인 고통을 주는 벌을 가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직접 때리는 행위로부터 앉았다 일어섰다는 반복하는 행위 등 간접적 것까지 포함합니다.

 

일본의 경우 躾(시쯔께)라는 명목하에 처벌이 비교적 관대하게 허용하고 있는데요. 한자에서 보듯이 ‘몸(身)을 아름답게 한다(美).’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학생에 대하여 가정에서만 체벌을 허용하거나 아예 체벌을 금지하기도 하고, 미국 등 일부 선진국가에서는 일정부분 허용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법은 체벌을 허용하고 있을까?

체벌도 사람의 신체에 유형력을 가하는 것이므로 상해죄나 폭행죄의 구성요건(법률에 ‘~~행위를 한 자’라고 규정된 내용)에는 해당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체벌을 하였음에도 교사나 부모가 보통은 처벌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체벌이 형법 제20조에서 규정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해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 처벌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257조(상해)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60조(폭행) ①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형법 제20조(정당행위)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현행법은 보호자의 체벌에 대하여는 민법 제915조에서, 교사의 체벌에 대하여는 고등교육법 제13조, 초․중등교육법 제1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데요. 즉, 체벌을 위와 같은 법률에서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형법 제20조의 ‘법령에 의한 행위’에 해당하여 처벌하지 않는 것입니다.

 

민법 제915조(징계권)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고등교육법 제13조(학생의 징계) ①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때에는 법령과 학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학생을 징계할 수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18조(학생의 징계) ①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때에는 법령 및 학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학생을 징계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체벌이 허용되는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요. 일반적으로 각 학교에서 ‘학교생활규정’을 만들어 체벌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서울에 있는 어느 고등학교의 체벌에 관한 규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제55조(학생체벌)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31조 제7항의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체벌규정으로 정하고, 이를 특수하고 예외적인 상황으로 제한 해석하여야 하며 학생에게 체벌을 주고자 할 때에는 각호의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1. 교사는 감정에 치우친 체벌을 해서는 안되며, 체벌기준에 따라야 한다.

2. 교사가 체벌할 때에는 사전 학생에게 체벌 사유를 분명히 인지시킨다.

3. 체벌 시행은 다른 학생이 없는 별도의 장소에서 반드시 제3자(생활지도부장이나 교감 등)를 동반하여 해당 학생을 체벌해야 한다.

4. 체벌하기 전에 교사는 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를 점검해서 이상이 없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체벌을 해서는 안되며, 이때 체벌을 연기하여 실시할 수 있다.

5. 체벌 도구는 지름 1.5㎝ 내외로 길이는 60㎝ 이하의 나무로 하며, 직선형이어야 한다.

6. 체벌 부위는 둔부 및 손바닥으로 한다. 단, 여학생의 경우는 대퇴부로 제한한다.

7. 1회 체벌봉 사용횟수는 10회 이내로 하고, 해당 학생에게 상해를 입혀서는 안된다.

8. 해당 학생이 대체벌을 요구할 수 있으며, 해당 교사는 학교장의 허가를 얻어 학생의 보호자를 내교토록 하여 학생지도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

제56조(체벌의 기준) 체벌은 교육상 필요하고 다른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하며,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다.

1. 교사의 훈계나 반복적인 지도에 변화가 없는 경우

2. 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신체, 정신, 인격적 피해를 입히는 행위

3. 다른 학생을 이유 없이 괴롭히는 경우

4. 남의 물건 및 물품을 의도적으로 손상시키는 행위

5. 학습태도가 불성실한 경우

6. 본교에서 운영하는 학생생활평가카드규정에 의하여 벌점기준을 초과했을 경우

   

초․중․고등학교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학교에도 위와 유사한 체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요. 어떤가요. 위와 같은 규정을 제대로 지켜 체벌을 한다면 현행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위와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는데 있습니다. 교사가 화가 나 이성을 잃어버린 채 체벌을 하다 보면 그 정도가 심해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결국 그런 경우의 체벌은 ‘업무로 인한 행위’라고 볼 수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범죄가 되어 처벌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체벌! 올바른 방향 설정에 우리 모두의 머리를 맞대야

 

 

교사는 학생들을 교육 혹은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벌을 하지만, 때로는 남용되거나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체벌로 인해 불안감, 우울증 등 부정적 감정을 갖게 되고, 통제와 권위에 수동적으로 복종하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처벌적 태도보다는 대화․협력․건설적 방향으로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가 체벌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거나 부정적인 생활태도를 갖게 된다면 매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 패륜녀, △△대 패륜남 등의 사건에서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된 것처럼 엄한(엄하다는 것이 체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한 교육과 폭력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된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요.

 

체벌! 올바른 방향 설정에 우리 모두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바람직한 방향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은 사랑의 매를 가장한 폭력이기 보다는 제대로 지적해주고 확실하게 끌어주는 어른들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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