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과속 차량, 보행권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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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블기 이야기/힘이되는 법

2010. 11. 23.

러분은 혹시 '보행권'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보행권은 1988년 유럽의회가 제정한 ‘보행자 권리 헌장’에서 명문화된 개념으로 누구나 쾌적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이 보행권에는 '도로는 모든 사람의 것'이고 '모든 사람은 보행자'라는 도로 민주주의, 인권과 보편성, 교통 약자에 대한 형평성이라는 철학적 인식이 담겨져있지요.

 

이러한 보행권을 대학에서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젯거리가 바로 과속입니다. 경북대 신문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1차례 이상 과속을 보행권 침해의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한양대, 고려대, 부산대도 대학 내 차량의 과속이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과속이 대학 내 보행권 침해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대학 내 길의 특성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대학의 길은 아래 사진처럼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습니다. 차도와 인도를 혼용하는 경우도 많고, 아예 인도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길에서는 과속차량에 의해 보행권을 위협받기 쉽습니다. 

 

  

대학 내 과속차량근절은 참 어렵습니다. 이는 대학 내 과속차량이 법적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대학에서 교문에 차단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대학의 차도는 아무 차량이나 마음대로 진입할 수 없어 도로교통법상의 도로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 내 차도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대학 내 과속차량 역시 도로교통법의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대신 각 대학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칙을 따르거나 운전자 개인의 양심에 맞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경북대 운전자의 양심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행복해지는 법 팀이 나섰습니다.

   

 

  

 

 

 

 

       

경북대의 제한속도는 자동차의 경우 30Km/h, 오토바이는 그보다 느린20Km/h입니다. 그런데 속도계가 없는 저희가 어떻게 차량 속도를 측정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 저희 팀의 공대생 김태석 팀원이 ‘로그프로’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로그프로는 특정 구간을 지나가는 물체의 동영상을 이용해 이동물체의 구간 내 순간속도와 평균속도를 계산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희 팀은 실제측정구간(이하 측정구간)을 일청담 앞 사거리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거리는 본관, 기숙사, 정문, 북문을 연결하는 길들이 교차하는 사거리로 차량과 인원 통행이 빈번한 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사거리에서 저희가 측정할 구간은 아래 지도상에 붉은색으로 표시된 A와 B 두 구간입니다. 

 

 

 

측정구간을 사전 답사했습니다. 다음은 각 구간의 실제모습이며 화살표 방향의 10m를 오가는 차량을 측정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A 구간은 언덕이고 과속방지턱이 있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과속차량이 없을 것 같아 측정 구간을 교체할까 고민했지요. 하지만 이 구간은 본관과 북문, 정문을 연결하는 구간이라 차량통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관찰할 가치가 있어 보였습니다. 또한 과속방지턱의 효과도 알아볼겸 측정을 속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구간 B는 기숙사와 북문 방향의 길입니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직선에다 평지에 가까운 도로라 과속차량이 많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측정은 2010년 11월 2일과 11월 3일 양일간에 걸쳐 오후 5시에서 8시 사이에 진행되었습니다. 지성훈 팀장이 핸드폰을 이용해 관찰차량 중 과속의심차량을 분류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김태석 팀원이 의심차량의 동영상 촬영을 담당했습니다. 나머지 팀원은 차량이 오는지 여부를 알려주거나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이틀간의 활동 중 저희 팀은 자동차 12대와 오토바이 18대 총 30대의 차량을 관찰하였습니다. 그중 과속으로 의심되는 자동차 4대와 오토바이 7대 총 11대를 정밀 분석하였습니다. 로그프로를 사용한 정밀분석은 김태석 팀원이 담당했습니다. 다음의 표는 분석결과의 요약입니다. 각 단위는 ‘대’입니다. 측정한 차량의 수가 적어 백분율을 사용할 경우 사실을 오도할 여지가 있기에 ‘대’를 단위로 사용했습니다.

 

구 간

A

B

합 계

속도준수

자동차

7

1

8

오토바이

5

6

11

속도위반

자동차

1

3

4

오토바이

3

4

7

합 계

16

14

30

 

과속차량은 11대중 자동차 4대 오토바이 7대로 오토바이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A구간은 통과차량 16대중 4대만이 과속했지만 B구간은 14대중 7대가 과속했습니다. 이는 A구간이 언덕길인데다 과속방지턱이 있지만, B구간은 직선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A구간의 경우 B구간에 비해 자동차의 통행이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8대중 단 1대만이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역시 과속방지턱의 영향인 것 같았습니다. 다만 오토바이는 과속방지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8대중 과반수에 가까운 3대가 과속 했습니다. B구간은 차종에 관계없이 높은 과속율을 나타냈습니다.

 

 

 

 

 

위 그림은 눈에 띄는 두 대의 과속차량에 대한 로그프로 분석 결과입니다. 아래 오토바이의 경우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과속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팀 조사 결과 관찰차량 30대중 11대가 속도를 위반하여 교내 제한속도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 이틀에 불과한 조사이며 30대라는 적은 차량만을 측정하였고, 장비와 인원의 한계로 구간을 지나가는 모든 차량을 측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를 고려한다고 해도 저희 팀에서 측정한 결과는 괄목할만한 것임에 분명합니다. 경북대내 과속은 분명 존재했고 이로 인해 누군가는 보행권을 위협받았을 테니까요.

 

저희 활동보고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보행자가 갖고 있는 '보행권'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고, 보행권이 제대로 보호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대학 내 차량 운전자들은 교내에서 과속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주었으면 합니다.   

 

활동 총괄 : 지성훈    활동 기획 및 본문작성 : 김정재   로그프로 분석 : 김태석    관찰 및 사진촬영 : 김희진 

 

 

이 글은 일상생활 속의 법질서 관련 사례를 취재해 알리는 명예기자단 '제3기 법사랑 서포터즈'의 글입니다. 법사랑 서포터즈의 더 많은 글을 보시려면 '제3기 법사랑 서포터즈 블로그 (http://blog.daum.net/lawnorder)를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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