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작가의 편지는 역시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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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1. 1. 4.

 

 

지난 12월 7일, 법무부에서 26명의 추리작가들을 모시고 ‘법무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인천공항출입국사무소의 출입국시스템과 인천구치소 방문, 대검찰청 DNA 감식실 등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법무현장을 체험했는데요. 상상만 했던 일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니 집필 활동에 도움이 된다며 매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 참가해주셨던 ‘정가일’ 작가께서 법무투어가 인상적이었다며, 감사하고도 힘이 되는 감상평을 보내주셨습니다. 덕분에 2011년 새해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일하는 법무부를 보다.

 

이번 법무부 투어는 검찰에 대한 인상을 새롭게 하는 계기를 주었다.

요즘의 사회분위기는 검찰이 마치 이마 한가운데에 미운털이 박힌 것처럼 미움 받고 있는 것 같다.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권력의 시녀'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각종 비리가 불거져 나오며 '떡검사' 라는 말이 퍼지더니,
최근에는 '그랜저 검사'라는 말까지 등장해서 검찰에 붙는 수식어는 개그맨의 유행어처럼 많아졌다.

드라마에서의 검찰은 권력과 제계와 유착해서 정의로운 젊은 검사를 말살하는데 앞장서는 악당집단으로 묘사되고,
영화에선 조폭과 악덕 기업주들에게 돈을 상납 받는 검은 손으로 온갖 비겁한 짓은 골라서 다 한다.

아마도 이것이 보통 사람들이 최근에 검찰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 일 것이다.
내가 가진 인상역시 역시 그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법무부 투어가 그런 선입견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준 것이다.

사실 추리작가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최신의 과학수사 기법 등에 익숙하다.
매년 세미나 같은 것도 있고 그런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법무부의 여러 시설들을 둘러봤지만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투어를 시작한지 10분 만에 깊은 인상을 받아 버렸다.

내가 감동을 받은 것은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이었다.

이번 투어 때 우리를 안내해준 사람들은 모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법무부의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생김새나 분위기는 달라도 모두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바로 자신의 일에 대한 자신과 긍지였다.

언제부턴가 밖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수입이 많고 적음을 떠나 자기가 하는 일이 자신과 이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믿음과 긍정적인 태도,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자신감...
이 모두를 법무부 직원들의 얼굴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런 것이 바로 '전문가의 포스'라는 것일 것이다.    

범죄자를 찾기 위해서 해상도가 낮은 CCTV화면을 프레임별로 분석하고 있는 사람, 하루 종일 현미경으로 문서의 위조여부를 조사하는 사람,
마약의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그 마약의 근원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하는가 하면, 위험하다면 위험할 수 있는 범죄인들과 함께 있으려고 기꺼이
자신들까지 함께 감옥 속에 가둔 채 생활하는 구치소 직원들... 요주의 인물을 조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을 미행하는 공항의 조사과 직원들... 그들 모두에게서 나는 당당한 전문가의 포스를 느꼈다.  

kiss시스템 역시 인상적이었다.
인천공항이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1위가 되었다고 하더니 과연 이런 세세한 것들이 잘 되어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별로 오래 살진 않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잘 알고 있다.
세상일 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갑자기 좋아지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매일매일 하나하나 자기 앞의 작은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문제들이 지나갔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그것을 '공부'라 한다. 매일 매일의 부단한 노력 끝에 이루어지는 경계라는 뜻이다.
또 '단련'이라는 말도 있는데 천 번의 반복을 '단'이라고 해서 그 효과가 살에 미치고
만 번의 반복을 '련'이라고 해서 그 효과가 뼈에 미친다고 한다.   

법무부 사람이들이 지금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와 단련을 해 왔을까?
나로서는 그들의 내공을 상상도 하기 힘들다.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을 때 남을 비판하기는 쉽고 편하다.
하지만 정작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매일 매일을 어려움 속에서 한 걸음 한걸음을 옮기는 도전의 연속이다.
무조건적인 비평보다 먼저 그들의 일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대부분 혼자서 일하기 때문에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는지도 잘 알 수 없고, 그래서 더욱 앞으로 나가기를 겁내고 있는 한심한 작가에게
이번의 투어는 분명히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나 자신도 부지런히 '공부'하고 '단련'해서 법무부 직원들의 반 정도라도 전문가 포스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이번 투어를 준비해주신 관계자와 임직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당신 일하는 모습이 참 좋아요”
이보다 더 뿌듯하고 즐거운 칭찬이 있을까요?

 

법무부는 법무행정 현장을 직접 견학하고 체험함으로써 잘못된 오해나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2009년부터 법무투어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번 법무투어는 법무행정과 관련한 소설, 방송 대본 등을 집필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2011년에도 법무행정 투어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혀있지 않지만, 법무투어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적극적으로 참석해주세요.

 

이렇게 즐거운 칭찬글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격려와 응원을 먹고 살아요. ^^ 올해도 잘한 일, 못한 일 있으면 언제든지 칭찬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법무투어에 참가해주신 '추리작가협회' 작가님들 

 

글·사진 =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