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원 우표 값 없어서 인권 침해 당해도 신고 못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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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0. 10. 22.

얼마 전 코카인 소지 등의 혐의로 린제이 로한(Lindsay Lohan)이 미국 캘리포니아 ‘린우드’ 여성 교도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여성 재소자들이 교도소 당국으로부터 알몸 수색을 당했다며 집단 소송을 하겠다고 했는데요. 여성 재소자들은 린제이 로한에게도 집단 소송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에는 검찰청 및 교도소, 출입국사무소, 외국인보호소, 보호관찰소, 소년원 등 법무부 소속 기관에서 구금되거나 보호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일어나면 해당 사건을 조사하고 구제하는 ‘인권침해신고센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인권침해신고센터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인권침해신고센터’

 

인권침해신고센터는 법무부 인권국 인권조사과 안에 있습니다. 인권조사과 직원들이 해당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인권조사과 안에 개설하게 되었는데요. 이곳을 찾으려면 정부과천청사 안에 있는 법무부로 찾아오시면 됩니다. 

 

 

인권침해신고센터는 한해 평균 1,000여건의 사건을 신고 받고, 접수·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인권침해 사건을 신고하는 방법은 총 다섯 가지. 전화, 인터넷, 팩스, 우편 그리고 직접 방문이 있습니다.

 

“사실 직접 오시는 분들은 많지 않고요. 대부분 인터넷과 우편으로 접수를 합니다. 그리고 전화 접수는 24시간 받고 있습니다.” 신고전화를 하는 사람들은 여러 번 망설이다 전화를 하거나 다급한 상황에서 전화를 하기 때문에 수첩과 펜을 항시 소지하고 다닙니다. ‘다음에 다시 전화 주세요.’ 같은 대답은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인권침해신고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용만 조사관의 말입니다. 인권침해신고센터의 신고전화번호는 080-503-0022. 그런데 24시간으로 신고접수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업무시간 이후에는 직원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개인 휴대전화로 해당 신고전화를 착신전환을 하여 전화 신고를 받고 있습니다. 

 

 

 

 

  

 

 

배가 아파요. 도와주세요!

 

지난 8월 경. 인권침해신고센터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되었습니다. 편지는 경북 청송에 있는 ‘경북 북부 제2교도소’ 수용자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수용자는 평소 위염과 식도염을 앓고 있었는데 교도소 의료과에서 처방해 준 약을 복용하였지만 차도가 없다며 사회생활을 할 때 복용했던 약을 구입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받았던 처방전도 없고, 영치금이나 도와줄 가족이 없어 약을 구하기 어렵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인권침해신고센터는 이 수용자의 편지를 받고 ‘화상조사시스템’으로 면담을 했습니다.

 

“화상조사시스템은 원거리 구금시설이나 보호시설에 있는 분들을 직접 면담할 때 사용합니다. 멀리 계신 분들이 직접 저희 센터에 오실 수 없기 때문이죠. 시스템은 화상전화와 비슷합니다. 컴퓨터에 부착되어 있는 카메라를 통해 서로 얼굴을 보며 면담을 하는 거지요. 현재는 8개 교정시설에만 설치되어 있는데요. 앞으로 추가 설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권침해신고센터 직원인 이지영 조사관이 화상조사시스템을 보여주며 설명했습니다.

 

편지를 보낸 수용자를 화상조사시스템으로 면담해본 결과 치아 상태가 매우 불량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아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없었고, 결국 위염과 식도염을 앓게 된 것으로 추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수용자의 치료는 의료과에서 치료하는 것인 일반적이었고, 또 위장병의 경우 중병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의료과에서 처방해준 약을 조금 더 복용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약을 조금 더 복용해보고, 그래도 차도가 없으면 다시 면담을 하기로 했지요.

 

한 달 뒤 그 수용자로부터 다시 편지가 왔습니다. 통증이 여전하다는 내용이었지요. 인권침해신고센터는 해당 교도소의 의료과장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고, 수용자의 상태를 알렸습니다. 그리고 영치금이 없더라도 국비로 외부 병원 진료를 해주는 것이 수용자 인권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지요. 그리고 며칠 뒤, 그 수용자는 안동 병원으로 후송되어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0일간 복용할 수 있는 약도 지급받았지요.

 

“며칠 뒤에 다시 화상 면담을 했는데요. 통증 없이 잘 지낸다며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얼굴도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강의구 조사관의 말이었습니다. 이처럼 인권침해신고센터는 자칫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구금시설, 보호시설의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었습니다.

 

 

인권침해 신고 방법

 

인권침해를 당한 당사자, 가족, 친구 등 누구나 신고 가능합니다. 

 

우편 및 방문 : (427-720)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88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인권조사과 인권침해신고센터

 

전화 : 080-503-0022 (24시간 신고 접수, 수신자 부담)

 

팩스 :02) 507-5188

   

홈페이지 : www.hr.go.kr (법무부 인권국) / www.moj.go.kr (법무부) 

 

  

 

 

 

 

돈 없어서 인권침해 신고 못 해요!

 

그런데 인권침해신고센터의 직원들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신고 접수를 받을 때 별도의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닌데요. 우편으로 부칠 때의 우표 값, 전화로 신고할 때의 통화 비용 등은 신고자가 직접 부담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용이 부담스러워 신고하지 못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우표 값이나 통화 비용이라면 몇 백 원 정도의 수준일 텐데, 그 돈조차 부담스러워 신고를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인권조사과 양동훈 검사로부터 조금 더 놀라운 말을 들었습니다. “한번은 외국인보호소에 있는 외국인이었는데, 공중전화로 저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이 침해받은 사건을 진술하고 있었는데, 공중전화 카드에 잔액이 부족해서 전화가 끊기고 만 거예요. 그런데 외국인보호소에 있는 사람들은 외부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그 곳 직원한테 부탁해서 공중전화 카드를 사야하거든요. 그 과정에 시간도 걸리고 비용도 들다보니, 사건 접수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나자, 인권침해신고센터는 비록 작은 비용이라고 하더라도 신고 비용을 신고자가 아닌 국가가 부담하도록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9월 28일, 인권침해신고센터의 신고 전화를 수신자 부담으로 전환하고 구금시설 수용자와 외국인 보호시설 등의 우편접수를 수취인 부담으로 개선했습니다.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와 수취인 부담 우편봉투는 경제적 약자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입니다. 이렇게 바뀐 후로 고맙다고 말씀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큰 물질이 아니라 작은 마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운 마음을 헤아려주고 귀 기울여주는 것이 ‘인권 개선’의 첫 걸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권침해신고센터는 앞으로도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인권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하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당연히’ 갖지 못 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습니다. Turner V. Safley 판결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구금 보호 시설의 담장은 수용자들의 인권을 헌법의 보호로부터 분리하는 장벽이 아니다” 인권침해신고센터 직원은 담장 넘어 사람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오늘도 진정인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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