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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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2012. 1. 8.

 

나는 행복한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둘째 아들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세상에는 좋은 일들만 있는 줄 아는 아이로 살아갔다.

 

 

 

그러던 중 내가 초등학교 때 부모님의 싸움이 잦았고

결국 이혼을 하셨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와 살게 됐고 형은 아버지와 살게 됐다.

그 후로 어머니와 대화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어머니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니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어느새 나는 건장한 청년이 되어 있었고,

살아가던 중 법을 위반하여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그리고나니, 나를 가장 사랑했고 걱정해 주는 사람이 어머니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철없이 굴던 지난날들을 기억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지금부터 어머니와 나의 이야기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 * *

 

“아들, 사진 찍으러 갈까?

날씨도 좋은데 엄마랑 사진 찍으러 가자. 응?”

 

 

 

화사한 햇볕이 유리창을 넘어올 때면

가끔 나에게 함께 사진찍으러 나가자고 소녀처럼 떼쓰던 어머니…

 

“엄마! 엄마랑 무슨 사진을 찍어~?

나 오늘 약속 있어. 다음에 시간되면 찍어”

 

그럴 때면 나는 어머니의 말을 무시한 채,

친구들이나 애인과 놀러 다니기 바쁜 철없는 사고뭉치였다.

 

그런데, 지금!

교도소 접견실에 있는 두꺼운 아크릴 판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께 사진을 넣어달라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고 있다.

 

“엄마, 사진 좀 넣어줘.

엄마 얼굴 보고 싶을 때 한 번씩 보게 알았지?”

 

이럴 때마다 어머니는 슬픈 미소만을 지으며 알았다는 대답만 하셨다.

그리고는 또 빈손으로 접견을 오셔서 …

 

“아 미안하다. 깜빡했어. 나이를 먹어서 자주 잊어버리네.”

 

 

그럴 때마다 난 더 큰 소리로 짜증을 냈고,

몇 번의 투정이 반복 되어서야 내게 주신 빛바랜 사진 한 장.

 

 

 

그 사진을 손에 쥐고 난 정지된 화면처럼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그 사진 속에 나의 모습은 없고

젊은 아주머니와 해맑게 웃는 작은 아이만이 있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 속에 계신 어머니의 모습은 화사한 봄꽃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사진과 같이 넣어주신 편지 한통.

 

“미안해, 아들…

아무리 찾아봐도 아들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없네.

그래도 이 사진이 제일 잘나왔어.

아들 나오면 우리 이것보다 더 멋지게 사진찍자, 알았지?

아들! 미안해... 그리고 엄마가 사랑한다.”

 

내 손에 들려있는 사진과 편지 위로 한 방울 두 방울 눈물이 떨어지고

가슴은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파왔다.

내가 어렸을 때, 저렇게 아름다우셨던 어머니가

못난 아들 뒷바라지 하느라 얼굴에 주름살 가득 생길동안

나는 어머니를 위해서 뭘했던 것일까..

이 못난 아들은 어머니께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다는 생각에 그저 숨죽여 울기만 했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은 많이 있는데

놀러가서 사진 한 번 찍자고 애원하던 어머니의 소원도 무시하고 들어주지 못한 불효자.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람인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리고 쓰리다.


“엄마 이젠 나가면 효도하고 열심히 살게…

그리고 산이든 들이든 어디든지 다니면서 우리같이 사진찍자.

내 마음 속 앨범에 엄마 사진으로 가득 채워 줄게,

그리고 엄마 마음 속 앨범에도 내 사진으로 가득 채울게! 약속할게!“

 

창살 너머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다짐한다.

이젠 작은 아이의 모습이 아닌 지금의 나의 모습을 남겨드리자고…

언제나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게.

사랑해 엄마!

 

 

사진= 알트이미지

글= 서울남부교도소 000

이 글은 ‘새길(통권 415호)’에 실린 내용을 편집·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교도소에서 복역한 사람들 중에 약 1/4은 3년 내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복역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수용자 수가 4만 8천여명에 달합니다. 이 중 1만 500여명(22.7%)이 3년 내에 재복역하는 인원입니다. 이 수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아직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재범방지 사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 사업’보다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수형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취업 알선·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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