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오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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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2012. 1. 19.

 

 

미처 젊음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죽은....

29세 꽃다운 나의 아들 혁진이!

 

이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받았던 멸시와 천대 속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꿋꿋이 이겨냈었던 나의 아들.

 

이런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무슨 말로 부모의 심정을 표현 할 수 있겠습니까.

벌써 하늘나라로 간지 16여 개월이 지난 지금,

누가, 왜, 어떻게 죽였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그 동안 수많은 경찰 수사관과 유족, 친지들의 수고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채, 경찰서 캐비닛 속에 미제사건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여름을 맞이했을 때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쳤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후유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교생활과 가정생활 역시

부모 보호 없이는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기타와 피아노를 유연하게 연주하고

중,고등학생 때는 육상 학교 대표선수로 활약할만큼 씩씩하고 건강했지만

지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움츠리고 소외받았던 아들의 짧은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아들이 죽고 나자, 잘 챙겨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이 걸렸습니다.

아들이 한참 잘 먹고 잘 지내야 할 학창시절에

두 번의 사업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할머니의 오랜 병환까지 겹쳐 잘 챙겨주지 못했던 것이 너무 마음에 걸렸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서도

죽음의 끝자락에서 지켜주지 못했던 애비로서의 무능력함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정신질환이 악화되어 정신요양원을 몇 군데 전전하리만큼 심각할 때도 있었으나

갈수록 호전되어 머지않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가족들이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작년 4월 초, 저와 자그마한 직장을 얻어 같이 일하며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던 중에 찾아온 갑작스런 죽음은,

장애인이지만 이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꼈던 아들이 세상에 없다는 현실에

우리 부부는 희망과 삶을 포기해 버린 채

흐트러진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버터야만 했을 정도로 큰 아픔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평소 사회봉사활동을 함께 하던 후배가

자신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통영·거제·고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알려주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억울함을 당한 피해자를 도와주는 곳이라고 해서

통영검찰청 내 지원센터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사망위로금 지원은 물론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금 제도의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물질적 도움과 친절, 그리고 인간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어

이 사회가 따뜻하고 향기롭다는 점을 알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큰 긍정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간 흐트러졌던 생활을 정리하고 예전으로 돌아가 새롭게 출발하려고 합니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아들을 생각하며

아들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가고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법무부 산하 직원들,

수사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특히 인생선배로서 후덕함으로 끝까지 위로와 격려를 주시고,

각종 지원제도를 성심으로 주선해 주신 지원센터 김정열 사무국장님과 강민경 주임님,

후배 정현근 운영위원, 그리고 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계 이계장님,

노채동 반장님과 직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둠 속에 엎드려 있던 저를 일으켜 세운 것도,

인생의 방향을 상실한 한사람의 등을 떠밀어 인도해 주신 것도,

모두 여러분의 정성인 것을 기억하고자 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통하여 더욱 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로 살아가려 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이글은 2011년 범죄피해자 수기집에 실린

<“아들의 죽음”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를 정리한 것입니다.

 

그림: 알트 이미지 

출처: 범죄피해자 수기집     

 

 

* 당신의 웃는 내일을 희망합니다!

 

기존의 형사사법체계는 피의자와 피고인의 인권 보호에 주안점을 두는 대신,

상대적으로 범죄피해자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해 왔습니다.

 

최근 범죄피해자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범죄피해자보호법이 제정되고,

형사절차 참여권이 보장되었으며,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설립,

범죄피해자 보호기금 마련 등 여러 가지 대책이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범죄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응원입니다.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위해 아픈 상처를 기꺼이 드러낸

피해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자앞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웃음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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