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한적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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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2012. 1. 15.

 

 

 

 

불혹을 앞둔 나이..

 

어느 날 문득 내가 살아온 길을 되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유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내게도

또 다른 행복의 자아를 찾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보여 질 때는

나도 모르게 옛 추억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내겐 크나큰 변화가 찾아왔고

이 세상에서는 나 밖에 없다는 이기적인 사고와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세상의 부정적인 면만 내 눈에 보일 때 쯤 난 부모님이 싫어하는 짓만 골라서 하게 됐다.

어쩌면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받고자 관심을 끌려고 했던

나의 어리석은 행동들이 아니었나싶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강한 부정은 내 자신에게도 혼선이 올 정도로 심했다.

아버지와 마주한다는 것은 고통, 그 자체로 여겨졌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아버지 무얼 하시냐?”고 물을 때마다

나는 “우리 아버지 오래전에 죽었다.”고 말했다.

 

내 마음속에는 오랫동안 아버지라는 사람을 지워버리고 살아 온 것이다.

내 스스로 주문을 걸면서 살아왔다.

내가 이렇게 잘못 살아 온 것도 모두 다 아버지로 인해서 잘못된 것이라고,

모두 다 아버지 때문에 내 운명이 이렇게 되었다고

스스로 부정적인 요소를 만들어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13년 전,

내가 교도소 수형 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나오자마자

어머님께서 아버지가 시한부 삶을 살고 계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한 달도 채 못산다는 말씀...

   

 

 

그래서 아버지가 계신 병원에 찾아가서 20년 만에 아버지와의 상봉을 하게 되었고

아버지께서는 아무 말씀 않으시다 “너한테 제일 미안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난 이 말을 들을 때 내 가슴 속에선 그동안 쌓여온 울분이 북받쳐 절규를 했고

결국 꾹 참고 눌렀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빨리 죽어!”

 

그렇게 소리치고 그냥 병원 문을 박차고 나와 버렸다.

 

20일 후...

아버지의 죽음을 형수님과 가족들에게서 듣고서 집으로 달려갔다.

하얀 천으로 덮여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서 난 울부짖는 짐승이 되었다.

누워계신 아버지의 몸을 흔들어 대면서 온갖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며 깨웠지만

아버진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

 

그제야 난 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고 흘러내리는 눈물만 훔치며 한을 삭혔다.

이른 아침에 잠든 가족들을 뒤로하고 가방하나 달랑 매고서

목적지없는 기차 여행길에 올랐다.

 

 

 

 

아버지에 대한 또 다른 사랑을 찾기 위한 내 영혼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부정적인 세상을 바라보며 아버지와 연관시켜서 비관했던 시간들.

그 가운데 소리 없는 아버지의 사랑이 함께하고 있었음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서야 내 마음에 느껴졌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앞에 마음에 눈물만이 남는다.

 

지금은 내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피나는 노력 중이다.

비록 지면으로나마 아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있지만

늘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만 하고 있다.

옛날 내 아버지가 나한테 아무 조건이나 이유 없이 “미안하다.”라고 했던 그 말을

이제는 내가 내 아이들에게 하고 있다.

 

아버지의 삶.

아버지의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에 비하면 표도 나지 않고

묵묵히 바라만 보고 있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야 깨닫는다.

 

 

수형생활 절반을 넘기고 있는 시점에 또 다른 나를 그리워하고

아버지에 대한 진한 그리움으로서 남은 수형생활을 이어가고자한다.

그리움은 기다림을 만들고,

기다림은 희망을 키워가는 것임을 여명을 밝히는 새벽녘에 느껴본다.

 

아버지의 모습은 내 안에 묻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사진= 알트이미지

글= 대구교도소 000

이 글은 ‘새길(통권 415호)’에 실린 내용을 편집·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교도소에서 복역한 사람들 중에 약 1/4은 3년 내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복역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수용자 수가 4만 8천여명에 달합니다. 이 중 1만 500여명(22.7%)이 3년 내에 재복역하는 인원입니다. 이 수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아직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재범방지 사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 사업’보다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수형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취업 알선·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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